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28) 국회 첫 미투, 유명인 아닌 국회보좌관 성추행 폭로한 A씨

김성권 기자 입력 : 2018.03.06 13:32 |   수정 : 2018.03.0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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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뉴시스]


5일 국회 비서관 A씨, 실명으로 상사의 성폭력 사실 공개

비서관 "직장 내 위계에 의한 성폭력은 직장 내 괴롭힘 동반"

채이배 의원실, 해당 가해 보좌관 면직 처분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서지현(45·여)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문화예술계, 연예계 등 유명인의 성비리 사태로 확산되는 가운데 일반 직장인 사회에서도 용기 있는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성추행이나 성폭행 사실이 알려지면 사회적 단죄를 받는 유명인과 달리 일반 직장인 내에서 일어나는 성추문은 외부에 폭로한다 해도 가해자의 유명세가 없으면 미투 운동의 효과가 적을 수 있다. 오히려 실세 권력을 가진 가해자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국회에서 나온 첫 미투 동참은 이러한 일반 직장인 사회의 침묵을 깨는 미투 사례로 의미가 더 깊다.

지난 5일 국회 홈페이지에는 '용기를 내보려 합니다'란 제목으로 국회의원실의 한 보좌관으로부터 3년 여간 성폭력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생계형' 비서관이라고 밝힌 A씨는 가해자와 직장 상사 관계로 묶이기 시작한 뒤 성폭력이 일상적으로 반복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2012년부터 3년여간 근무했던 의원실에서 가해자인 보좌관으로부터 '뽀뽀해달라', '엉덩이를 토닥토닥 해달라'는 요구부터 술에 취한 상태로 늘어놓는 음담패설, 부적절한 신체접촉까지 성폭력이 일상적으로 반복됐다고 적었다.

A씨는 "당사자에게 항의도 해보고, 화도 내봤지만 소용없었다"며 "항의를 거듭할수록 오히려 의원실 내에서의 입지가 좁아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직장 내에서 권력과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그가 그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했고, '먹고 살아야 하는' 생계형 보좌진은 상급자의 평판이 다음 채용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법적 절차를 밟는 일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를 비롯한 미투 사례 대부분은 '권력형 성범죄'라며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국회 옆 대나무숲' 등 익명 게시판에 유사한 사례들이 올라오고 있지만 국회에서 실명으로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힌 건 A씨가 처음이다.

A씨의 사례에서 드러난 것처럼 일반 직장 내 상하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희롱은 가해자를 향한 미투가 쉽지 않다. A씨도 직장내 '위계에 의한 성폭력'은 '직장 내 괴롭힘'을 동반한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말을 꺼내기 어렵다고 고백했다.

국회 보좌진이 모인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성폭행을 당했다는 익명의 글이 올라왔지만 가해자의 영향력이 두려워 신고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이번 국회 미투 운동 첫 사례의 가해자인 보좌관은 다음날 면직된 것으로 전해졌다. 채이배 바른미래당(비례대표) 의원실은 6일 보도자료를 내고 "19대 국회에서 발생한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의 가해 당사자인 제 보좌관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매우 송구스럽다"며 "해당 보좌관을 면적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 의원은 "국회에 존재하는 권력관계와 폐쇄성은 잘 알고 있다"면서 "결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고, 바로잡아야 할 부분은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보좌관이 성폭력 사건으로 면직 처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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