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현대차, 민노총 '총파업'과 한노총 '백지수표' 압박 속 선택은 '포기'

[뉴투분석] 민노총 '총파업'과 한노총 '백지수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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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11.15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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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노조가 지난 14일 울산시청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형 일자리 협상서 진퇴양난에 몰린 현대차

반대파인 현대기아차 노조는 '총파업' 선언, 한노총은 임금조건 '백지수표' 요구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정부가 밀어붙이는 '광주형 일자리'를 두고 협상 당사자인 현대자동차와 광주시가 15일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상황은 한마디로 현대차가 진퇴양난의 처지에 몰렸다는 표현으로 요약된다. 협상테이블에 앉은 현대차는 한국노총이 참여한 광주시 협상단의 광주형 일자리 근무시간 및 연봉에 대한 '백지수표' 요구와 총파업을 불사하겠다는 민주노총과 현대·기아차 노조의 으름장 사이에 끼게 됐다. 

우선 민주노총 소속인 현대차 노조에 이어 기아차 노조가 15일 울산 현대차 공장 연봉의 절반 수준으로 직원을 고용하게 될 광주형 공장을 세울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등 정부여당의 고위 관계자들이 광주형 일자리에 태클을 거는 노동계를 공개적으로 비판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아차 노조까지 '총파업' 선언에 동참한 것이다. 

당초 현대차 노조의 광주형 일자리 반대에 대한 사회적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홍 대표와 임실장까지 나서자, 현대차 노조의 태도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히려 현대차 노조는 더욱 강경한 기류를 사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노총, '주 44시간 근무에 평균 초임 3500만원' 조건 대신 '법인 설립 후 협상' 요구

광주형 일자리 협상 테이블에 노동계 대표로 참여한 한국노총은 당초 광주시를 통해 광주형 일자리의 조건 변경을 현대차 측에 압박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평균연봉과 적정노동시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3일 광주형 일자리 투자유치단은 한국노총 등 광주지역 노동계와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적 실현을 위한 투자유치추진단 합의문'을 채택했다. 합의문에는 광주형 일자리의 4대 원칙인 적정임금, 적정노동시간, 노사책임경영, 원하청 관계 개선 등의 구체적인 실현 방향이 담겼다.

적정 노동시간은 사업장의 기본 근무형태를 1일 8시간, 주 40시간으로 하고, 사업장별 생산량 변동에 따라 1주 12시간 한도 내에서 연장 및 휴일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최대 쟁점인 임금 수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광주시와 현대차는 '주 44시간 근무에 평균 초임 3500만원'이라는 조건을 명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한노총이 협상권을 광주시에 일임하면서 "근무시간과 연봉을 법인 설립 후 협의한다"는 방향으로 조정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차가 한노총 요구 수용하면 현대기아차 '총파업'만 부르고 '실익' 없어

이 같은 수정 조항은 현대차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다. 한노총이 광주형 공장 설립후 현대차측과 임금협상을 벌이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노총은 광주시 협상단에 합의를 일임하면서 "합의정신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동의한다"고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현대차에게 '백지수표'를 받아내도록 광주시를 설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에, 현대차 입장에선 평균 초임과 근로시간을 정하지 않는 한노총의 조건을 수용할 경우 최악의 상황에 처할 공산이 높다. 현대·기아차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가면 울산 공장 가동이 중단돼 심각한 생산차질을 빚을 우려에서다. 

그 와중에 법인 설립후 한노총이 임금조건에 대해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나설 경우, 광주형 일자리는 다시 무산의 수순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노조의 총파업만 촉발한 것 이외에 아무런 실익이 없는 셈이다.  


정부와 여당이 칼자루 쥔 민노총 설득해 '총파업' 카드 철회시켜야 해결 가능

따라서 외견상 협상 타결의 칼자루를 현대차가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민노총과 현대·기아차 노조, 이에 더해 한노총이 '협상 실세'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한노총의 요구를 전향적으로 검토하려면 최소한 현대기아차 노조가 반대의사를 철회하도록 정부와 정치권에서 설득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파업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현대차가 광주형 일자리의 임금조건에 대해 '백지수표'를 써주면서까지 현대기아차 노조와 대립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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