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기업활력 코리아] ⑧세계 1위 한국조선 미래 달린 현중-대우조선 합병

기업활력 코리아⑧ 조선업 미래 달린 현중-대우조선 합병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20.01.22 07:02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한국 경제의 최우선 과제는 장기적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 민간, 기업 위주로 경제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상 사이클로 되돌아 가는 것이다. 세수(稅收)로 경기를 부양하고 공공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대증(對症)요법, 땜질 처방일 뿐이다. 뉴스투데이는 2020년 신년기획으로 한국경제의 가장 중요한 주체인 기업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정책 대전환 과제를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 이원갑 기자] 조선업은 전후방 효과가 크고 직·간접 고용인원이 30만 명에 달하는 대한민국 중추산업이다. 정주영 창업주가 5백원짜리 지폐 한 장으로 일으킨 조선업계 대표주자 현대중공업은 대한민국을 ‘세계 1등 조선국가’로 세우며 수출을 견인하는 한편 수백만명의 일자리를 제공해 온 ‘효자기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선경기 침체로 지난 몇 년간 울산에서 거제까지 동남해안 일대,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의 지방경제는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다. 세계적으로도 조선업은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위기의 산업’이 됐다.

값싼 노동력을 앞세운 후발주자 중국의 집요한 추격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3사 체제에서 벌어진 ‘제살 깎아먹기’ 수주경쟁으로 인한 후유증도 심각하다.

▲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합병 등 한국 조선업 세계 1위 유지를 이끌고 있는 현대중공업 3세 경영인 정기선 부사장(왼쪽)과 권오갑 회장


▶한국 조선업 수주량 2년 연속 세계 1위,고용인원도 상승추세


이런 가운데서도 우리나라의 조선업 수주량은 2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를 인용, 2019년도 국가별 선박 수주 실적을 집계한 결과 전 세계 선박발주 2529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중 한국이 943만CGT를 수주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한국의 수주실적은 358만CGT로 중국의 468만CGT에 비해 부진했지만, 하반기 집중적인 수주로 2년 연속 중국을 제치고 1위를 유지했다. 하반기 수주량은 한국 585만CGT, 중국 387만CGT 였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전 세계 대형 LNG 운반선 발주물량 11척을 모두 수주하는 등 글로벌 발주 307만CGT 중 56.7%에 달하는 174만CGT를 수주했다.

▲ [표=뉴스투데이 이원갑]

선종별로 보면 대형 LNG운반선 51척 중 48척, 초대형유조선(VLCC) 31척 중 18척, 초대형 컨테이너선 36척 중 22척을 수주하며 고부가가치 선종에서 경쟁우위를 보였다. 이 같은 선전으로 2019년도 조선 건조량은 951만CGT로 전년 대비 23.1% 증가했다.

건조량은 2016년 수주 절벽의 영향으로 2018년에는 역대 최저인 772만CGT에 그쳤지만, 점차 수주가 다시 늘면서 지난해 2분기 이후 회복세를 나타냈다. 조선업 고용도 건조량과 함께 늘어 2018년 8월 10만5000명으로 최저점을 기록한 후 지난해 7월 11만명대를 회복했고 지속 상승 추세다.

클락슨은 이와 함께, 2020년 러시아, 카타르, 모잠비크 등의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예정돼 있어 글로벌 발주량이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난 3850만CGT에 이를 것이라는 희망적 전망을 내놓았다.

▶조선업 세계 1위 지속 과제...①스마트조선소와 첨단 고부가가치 선박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한국 조선업의 미래를 위한 양대 과제를 밝혔다. 우선 “대우조선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세계 1위'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위상을 지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으로 제시한 것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대비하는 ‘최첨단 조선’이다.

산업부와 조선 관련 학계는 한국 조선업계가 친환경, 스마트화라는 조선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해야 미래 시장에서도 세계 1위의 자리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조선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자율운항선박 ▲친환경 선박 ▲스마트 한국형 야드 등의 과제가 놓여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5G, ICT융합, 빅데이터를 통한 스마트조선소,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행해왔다. 권오갑 회장은 “창사 50주년이 되는 2022년에는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 건립을 통해 기술과 혁신의 새로운 현대중공업그룹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첨단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 같은 첨단화 과제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인 동시에 노동집약적 산업이라는 조선업의 원초적 취약성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다. 중국의 집요한 추격과 만성적 노사분규라는 조선업의 양대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한 건조와 첨단화된 선박이 필수적이다.

▶조선업 중흥 위한 과제...②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합병 통한 경쟁력 강화

조선업 구조조정 문제는 오랫동안 조선업계에만 그치지 않는 산업계 전반의 ‘빅 이슈’였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이 해외 선박 수주 시장에서 오랫동안 감행해온 공격적 수주, 이른바 ‘덤핑 공세’에 불만을 제기해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월 8일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5월 31일 주주총회를 통해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설립,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을 자회사를 두게 됐다. 오랫동안 현대중공업-대우조선-삼성중공업, ‘빅3 체제’로 유지되던 조선업계의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이다.

부실한 경영, 많은 부채로 인해 20년동안 채권단의 관리를 받아온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은 세계 1위 한국 조선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이 생존을 위해 펼치는 해외에서의 덤핑수주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고, 수조원대의 결손은 국민의 세금(공적자금)으로 메꿔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현대중공업과 계약 체결 직후, “산업 재편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금의 적기를 놓치면 우리 조선업도 과거 일본 조선업이 겪은 쇄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현대중공업 권오갑 부회장은 “그동안 생존을 위해 우리끼리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인근 회사가 대우조선을 인수해서 2사 체제가 되기를 갈망해왔다”며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는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그 책임을 맡아야 한다는 결심이 오늘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를 비롯, 대우조선이 있는 거제와 인근 창원지역은 아직도 고용보장과 지역 하청업체들의 도산 등을 우려해 합병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해 4월 창원에서 있었던 보궐선거 당시 모든 정당 후보가 합병 반대 입장을 냈던 것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에서는 “대우조선 임직원들이 고용불안, 걱정, 협력업체, 납품업체를 비롯한 지역 경제인들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대우조선도 현대중공업 그룹의 한 가족이 되며 모든 면에서 현중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 권리를 갖게 될 것”고 강조했다. 또 “대우조선 협력업체 약 4분의 3 이상이 우리와 거래하고 있다”며 “가능하면 기존 협력업체 유지하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불안감을 달래고 있다.

현재 각국에서 현중과 대우조선 합병에 필요한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중이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 EU와 일본·중국·카자흐스탄·싱가포르 등 5개국에서 심사를 하고 있는데, 카자흐스탄에서는 작년 10월 첫 승인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측은 “모든 심사는 각 경쟁당국의 기준에 맞춰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남은 국가들도 문제없이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결합 심사는 국가별로 다르지만 각 경쟁당국이 매출액·자산·점유율 등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회사들 간의 기업결합에 대해 신고의무가 있다. 조선업 주요 선사들이 위치한 EU의 기업결합 심사는 일반심사(1단계)와 심층심사(2단계)로 구분되며, 심사기간은 신청서 접수 이후 수개월이 소요된다.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EU에서 최근 30년 간 접수된 기업결합 7,311건(자진 철회 196건 포함) 가운데 6,785건(조건부 313건 포함)이 일반심사에서 승인됐다. 심층심사에서는 191건(조건부 129건 포함)이 승인됐고 33건만 불승인된 바 있다.

▶남은 과제...인력 고령화와 기술단절 극복, 상생의 노사문화 정착

조선업황이 점차 살아나고 있지만, 인력 고령화와 대학 등의 전문인력 양성이 줄고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몇 년 조선업계 불황으로 신규 채용을 줄이자 대학에서도 조선·해양 관련 전공이 통폐합되거나, 전공생들의 이탈이 이어졌다.

일본의 조선업이 고령화와 설비축소로 한순간에 뒤처진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기술단절 현상이 벌어지면 중국 등 후발주자들에게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직원 수는 2015년 1만3200명에서 지난해 3분기 9800명까지 줄었고, 근속연수는 16.8년에서 18.2년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의 직원 평균연령은 38세에서 41세로 올랐다.

조선업황이 부진하자 인력을 줄이고 신규채용을 못한 탓이다. 8개 조선사의 기술교육원 훈련 인원은 2009년 5000명을 넘었지만, 2018년 35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5년 13개 대학에 17개의 조선·해양 관련 학과가 있었지만, 지난해 5개 대학, 8개 학과로 감소했다.

민노총 산하 현대중공업 노조와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대표적인 강성 노조로 꼽힌다. 현중 노조는 지난해 5월 합병 주주총회를 저지하기 위한 강력한 투쟁을 벌인 바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합병저지를 위한 해외 원정투쟁까지 예고한 상태다.

대외적인 여건, 즉 조선경기 순환과 더불어 투쟁적 노조문제는 국내 조선업계가 안고있는 양대 리스크다. 올초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조사결과 국내 기업 10곳 중 7곳은 올해 노사관계가 지난해보다 불안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총의 ‘2020년 노사관계 전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기업 180개사 중 64.8%가 올해 노사관계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노사관계 불안 요인으로는 33.3%의 기업이 ‘제21대 총선과 현 노동계 입법 환경’이라고 꼽았다.

경총은 “노동계에 우호적인 입법 추진과 외부의 개별기업 노사관계 개입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둔화와 기업경영 실적 부진 전망’(25.9%), ‘헌법불치 결정에 따른 운영비원조 확대, 임금피크제, 불법파견 등 기업내 노사현안 증가’(21.1%) 등이 뒤를 이었다.

임금 이외의 단체교섭 주요 쟁점으로는 ‘복리후생 확충’(35.5%), ‘인력 증원’(17.9%), ‘근로시간 단축과 유연근무제 도입’(13.7%) 등이 꼽혔다. 이같은 사안 하나하나가 문재인 정부가 추진중인 노동정책과 맞물려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 5백원 지폐 한장으로 현대중공업을 세운 고 정주영 회장 [사진=현대중공업]

노사문제 해결을 경찰력에만 의존해 더 이상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재연할 수는 없다. 이는 전적으로 현대중공업의 3세 경영인, 정기선 부사장을 비롯한 새 경영진의 역량에 달렸다.

이와 관련, 정 부사장은 2016년 4월 제18차 세계 LNG컨퍼런스에 참석, “우리도 노조를 충분히 이해한다. 설득을 해나가겠다. 계속 사업을 영위해 나가려면 같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대가 물려준 조선산업 레거시 위에 상생과 소통의 기업문화 창조라는 과제를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조 또한 조선업의 지속가능성, 회사의 발전에 대해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현대중공업 등 울산지역에서의 오랫동안 노동운동, 울산 동구청장을 경력을 지닌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조선산업은 4차, 5차 산업혁명을 맞이해도 꼭 필요한 산업”이라며 친환경, 스마트십 등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국책연구소 설립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 전문 경영인, 권오갑 회장, 가삼현 사장 등은 정몽준 이사장과 함께 축구협회에서 2002년 한·일 월드컵 유치, 4강 신화 등 B2B 기업 외적인 경험을 쌓은 바 있다. 이런 점이 현대중공업의 상생적 기업문화 구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2020 기업활력 코리아] ⑧세계 1위 한국조선 미래 달린 현중-대우조선 합병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