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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1.2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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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최우선 과제는 장기적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 민간, 기업 위주로 경제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상사이클로 되돌아 가는 것이다. 세수(稅收)로 경기를 부양하고 공공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대증(對症)요법, 땜질 처방일 뿐이다. 뉴스투데이 는 2020년 신년기획으로 한국경제의 가장 중요한 주체인 기업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정책 대전환 과제를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김태진 기자] 원자번호 26번, 철(Fe)은 지구상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아직까지는 대체 불가능한 ‘소재의 왕’이다. 더 강하고 녹슬지 않으며 품질 좋은 철을 갖는 것은 지금도 유효한 인류의 오랜 꿈이다.

철강산업은 자동차, 조선, 기계, 건설, 방위산업 등 대부분 산업에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핵심 산업이다. 대다수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어 ‘산업의 쌀’로 불려왔고, 세계 각국은 산업화 과정에서 경쟁적으로 철강산업을 육성했다.

▲ 포스코 최정우 회장 [그래픽=뉴스투데이]


▶한국의 산업화 역사와 함께 한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산업


포스코(포항제철)는 한국의 산업화와 궤를 함께 해왔다. 1973년 준공한 연산 조강규모 103.2만t의 일관제철소 포항종합제철은 박정희 시대에 추진한 중화학공업의 상징이었다.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세아그룹 등 우리나라 1차 철강 제조업은 2018년 기준으로 1321개 사업장, 종사자 수 7만6000명에 달하는 국가 주력 업종이다. 1973년 포항제철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조강생산량이 100만톤을 돌파한 후 지속적인 설비 확충과 수요증가로 2018년에는 7250만톤을 생산, 세계 5위의 철강 생산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울러 철강은 조선업, 자동차, 건설 등 국내 전후방 산업의 일자리 창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산업이다. 수출은 2000년 76억 달러에서 2018년 340억 달러로 4배 이상 늘었고 전체 수출품목 중 6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용 측면에서도 철강산업은 제조업의 3.0%에 달하는 고용 창출 효과를 갖고 있다.

▶4차 산업혁명기술 주도하는 포스코의 국내 유일 ‘등대공장’

제강(製鋼)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레거시 업종’인 동시에 최첨단 기술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해 벽두인 지난 9일 국내 유일의 ‘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인 포스코를 방문해 스마트 혁신 및 중소기업 상생협력 현장을 둘러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등대공장은 어두운 밤에 ‘등대’가 빛을 밝혀 뱃길을 안내하듯, 사물인터넷(IoT), 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로 제조업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이끌고 있는 공장이라는 의미다.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은 지난해 7월, 포스코를 세계의 ‘등대공장’으로 지정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세계경제포럼에 의해 '등대공장'으로 지정된 포스코를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경제포럼은 포스코가 철강산업의 생산성과 품질 제고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고 있고, 대학·중소기업·스타트업들과의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상생을 통해 스마트 공장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등대공장 선정 배경으로 밝혔다.

포스코는 자체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인 ‘포스프레임’을 통해 지난 50년 간 현장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된 공장의 데이터를 수집, 정형화하고, 스스로 학습해 최적의 공정조건을 만들고 실시간 제어하는 스마트 제철소를 구현하고 있다. 수동작업을 최소화해 생산성 및 효율성 제고 뿐만 아니라 안전도 향상, 단순반복 업무 저감 등 ‘사람 중심의 일터’로 바꾸고 있다.

포스코의 철강과 스마트 IT기술 융합을 위한 핵심 인프라인 ‘스마트데이터센터’는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통해 얻어진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저장해 스마트팩토리 구축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 스마트 고로는 높이가 110m에 달하고, 최대 2300도의 뜨거운 용선(쇳물)을 담고 있어 변화가 많고 예측이 쉽지 않은 노황(爐況·고로의 내부 상태)을 AI를 활용해 자동제어 한다.

이를 통해 용선 1톤당 연료투입량이 4kg 감소했고 일일 생산량도 240톤 늘었다. 연간 중형 승용차 8만 5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해 321건의 과제를 수행한 결과 총 2520억 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뒀다. 포스코는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을 돕는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및 스마트화 역량강화 컨설팅’ 사업을 추진 중인데 2023년까지 200억원을 출연해 1000개 기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상생형 스마트공장’은 지난해 110개사에 구축을 완료했고, 이중 2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생산성과 품질이 43%와 52% 증가하고, 비용과 납기는 27%가량 줄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스마트공장 경험을 중소기업과 공유하고 지원해 국내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높이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긴 어둠의 터널 통과 중인 세계 철강산업


한국의 철강산업은 1973년 포스코가 최초로 일관제철소를 가동한 이래 성장(1970년대)과 도약(1980년대),선진화(2000년대) 시기를 거치면서 중추산업으로 발전해왔다. 1970년대 철강공업육성법(철강법)이 제정되면서 일관제철 사업 정부 출자, 육성자금 조성, 기반시설 지원, 공공요금 할인 등이 지원됐다.

1985년 들어서 철강업은 도약기에 접어든다. 철강법이 1986년 공업발전법으로 통합되면서 민간주도 성장의 길이 뚫렸다. 자동차, 조선, 전자산업용 철강 수요가 급증하면서 포스코는 세계 최대 규모로 광양에 제2 일관제철소 건설을 시작했다.

1997년 외환위기 사태로 국내 철강 업계도 큰 피해를 입었다. 1998년까지 한보, 기아, 삼미 등 11개 철강사가 줄부도 사태를 맞았다. 당시 폐쇄된 조강 설비(강철 제조공정을 위한 설비)만 500만톤에 이른다.

이 여파로 2000년에 포스코가 민영화됐고, 2004년에 현대제철이 한보철강을 인수했다. 이 시기 글로벌 철강공급과잉의 배경으로 불리는 중국의 부상과 세계 철강산업의 구조개편도 동시에 이뤄졌다.

2004년부터 철강산업 선진화의 시기가 시작됐다. 포스코의 혁신적인 제철기술(FINEX)이 2007년 상용화에 성공했고,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를 준공하는 등 한국 철강 산업이 질적·양적 성장을 통해 재도약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전세계 철강산업은 10년 이상 긴 어둠의 터널을 통과 중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의 영향으로 철강 수요가 침체되기 시작해 2009년 하반기부터는 전세계 철강수요가 본격적으로 정체기에 진입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원장 장윤종)은 ‘2020년 세계 철강수요’ 보고서를 통해 경제 저성장, 미·중 무역분쟁, 지정학적 갈등, 브렉시트 등으로 철강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아세안 등 신흥국 수요는 다소 회복되겠지만 미국, EU는 제조업의 부진으로 0.4%와 1.1% 증가에 그치고 중국 경제 둔화와 무역분쟁에 중동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을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또한 한국 철강산업이 넘어야 할 높은 산으로 지적되고 있다.


▶첨단화, 고부가가치, 친환경...철강산업 지속가능성 위한 5대 전략


지난 10일 열린 철강업계 신년 인사회에서 최정우 철강협회 회장 겸 포스코 회장은 철강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5가지 대응책을 제시했다. 첫째 내수시장 육성과 해외 수입규제 선제적 대응을 통한 수출시장의 개척이다. 이어 철의 친환경성에 대한 홍보와 환경개선 노력을 통한 친환경화를 들었다.

더불어 ▲저성장 극복을 위한 AI 활용 등 지능화 ▲소재·부품·장비 자립화를 위한 대·중소기업 협력모델 구축 ▲수요산업과의 공동 소재개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포스코는 이와함께 자사 철강재가 100% 사용된 강건재 고객사 제품 중 기술·시장성 등을 종합해 ‘이노빌트(Innovilt)’ 제품으로 선정하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전략도 수립하고 있다. 또 부상중인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전기차 성능을 좌우하는 전기강판(모터 소재) 분야에서 모터의 성능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고속주행 시 소음과 진동을 크게 줄여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셀프본딩 기술’을 개발했다.

지능형, 스마트공장 전략으로는 포항제철소의 3고로를 연내에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할 예정이다. 지능형 공장은 사물인터넷, 심층학습(딥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생산성을 높인 것으로 2고로에 지능형 시스템을 갖춰 일일 쇳물 생산량을 240톤 늘린 바 있다.

고품질 철강 소재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금속분리판 소재로 사용되는 스테인리스강, ‘포스480FC’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 외 고품질 철강 소재는 육상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용 고망간강, 친환경 선박용 고합금 스테인리스강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철광석 가격 상승, 미·중 무역분쟁 등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및 규제해소 과제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지난 10일 철강협회 신년 인사회에서 “철강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3년 연속 수출 300억불을 달성하는 저력을 보였다”고 칭찬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수출금융 지원(257조원)을 약속하고,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국의 수입 규제 등에서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차관은 특히 “범용 품목에서 중국 등과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구조를 전환하고 고부가가치 분야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유망품목 기술개발, R&D 세액공제 확대, 수요-공급기업 협력 사업 등을 종합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런 지원약속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규제가 철강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중앙 및 지방정부에 의한 환경규제다. 그동안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현대철강은 비상용 안전밸브인 블리더(가지배출관) 개방 문제로 경북과 전남, 충남도와 여러차례 갈등을 겪고 10일간의 조업정지 처분을 통보받은 바 있다.

용광로의 가동이 10일 동안 정지되면 고로 내부의 온도가 떨어져 쇳물이 굳기 때문에 재가동까지 3개월이 걸리고 8000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한다. 외국 제철소에서도 폭발 및 화재 방지를 위해 비상시 블리더를 열어 압력을 유지하고 있다.

▲ 포스코(왼쪽)와 현대제철 [사진=포스코, 현대제철]

당초 전남도는 광양제철소에 대해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고, 오염물질을 배출할 수 있는 가지배출관 설치 행위”로 간주해 행정처분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환경부와 민간협의체 등에서 “화재나 폭발을 예방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사항으로 시·도지사가 인정하는 공정으로 인정된다”고 한 법리 해석을 따르기로 했다.

경상북도도 지난달 포항제철소에 대해 ‘휴풍은 화재나 폭발사고 예방으로 인정받은 공정이다’며 처분 사유 부존재를 이유로 내부 종결했다. 하지만 충청남도와 현대제철 간의 문제는 여전히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현대제철은 각각 경북도와 전남, 충남에 막대한 세금을 납부하고 수 만명의 지역 주민을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자체는 일부 시민단체의 눈치를 보느라 몇 년씩 시간을 끌며 늑장행정으로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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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기업활력 코리아] ⑦포스코 등 철강산업, 4차산업혁명 기술로 중흥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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