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검찰인사’ 바라보는 삼성 등 재계와 법조계 복잡한 ‘속내’

1·8 검찰인사와 재계 및 법조계 복잡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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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1.10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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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검찰총장과 그의 최측근으로 이번 인사에서 좌천된 한동훈 전 대검 반부패부장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족을 잘라 낸 ‘1.8 검찰인사’를 놓고 ‘대학살극’과 ‘기강확립’이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사를 바라보는 삼성 등 재계의 속내는 복잡하기만 하다.

이번 인사에서 윤석열 총장의 핵심 참모인 한동훈 대검 반부패부장과 박찬호 공공수사부장은 각각 부산고검 차장검사, 제주지검장으로 좌천됐다.

특히 한동훈 반부패부장은 평검사 시절부터 서울지검 부장, 대검 팀장, 서울지검 3차장, 대검 반부패부장에 이르기까지 주요 기업 및 기업인들에 대해 ‘혹독한 저승사자’ 역할을 해온 점에서 재계의 반응은 미묘하다.

▶“윤석열 측근 한동훈 박찬호 인사, 중장급 장성 사단장으로 좌천시킨 격”

반부패부장과 공공수사부장은 과거 검찰직제로 보면 대검 중수부장과 공안부장으로 서울지검장,법무부 검찰국장과 더불어 검찰내 ‘빅4’로 불리는 요직이다.

한동훈 반부패부장이 전보된 고검 차장 자리는 전통적으로 검사장 승진자에게 처음으로 주어지는 보직이고, 제주지검장도 초임 검사장의 발령지였다. 군대로 치면 3성장군인 합참의 본부장이나 군단장을 사단장 또는 소장급 장성이 부대장인 후방의 지원부대로 보낸 셈이다.

한동훈 전 반부패부장은 서울 현대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한뒤 사법시험에 합격, 연수원 27로 임관했다. 서울지검 검사와 대검 중수부 및 청와대 민정수석실 파견근무를 거쳐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 대검 부패범죄특수단 2팀장, 서울지검 3차장 등 특수통 검사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특히 주요 대기업 수사를 도맡아 처리, ‘재계 저승사자’, ‘대기업 저격수’로 불리기도 했다. 평검사 시절인 2003년 대선자금 수사의 실마리가 된 SK그룹 분식회계 사건 수사팀에 참여, 최태원 회장을 구속기소 했다.

2006년에는 대검 중수부 수사팀에서 윤석열 총장과 함께 일하면서 1,0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구속하는데 참여했다. 2015년 서울중앙지검 초대 공정거래조세조사부장 시절, 회삿돈을 빼돌려 미국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을 구속기소 했다.

특히 2016년 대검 중수부의 후신인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으로 대우조선해양 비리 사건을 수사하던 중 박영수 국정농단의혹사건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삼성그룹 수사를 맡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직접 조사해 구속기소하기도 했다. 당시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첫 영장청구는 법원에 의해 기각됐지만 한 전부장은 박영수 특검 등의 만류를 뿌리치고 영장을 재청구, 기어이 구속시켰다고 한다.

▶‘재계 저승사자’ 한동훈 좌천에 재계 및 법조계 “잘 나갈 때 자제했어야...”

그는 이재용 부회장과 롯데 신격호 회장에게 각각 징역 12년과 10년의 중형을 구형하는가 하면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반드시 재청구하는 집요함을 보여 주었다. 또한 다른 특수부 검사들이 통상 1,2회 조사 및 조서작성에 그치는데 반해 제한된 시간에 3회 조서까지 받아 피의자들을 굴복시키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이런 집요함과 특수부 검사로서의 근성을 눈여겨 본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그를 3차장으로 기용하고, 검찰총장이 되자 검사장으로 승진시킨 뒤 일약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발탁했다.

하지만 그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으로 삼성전자 등 관련 회사에 대해 총 20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벌이는 과도한 수사로 도마에 올랐다. 삼바 수사와 관련, 한 전 부장은 너무 많은 횟수와 잦은 빈도의 압수수색 뿐 아니라 한번 압수수색을 나오면 모든 자료를 ‘무차별, 싹쓸이’를 하고 간접적인 브리핑 등을 통한 피의사실 공표로 여론재판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투자 활성화를 통한 경제살리기를 위해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하면 어김없이 압수수색과 및 소환조사를 벌여 청와대와 마찰설이 돌았다. 또한 언론에 직·간접적으로 수사상활을 설명하면서 해당기업 및 기업인에 대한 전투적 발언으로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기업 및 기업인들과의 이런 악연 때문에 그동안 재계 및 법조계에서는 한 전부장에 대한 원성이 적지 않았다. 재계 및 해당기업의 변호인등은 한 전 부장을 가리켜, “아직 세상 물정도 모르는 40대 중반의 젊은 검사가 공명심과 패기 만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기업만 때려 잡는다”는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1.8 검찰인사’에서 한 전부장이 부산고검 차장이라는 한직으로 좌천되자 반발과 동정론이 다수인 검찰내 여론과 달리, 법조계 분위기는 냉랭한 편이다. 상당수 로펌이나 변호사들이 기업수사와 관련, 그에 대한 반감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한 전부장의 수사를 받은 대기업의 변론을 맡았던 한 변호사는 “결심공판에서 범죄사실을 최대한 악의적으로 설명한 뒤 두자리 수가 넘는 징역(10년이상)을 구형하는 걸 보고 반감을 갖게 됐다”고 회고했다.

한 전부장이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 대기업 수사 변론을 맡았던 검찰 출신 변호사는 “나 자신 검사시절에는 기업인은 도둑, 변호사는 사기꾼 정도로 생각했다”면서 “검사는 법에 따라 악을 처벌하는 위치에 있지만 모든 정의가 자신에게만 있다는 오만함이 아니라 겸손함과 덕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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