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와 직장인의 과제](9)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고추냉이 벌레 비판론', 자신과 이마트 임직원 정조준

안서진 기자 입력 : 2020.01.02 15:00 |   수정 : 2020.01.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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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모습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새해를 맞아 발표하는 신년사는 국민을 위한 다짐이면서 동시에 임직원들 향한 메지시입니다. 성공하는 직장인은 CEO가 신년사를 통해 제시하는 방향과 가치를 구체화하는 사람입니다. 뉴스투데이는 2020 신년사 속에 담긴 직장인들의 과제를 분석해 보도합니다. <편집자 주>


쓰디쓴 식물인 고추냉이에 기생하는 벌레, 그속이 가장 달콤해

적자 기록한 이마트 직원들과 정 부회장 본인의 뼈를 깎는 '인식전환' 주문

"관습에 빠져 자기의 작은 세상만 갉아먹으면 쇠퇴해"

[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던진 '고추냉이 비판론'이다. 고추냉이는 쓴 식물이지만 그 속에서 안주하는 고추냉이는 가장 달콤한 세상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커머스의 대 약진으로 올해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가 돌파구를 마련하려면 신세계그룹 임직원들이 스스로가 '고추냉이' 속에서 안주했던 벌레였음을 자각하는 것이 전제조건이라는 게 정 부회장의 어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마트 직원들은 매출이 하락하고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쓰라린 상황에 처해있음을 분명하게 자각할 때, 구조적 불황의 늪을 건너갈 수 있는 인재로 거듭날 수 있다는 메시지인 것이다.

결국 정 부회장의 해학적인 '고추냉이 비판론'은 이마트 임직원을 정조준한 표현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 부회장은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말콤 글래드웰이 인용해 유명해진 유대인 속담이 있다"면서 " 고추냉이 속에 붙어사는 벌레에게는, 세상이 고추냉이다”라고 소개했다.

정 부회장은 "고추냉이 아시죠? 엄청 쓴 채소입니다. 하지만, 고추냉이 속 벌레에게는 이보다 달콤한 세상이 없습니다. 아는 게 고추냉이 밖에 없으니까요. 이게 무슨 뜻인가요? 관습의 달콤함에 빠지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자기가 사는 작은 세상만 갉아먹다 결국 쇠퇴함을 의미합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도 똑같습니다. 오랜 성공의 틀에서 효율성만 추구하다 보면, 모든 것을 현재의 조건에 맞도록 최적화하고, 이 과정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됩니다"고 호소했다.

또 정 부회장은 “불경기는 기회가 적어진다는 의미일 뿐, 기회가 아예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준비된 기업은 불경기에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수익성 있는 사업 구조,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 미래성장을 위한 신규사업 발굴 등의 세 가지 역량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신세계그룹 경영 이념에 모든 답이 들어있다”면서 “고객 입장에서 무언가 충족되지 못한 것, 무언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을 찾아 개선하고 혁신하는 것이 신세계그룹의 존재 이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임직원 모두가 경영 이념의 의미를 되새겨 고객의 불만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발굴해 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새로운 성장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관습을 타파해야한다”며 “오랜 성공의 틀에서 효율성만 추구하다 사고의 유연성과 감수성이 경직돼 고객의 목소리를 잃게 되는 것을 경계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각 사별로 반드시 갖춰야 할 근본적인 본연의 경쟁력 즉, ‘MUST-HAVE’ 역량을 확실히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2020년 신세계그룹 모든 사업은 고객의 불만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본질적인 ‘MUST-HAVE’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치밀하게 분석하고 철저하게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도 임직원 여러분들께서 원하시는 모든 일들이 풍성히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이제는 불황과 위기는 일상적이고, 상시적인 단어가 되었습니다.

불경기는 기회가 적어진다는 의미이지,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준비된 사람은 불경기에 더 큰 성장을 합니다.

우리가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치밀하게 분석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올해 그룹의 전 임직원 여러분에게 세 가지를 당부 드립니다.

첫째,‘수익성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수익을 내는 사업 구조’를 만들기 위해 제로 베이스 관점에서 각 사의 핵심 역량을 재정비하고 과감한 선택과 집중을 해주십시오.

두번째, 고객에 대해 ‘광적인 집중’을 해야 합니다.

고객은 우리의 모든 의사결정과 행동의 기준입니다. 혹시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고객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지 철저하게 살펴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단순 리테일 사업이 아니라, 고객 서비스 사업임을 결코 잊어선 안됩니다.

세번째, 미래성장을 위한, 신규사업 발굴은 멈추면 안됩니다.

기존 핵심사업의 강화를 통해 지속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는 활동은 매우 중요하지만, 신성장 동력 발굴도 멈추어서는 안됩니다.

신사업을 추구하지 않는 조직은 성장하지 않고 쇠퇴하게 됩니다.
새로운 에너지와 모멘텀이 없기 때문입니다.

보다 긴 안목을 가지고, 오늘의 성공과 내일의 성공을 동시에 추구해야 합니다.

올해는 새로운 10년의 준비를 위해,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성장 방향성을 재정립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 신세계그룹의 경영이념은 ‘고객’의 불만에서 시작합니다.

신세계그룹 경영이념

“고객의 불만에서 기회를 찾고 관습을 타파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혁신기업”

이 경영이념에 모든 답이 들어 있습니다.

신세계그룹의 존재이유는 고객의 입장에서 무언가 충족되지 못한 것, 무언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을 개선하고, 타파하며, 혁신하는 것입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말콤 글래드웰이 인용해 유명해진 유대인 속담이 있습니다.

“고추냉이 속에 붙어사는 벌레에게는, 세상이 고추냉이다”

고추냉이 아시죠? 엄청 쓴 채소입니다. 하지만, 고추냉이 속 벌레에게는 이보다 달콤한 세상이 없습니다. 아는 게 고추냉이 밖에 없으니까요. 이게 무슨 뜻인가요?

관습의 달콤함에 빠지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자기가 사는 작은 세상만 갉아먹다 결국 쇠퇴함을 의미합니다.

우리도 똑같습니다. 오랜 성공의 틀에서 효율성만 추구하다 보면, 모든 것을 현재의 조건에 맞도록 최적화하고, 이 과정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됩니다.

효율성을 추구하다 사고가 경직되고 감수성이 고갈된 겁니다.

유통환경은 너무 빨리 변하고, 사업의 경계는 점차 희미해지며, 경쟁의 전장은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모호함과 복잡성을 동시에 수용해야 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어떻게 중심을 잡을까요? 바로 ‘고객의 불만, 고객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2020년은 우리 고객의 목소리가 더욱 크고 명쾌하게 들리는 한 해가 되어야 합니다.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고객을 가운데 두고, 빙빙 돌면서 고객과 끊임없는 대화를 해야 합니다.

고객의 근본적인 니즈는 매우 명확합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쇼핑목적부터 잘 충족시켜 주세요!”

즉, 오프라인은 오프라인만의 쇼핑목적을, 온라인은 온라인만의 쇼핑목적부터 잘 충족해 달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본연의 사업경쟁력과 차별화 역량을 충분히 갖춘 후에나 가능한 것입니다.

어중간하게 잘하는 오프라인,
어중간하게 잘하는 온라인,
이를 연결한 어중간한 옴니채널은,
결국 중간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고객이 오프라인의 경험을 찾을 수 밖에 없는, 고객이 온라인의 편리함을 찾을 수 밖에 없는, 가장 본연적인 경쟁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브랜딩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데이비드 아커는 이러한 역량을, Must-Have라 부릅니다.

“Great at one thing and good enough at everything else.”

이것은 모든 것을 어중간하게 잘 하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단 하나의 역량은 확실하게 선점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마트는 이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장보기 지킴이”가 되기 위해 구조적인 그로서리 경쟁력을 회복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합니다.

따뜻한 첫마디 인사에서 시작되는 고객 서비스, 상품매입의 구조혁신을 통한 상시적 초저가, 트렌드를 선도하는 독자상품 개발과 구색 차별화, 오프라인만의 총체적인 그로서리 매장경험을 다시 회복합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역 1번지 쇼핑 데스티네이션입니다.

단순히 명품을 쇼핑하는 곳이 아닌, ‘신세계백화점이 내 인생을 대변한다’ 라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데스티네이션”으로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입는 것, 먹는 것, 사는 것 하나하나가 고객에게 더 높은 수준의 영감을 주어야 합니다.

2020년 신세계그룹 내 모든 사업의 목표는 단 하나입니다.

고객의 불만에서 기회를 찾아, 가장 본질적인 Must Have를 꽉 쥐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입니다. 그게, 초격차의 출발점입니다.

신세계 가족 여러분!

오늘 저는 이 자리에서 우리의 경영이념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았습니다.

“고객의 불만에서 기회를 찾고, 관습을 타파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혁신기업”

여기에 모든 답이 있습니다.
우리가 고객의 기대를 넘어선다면, 고객은 오고 또 올 것입니다.

올해도 비록 힘든 환경이 예상되지만, 우리 모두 한마음 한 뜻으로 힘을 모아 보다 큰 초격차를 만들어내면, 충분히 잘 이겨낼 겁니다.

우리에게는 그런 힘이 있습니다.

새해에도 임직원 모두의 가정에 행운이 깃들길 기원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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