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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1.25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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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 육아 휴직자의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남성 육아 휴직을 의무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최근 수년 간 남성 육아휴직자 급증 추이, 롯데 역할론은 실체 있나?

[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대기업에 다니는 A 씨(33)는 지난달 육아 휴직을 내고 아내와 함께 육아에 동참했다. 1달 간의 시간 동안 A씨는 아이와 함께 정서적 교감을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또 아내와 함께 다양한 상황을 겪으면서 육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됐으며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남성 직원들에게도 유급 육아 휴직을 의무화하는 회사 방침이 이미 하나의 기업 문화로 자리잡아 눈치보지 않고 잘 다녀올 수 있었다.

A씨의 경우는 더 이상 희귀한 사례가 아니다. 그만큼 남성 육아 휴직자의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부문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2만2297명으로 2018년 1만7662명보다 26.2% 증가했다. 남성 육아휴직자가 2만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남성육아 휴직자의 급증 추세는 다양한 사회문화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가치관의 확산, 육아에 대한 남녀책임의식 확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 역할론도 제기된다. 남성 육아휴직을 확대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한 롯데그룹이 그렇다.


◆ 신동빈발 '태풍의 눈' 뒷받침하는 2가지 정황증거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실시해왔다. 배우자가 출산하는 남성직원은 최소 1개월 이상 육아 휴직에 들어간다는 원칙이었다. 휴직 첫 달은 통상 임금의 100%를 보전해준다.

당시 업계에서는 신 회장의 실험이 우리나라 대기업의 육아문화를 변화시키는 '태풍의 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기도 했다. 실제로 그럴까?

뉴스투데이가 남성육아휴직관련 각종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신 회장의 남성육아휴직이 한국기업내 남성육아휴직을 촉진하는 변수로 작용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2가지 정황증거가 발견된다.


◆ 롯데의 의무화 제도 도입 한 첫 해부터 남성육아휴직 급증

2년 동안 남성 육아휴직자 10명 중 1명이 롯데직원

첫째, 롯데가 남성육아휴직 의무화를 시행한 것을 계기로 남성육아휴직 비율이 급상승해왔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 조사에 의하면, 한국의 전체 육아 휴직자 중 지난 2015년 5.6%에 불과했던 남성 육아 휴직자 비율이 2016년 8.5%, 2017년 13.4%, 2018년 17.8%, 2019년 21.2%까지 올랐다.

롯데의 남성육아휴직 의무화를 실시한 첫 해에 남성육아휴직자 비율이 처음으로 전체의 10%를 넘어선 것이다.

둘째, 한국의 전체 남성 육아 휴직자중 롯데 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섰다는 사실은 신 회장의 전략이 발휘한 영향력의 크기를 가늠케 해준다. 2017년 한국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1만 42명이었고, 롯데는 10.9%에 달하는 1100명이었다. 2018년 한국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1만 7662명이었고, 롯데는 10.7%에 이르는 1900명이었다.

이와 관련해 롯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시행하고 있는 제도에 따라서 남성 직원도 한달 이상은 무조건 쉴 수 있으며 법적으로는 1년까지 가능하다”면서 “롯데가 대기업 최초로 남성 육아 휴직제를 시행했고 제도 시행 초기였던 2017년에는 국내 육아 휴직 남성 10명 중 1명이 롯데 직원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대기업들의 동참이 늘어남에 따라 롯데의 영향력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전체 남성육아 휴직자 수는 2만 2297명으로 2018년의 1만 7662명에 비해 4635명(26.2%포인트)가 늘었다.

뉴스투데이가 롯데그룹에 문의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1월부터 10월까지 계열사별로 취합한 결과 1450명이었다. 11월과 12월의 롯데의 남성 육아휴직자 수 증가를 감안해도 전체에서 롯데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큰 폭으로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관계자는 “지금은 현대그룹이나 하나은행 등의 대기업에서도 남성 육아 휴직 제도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고 낳는 아이의 수도 한정적이기 때문에 예전만큼의 수치를 내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직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남성 육아 휴직자 중 1만2503명이 대기업 소속으로 전체 중 약 56.1%를 차지했다. 따라서 대기업 남성육아 휴직자 중에서 롯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 대기업 총수의 경영전략이 기업문화 전반에 결정적 변수 돼
롯데가 지난 2018년 남성 육아 휴직을 경험한 직원의 배우자 100명을 대상으로 남편들의 행동 변화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7명(72%)가 ‘매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19%로 총 91%가 긍정적으로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 휴직을 다녀온 한 남성 직원은 “둘째 아이 때부터 제도가 생겨 육아 휴직을 다녀오게 됐는데 아무래도 한 달 동안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어서 그런지 둘째 아이한테 더 애착이 강한 것 같다”면서 “육아 휴직 기간 동안 아내의 고충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됐고 또 여성 직원들에 대한 배려가 강해져 팀원들간 팀워크도 더 좋아졌다”고 밝혔다.

한국의 남성육아휴직 증가 추이와 신동빈의 사례는 대기업 총수의 경영 전략이 한 국가의 기업문화 전반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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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현장에선] 롯데 신동빈의 남성육아 문화 '기여도'는? 2가지 정황증거가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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