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최저임금 산입범위 ‘강경 투쟁’ 선택한 민노총, ‘합리적 대안’은?

[뉴투분석]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란, ‘합리적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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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05.25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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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25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최저임금법 국회 환노위 날치기 처리 규탄! 국회 통과 저지! 긴급 투쟁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민주노총, 국회 환노위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방안에 강력 반발하며 ‘총파업’ 결정
 
내년부터 ‘매월’ 정기상여 중 39만3442원 이상과 복리후생비 중 11만163원 이상 금액은 최저임금에 포함돼
 
민노총 조사결과 봐도 내년은 저임금 근로자의 최저임금 계산에 정기 상여 및 복리후생비 포함 안돼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의결했다. 핵심은 3가지다. 첫째,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가 최저임금에 산입된다. 둘째, 2019년 기준 월 최저임금의 25% 이하 정기상여금과 7% 이하 복리후생비는 산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셋째, 산입범위는 단계적으로 늘려 2024년에는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전액이 산입된다.
 
첫 번째만 보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반대하는 노동계의 입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원래 최저임금에는 기본급과 직무·직책수당만 포함됐지만, 최근 최저임금의 큰 폭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도 산입범위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그러나 저임금 노동자들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사라진다며 이에 반발해 왔다.
 
하지만 두 번째를 보면 환노위가 저임금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종의 ‘저지선’을 마련했음을 알 수 있다. 당장 내년에는 최저임금의 25%(올해 최저임금 월 157만 원 기준 39만3442원) 이하 정기상여금과 7%(11만163원) 이하 복리후생비를 받는 저임금 노동자의 경우 산입범위 확대 대상에서 제외한다. 즉, 기존대로 기본급과 직무수당만 최저임금으로 친다.
 
환노위는 따라서 이 개정안이 적용되더라도 연 소득 2493만 원 이하의 저소득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영향을 받지 않은 채 일정 기간 보호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기본급 대비 상여금과 복리후생 수당이 많은 고소득자가 최저임금 노동자가 되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게 됐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럼에도 노동계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반발은 오히려 거세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환노위 결정에 대해 ‘전면 개악’이라고 평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또한 산입범위 확대에 항의하며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위원의 전원 사퇴를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환노위가 연 소득 2500만 원 안팎의 저임금 노동자는 산입범위가 확대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면서 “연 소득과 무관하게 월 상여금과 월 복리후생비를 지급 받는 노동자들은 모두 불이익을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오른쪽)자료=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임금삭감 효과 분석’ 보고서 [그래픽=뉴스투데이]


 
정기 상여 및 복리후생비 전액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2024년가면 민노총 우려가 ‘현실화’
 
민노총의 합리적 대안은 복리후생비 산입관련 ‘내년 기준’을 변동없이 유지하는 것
 
국회 환노위의 최저임금 산입 범위 전체를 ‘악법’으로 비난하면 국민적 공감 얻기 어려워

 
그렇다면 환노위가 제시한 ‘25%’와 ‘7%’의 설정 기준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사실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 기본급과 기본급 외 수당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환노위 결정이 나오기 직전일인 24일 이와 관련한 자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민주노총이 공개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임금삭감 효과 분석’ 보고서에는 민주노총 조합원 중 최저임금 1.2배 이하 저임금 조합원 602명을 대상으로 평균 임금액과 각 임금 항목별 금액 및 비중을 추산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민주노총 저임금 조합원들의 임금총액은 초과근로수당을 제외한 203만6933만 원이었다. 이중 정기상여금의 평균금액은 총 2만5875원(매월 지급되는 상여금 1548원+격월 혹은 분기로 지급되는 상여금 2만4327원)이었고, 임금총액 대비 비중은 1.3%에 불과했다.
 
또 복리후생비 항목에서는 급식비로 8만5035원, 통근비로 1만3489원이 통상 지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항목을 합하면 9만8524원으로 임금총액 대비 비중은 4.9%였다. 여기에 가족수당(1만659원)과 학비보조수당(2만7464원)이 더해지면 13만6635원이 되고, 임금총액 대비 비중은 6.7%가 된다.
 
환노위 개정안을 다시 보면, 최저임금의 25% 이하 정기상여금(월 157만 원 기준 39만3442원)을 받는 노동자는 산입범위 확대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따라서 민주노총 보고서에 따라 저임금 노동자들이 월평균 3만 원 미만의 정기상여금을 수령 중이라면, 환노위의 주장대로 이들은 이번 산입범위 확대 대상에서 벗어나 기존대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복리후생비의 경우 환노위는 최저임금의 7% 이하(월 157만 원 기준 11만163원)를 확대 대상 제외 기준으로 보고 있다. 민주노총 보고서에 따르면 저임금 노동자들이 받는 복리후생비는 13만 원 대로 환노위 기준을 소폭 웃돈다. 이 경우 2만6472원의 초과금액이 최저임금에 포함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최저임금 노동자 대부분이 복리후생비 명목으로 식대와 교통비를 주로 지급 받는 점을 감안하면 금액은 10만 원 미만으로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보고서는 저임금 조합원 10명 중 2~3명 정도가 가족수당과 학비보조비를 받는다고 밝히고 있다. 임금총액 대비 비중도 여전히 6.7%로 환노위 기준 7%에 못 미친다.
 
물론 세 번째가 아직 남아 있다. 오는 2024년에는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전액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된다. 이 점을 생각하면 장기적으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크게 반감될 것이라는 노동계의 우려를 무시할 수 없다.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고통을 완화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어찌 됐든 2020년까지 ‘1만 원 최저임금’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 사실상 후퇴한 것이라는 비판도 일리가 있다.
 
합리적인 타협책은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최저임금 산입비율을 내년 기준으로 계속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민주노총 보고서에 따라 소액의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만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들은 산입범위 확대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충분히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지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노동계의 과잉 대처가 아쉽다는 지적도 들린다. 개정안이 형식상 산입범위를 확대하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저임금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안전장치를 계속 유지하는 방향으로 타협점을 찾아가는 것이 현재로서 가장 최선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가 총파업과 최저임금위원회 탈퇴 등 강경 대응을 시사하면서 추후 조율을 위한 협상 테이블마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전 조직이 28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이상 총파업을 실시한다. 한국노총도 총파업투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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