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직업] AI의 승리를 인정한 첫 거물투자자 '루이스 베이컨'

김성권 기자 입력 : 2019.11.22 18:18 |   수정 : 2019.11.22 21:51

[뉴스 속 직업] AI의 승리를 인정한 '루이스 베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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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어 캐피털 홈페이지 캡처 [그래픽=뉴스투데이]


전설적 투자자 루이스 베이컨, 30년 만에 주력펀드 청산

충격적인 인간의 패배, “인간의 투자 방식, AI와 경쟁 힘들어”

펀드매니저 실직 규모는 아직 미지수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헤지펀드 매니저 루이스 베이컨이 30년 만에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반환하고 주력 펀드를 청산하기로 했다. 최근 인공지능(AI) 등을 통한 투자 방식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인간의 분석과 판단력에 의존한 과거 방식으로는 경쟁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베이컨의 '기권'은 AI가 인간의 직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공포가 투자업계에서 현실화된 첫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의 주력 펀드 청산으로 몇 명의 펀드 매니저가 실직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AI보다 열등하다는 이유로 직업을 잃게됐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사건이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최근 베이컨이 고객들에게 서한을 보내 투자금을 반환하고 자산운용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보도했다.

베이컨은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극심한 경쟁과 고객의 수수료 인하 압박이 사업 모델을 시험대에 오르게 했다”면서 ”상당 기간 물러나 있을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자신이 창업한 무어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폐업하지는 않고 본인과 직원 소유 자산 등으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WSJ는 지금까지 인간이 해온 투자 방식이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AI가 하는 투자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 투자가라고 전했다. 결국 투자시장에서도 AI의 승리를 인정한 셈이다.

1989년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2만5000 달러로 무어 캐피털을 설립한 베이컨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예측해 사업 초기 한 해 무려 8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연평균 17.6%의 수익을 냈으나 최근 수년간은 부진한 투자 성과가 이어졌다. 올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20% 이상 급등하는 상황에서 3개 주력 펀드가 모두 ‘한 자릿수 초반’의 저조한 성적을 냈다고 베이컨은 털어놨다.

최근 미국에서 헤지펀드 창업자와 매니저들도 은퇴를 선언했다. 1991년 헤지펀드 오메가 어드바이저스를 창업한 리언 쿠퍼먼은 작년 중반 이 회사를 개인 자산으로 운용하는 패밀리 오피스로 전환하면서 “남은 인생을 S&P500 지수 운용수익과 경쟁하면서 보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마젤란 펀드를 운용했던 펀드매니저 제프리 비닉도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올해 초 시작한 펀드 상품을 1년 이내에 청산할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은 “인공지능(AI) 활용으로 감과 센스에 의존하는 기존 펀드 운용 방식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게 된 점이 이른바 ‘카리스마 펀드’의 청산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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