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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05.1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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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챔피언' 포스터 ⓒ워너브라더스코리아


3월 28일 개봉 / 전국 887개 스크린

서로가 서로의 손을 맞잡는 ‘팔씨름’ … 대안가족의 결속 영화


(뉴스투데이=클라렌스 영화칼럼니스트)

▲ 영화 '챔피언' 스틸컷 ⓒ워너브라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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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크(마동석)는 한 때 팔씨름 세계랭킹 선수였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운동을 그만 둔 지 오래다. 경비원 일을 전전하는 그에게 에이전트를 자처하며 다가오는 진기(권율).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진기가 미덥진 않지만 팔씨름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설득에 마크는 입양된 지 수 십 년 만에 고국 땅에 돌아온다.

그러나 진기가 마크를 끌어들인 곳은 지하세계의 도박장. 짜고 치는 고스톱에 마크가 응하지 않자 일은 꼬여버린다. 한편, 마크는 오래 전에 자신을 버린 엄마(손숙)을 찾아 나서지만 알고 있는 주소에는 홀로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여동생 수진(한예리)이 살고 있다. 우여곡절의 해프닝 끝에 마크는 처음 만난 가족을 위해, 잃어버린 꿈을 찾아 대회 준비를 시작한다.


▲ 영화 '챔피언' 스틸컷 ⓒ워너브라더스코리아

>>> 마동석에 의한, 마동석을 위한, 마동석의 영화

<범죄도시>(2017)를 잇는 일종의 ‘마동석 장르물’. 비슷한 예시로는 ‘성룡’을 떠올리면 되겠다. 기본적으로 액션을 바탕에 깔고 있지만, 코미디로 가족영화로 범죄물로 변형 가공되는 독보적 이미지의 1인 장르물. 어떤 면에서 마동석의 이미지는 성룡의 코믹하고 위태위태한 그것보다는 러닝타임 내내 한 대 맞는 걸 보기 쉽지 않은 ‘스티븐 시걸’에 가깝기도 하다.

영화 <챔피언>은 스포츠 장르물의 뻔한 과정과 결과가 뻔하게 예상되고 뻔한 그 공식을 교과서적으로 풀어낸다. 적어도 마동석이 시합장 안팎에서 맞닥뜨리는 그 누구도 (아무리 그럴듯하게 등장하더라도) 그의 상대가 되지 않을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영화 속 눈에 띄는 연출은 소소하고 찰나적인 위트와 유머를 담아낸 장면들에 있다.

(어리숙하게 연기하려 하지만 너무도 자연스러운 한국어 연기를 하는) 마동석의 코믹한 장면들은 물론이거니와 섣불리 덤비는 동료를 말리는 깡패무리의 조직원이라던가 팔씨름 챔피언 콤보의 대머리 후배들이 등장하는 씬은 아주 작은 역할과 분량이지만 적절하게 반복되는 호흡을 주면서 심심하게 전개되는 휴먼드라마의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물론 마동석을 뺀 나머지 인물들은 대체로 평이하고 단순하게 그려지고 그들의 사연을 설명하는 방식 또한 여유롭지 않지만, 소모적인 인물들의 등퇴장이 빈번한 상황에서도 한 편의 영화를 ‘원 톱’의 개인기에만 의존하지 않으려는 안간힘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 영화 '챔피언' 스틸컷 ⓒ워너브라더스코리아


>>> 손을 맞잡는다는 것의 의미

‘5월, 가정의 달’에 개봉하는 이 영화에 정상적(?)인 가족은 한 사례도 등장하지 않는다. 마크는 입양아이며, 새로 만난 가족은 (알고 보니) 피를 나눈 가족이 아니었고, 양아치처럼 보이는 진기마저 빚에 헐떡이는 아버지와 떨어져 살고 있다.

그러나 이 관계들은 ‘팔씨름’ 영화답게 서로가 서로의 손을 맞잡을 때 새로운 기운을 얻는다. 마크와 진기, 마크와 수진, 마크와 조카들, 그리고 마크의 시합장 아래서 손 모아 간절히 응원하던 이들이 모두 환호하고 부둥켜 안을 때 비로소 <챔피언>은 피 보다 진한 ‘가족 영화’로 완성된다.

한국영화에서 ‘대안가족’의 결속은 <가족의 탄생>(2006), <괴물>(2006)로부터 <부산행>(2016)까지 지난 10여 년간 유행처럼 다뤄진 테마이긴 하지만 단순히 식상한 반복이라 부르기엔 여전히 가치를 가지는 올바른 시선이다. 더욱 파편화 되고 작은 단위의 이해관계에 매몰되는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 영화 '챔피언' 스틸컷 ⓒ워너브라더스코리아


>>> 오버 더 톱과 챔피언 사이

(한국영화 르네상스라 불리던 90년대, 2000년대 초중반을 지나 판에 박힌 상업영화로의 데뷔 외엔 주류 진입이 쉽지 않은) 작금의 충무로 현실은 위대한 흥행 작가 감독들의 시대였던 6,70년대를 지나 컨셉 무비가 주류를 이루고 독창성보다는 성실한 연출력만을 요구 받았던 80년대의 헐리우드와 무척 흡사해 보인다.

그런 이유로 작품 속에서 감독 스스로 실베스타 스탤론의 <오버 더 톱>(1987)을 언급할 땐 기묘한 자기고백의 목소리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혈육의 끊을 수 없는 정을 기둥으로 삼은 30년 전의 레퍼런스를 핏줄을 뛰어넘는 이해와 연대의 가족 얘기로 진화시킨 지점은 꽤나 절묘한 선택.

영민해 보이는 이 낯선 신인감독이 연출자가 소모품처럼 쓰이던 80년대를 통과해 10년, 20년 뒤 새로운 헐리우드 전성기를 일궜던 장인들과 같은 단단함을 가지게 될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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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작 프리뷰 - 볼까? 말까?] ‘챔피언’ (2018 / 한국 / 김용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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