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금융위의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 과도한 ‘기회비용’ 초래

이지우 기자 입력 : 2018.05.17 13:49 |   수정 : 2018.05.17 13:49

금융위의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 과도한 ‘기회비용’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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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 동네 슈퍼 및 편의점 사업자 이익 증진에 기여
 
혜택 많은 카드 발급 중단되는 등 카드 소비자 이익은 침해되는 부작용 발생
 
신한·삼성·국민·우리·하나 등 5개 카드사 1분기 순이익 지난해 대비 42.9% 감소
 
금감원 정책은 영세가맹점주의 이익만 도모, 소비자와 카드사의 이익은 ‘기회비용’으로 처리돼
 
영세가맹점주, 카드 소비자, 카드사 등 모든 경제 주체의 이익을 절충하는 ‘현명한 정책’ 절실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지난해 8월부터 영세 가맹점 수수료 기준을 조정하면서 주요 카드사의 1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7월부터는 슈퍼, 제과점, 편의점 등 소액 결제가 많은 업종의 수수료가 평균 0.3%포인트 내릴 예정이라 카드업계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을 공시한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5개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 합계가 38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2.9%(2903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영세 가맹점의 기준은 연매출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중소 가맹점의 기준은 연 매출 2억원 초과∼3억원 이하에서 3억원 초과∼5억원 이하로 확대됐다. 영세 가맹점은 카드 수수료율이 0.8%, 중소 가맹점은 1.3%를 적용받는다. 따라서 낮은 수수료율을 받는 가맹점 대상이 늘어남에 따라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수입이 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카드사들은 올 2월 법정 최고 금리 인하로 수익원인 카드론까지 영향을 받게 되면 실적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압박은 영세 가맹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해준다는 긍정적 측면을 갖는다. 월 순 수입이 100만~200만원에 불과한 동네 슈퍼 나 편의점 사업자의 경우 ‘가뭄의 단비’가 된다. 이는 금융당국의 정책 의도이다.
 
그러나 부작용도 심각하다. 영세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소비자 혜택’과 ‘카드사 성장’의 발목을 잡게 된다. 정부가 수수료 인하를 압박하면, 카드사는 수익 악화를 방어하기 위해 결국 고객 혜택 축소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현대카드, 하나카드, 국민카드 등이 고객 혜택이 큰 카드 신규 발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예로 하나카드는 지난 1월 ‘2X(투엑스)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고 2월에는 ‘크로스마일 스페셜 에디션 카드’ 발급을 중단했다. 투엑스 카드는 6개월 이상 실적이 있는 고객에게는 결제금액 할인율을 두 배로 적용해줘 ‘베스트셀러’로 꼽히던 인기상품이었다. 크로스마일 카드 또한 카드 사용금액의 일정 비율을 국내외 항공사들의 마일리지로 전환해주고 공항 리무진 버스 티켓 제공 등의 혜택들로 인기가 많았다.
 
다음은 ‘카드사 성장’이다. 과한 규제와 간섭은 카드사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결국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현재 카드사들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 개척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수백억씩 적자를 보는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카드사의 해외법인 11곳 중 9곳이 순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수익이 발목을 잡게 되면 해외 진출 사업은 더욱 어려워진다. 국내 카드사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과한 간섭과 규제가 성장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될 것이다. 당국이 지금처럼 수수료 조정을 압박해 카드사에게만 부담을 전가하게 되면 카드업계의 존폐가 위협받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의 정책은 모든 경제 주체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절충하는 방향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영세가맹점주의 이익 보존 뿐만 아니라 카드 소비자 및 카드사의 이익도 고려해 정책 수위를 조절해나가야 한다. 편향된 정책은 일부의 지지를 받는 대가로 다수의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그처럼 ‘기회비용’이 큰 정책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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