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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철의 직업군인 이야기] (25) 연대전술훈련 평가서 '쉽게' 달성된 '남북통일'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논어(論語) 맨 첫장 학이(學而)편에 나오는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는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냐”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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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
    2019-03-25
  • [이태희의 심호흡]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조사에 냉소적인 여론, 그 3가지 이유
    삼성가 장녀 이부진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투약 의혹, 20일 저녁 7시 36분 첫 보도경찰은 21일 오후 2시부터 H병원 현장조사, ‘초음속 대응’에 여론은 싸늘 [뉴스투데이=이태희/편집인]삼성가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마약류인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상습투약했다는 의혹으로 곤경에 처했다. 경찰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조사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상스럽게도 여론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쏟아지는 관련 기사의 댓글에서 이부진 사장을 비난하는 내용은 찾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의 재벌 때리기 혹은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 물타기 등으로 단언하는 시각이 많다. 물론 이런 주장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책임한 풍설을 확산시킬 것이다. ‘댓글 민주주의’의 폐해로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이 재벌에 시퍼런 날을 세우지 않는 현상은 생경하다. 그 이유는 뭘까. ①‘갑질’과 거리 먼 이부진 사장의 ‘소소한 선행’에 영향? 우선 이부진 사장이 평소 이미지 관리에 성공한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선한 사람이 실수나 작은 죄를 범했다면, 관용하려는 게 인간의 본성이다. 이 사장은 국민적 분노의 대상인 재벌가의 ‘갑질’과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로 인식돼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창업자인 빌게이츠 부부처럼 거액의 기부를 실천하지는 않았지만, 소소한 선행을 베풀어왔다. 지난 2014년 고령의 모범택시 기사가 실수로 신라호텔 정문을 들이받아 무려 4억원을 변상해야 하는 궁지에 몰렸을 때, “호텔이 부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기사의 병원비까지 지원했다고 한다. 아픈 딸의 병원비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제주도의 한 음식점 주인부부를 도와주기도 했다. 재벌이 ‘푼돈’을 들이고 생색을 냈다는 삐딱한 시선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이 사장의 ‘소확행’은 ‘선함’쪽이라는 인상을 줬던 사건들이다. ② 사안의 경미함, 뉴스타파 보도가 사실이라면 상습투약인가? 상습투약하려면 자택도 가능, 왜 H병원에서 신분 노출 했나더 중요한 이유는 사건 자체의 ‘경미함’에 있다. 문제의 의혹은 진보성향의 고발전문 매체인 ‘뉴스타파’의 특종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뉴스타파는 지난 20일 저녁 7시 36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H성형외과 前 직원 폭로’ 제하의 기사에서 “ 서울 강남구 청담동 H성형외과에서 2016년 1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간호조무사로 일했던 김민지(가명)씨가 자신이 근무할 당시, 이부진 사장이 한달에 최소 두 차례 H성형외과를 방문해 VIP실에서 장시간 프로포폴을 투약받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프로포폴은 마약류이지만 수면마취제로 사용되는 게 허용돼 있다. 단 오남용이 사회적 문제로 도마위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의사가 판단해 적당량을 사용하는 것은 논란이 대상이 아니다. 뉴스타파의 보도내용을 보면 이 사장이 과다투여했다는 정황증거가 분명치 않다. 제보 내용을 100% 사실이라고 믿는다 해도 ‘한 달에 최소 2차례’가 오남용 혹은 과다 투약이라고 봐야 할지는 미지수이다. 그동안 프로포폴 과다투여로 사망하거나 법적 처벌을 받은 사례들은 1주일에 한 두 차례 이상의 투약 횟수를 보였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사태’의 주역인 최순실씨만 해도 일주일에 한 번꼴로 김영재 의원에서 프로포폴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씨가 이 건으로 큰 처벌을 받지는 않았다. 도덕적 비난을 격화시키는 촉매제가 됐을 뿐이다. 뉴스타파는 이 사장이 H성형외과를 방문할 때마다 ‘특별 대우’를 받았다는 사실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는 유치찬란한 대목이다. 이익추구가 목적인 강남의 성형외과가 재벌 오너에게 평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욱이 핵심 의혹에 대한 해명이 의혹보다 합리성을 갖고 있다. 이 사장은 21일 호텔신라를 통해 발표한 별도의 입장 자료를 통해 “2016년 왼쪽 다리에 입은 저온 화상 봉합수술 후 생긴 흉터 치료와 눈꺼풀 처짐 수술, 소위 안검하수 수술을 위한 치료 목적으로 (자세히 기억나지 않으나 수차례 정도) 해당 병원을 다닌 적은 있지만 보도에서처럼 불법 투약을 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적시를 통해 해명하고 있다. 이 사장 정도의 재력가가 프로포폴 중독자라면 H병원에서 공급받아 자택에서 투약하면 된다. 굳이 간호조무사 등에게 신원이 노출된 상태에서 과다투약 행위를 자처한다면, 대단히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전제조건이 성립돼야 한다. 이로 인해 합리적 의심이 이 사장의 해명보다 보도의 진의를 겨냥하게 되는 것이다. ③ 피해자 없는 '사생활'에 대한 경찰의 이례적인 신속성이 냉소를 부채질 뉴스타파 보도가 나온 지 반 나절 만에 광수대-강남서 합동 현장조사 결정적으로 경찰의 ‘이례적인 신속성’이 냉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경찰은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로 한 몸에 오명을 덮어쓰고 있다. 조직의 위기이다. 경찰 편이었던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여론도 검찰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조직의 명운을 걸고 수사하라”고 지시했을 정도이다. 그러나 현실은 민 청장의 비통한 지시와 겉도는 형국이다. 경찰은 버닝썬의 조직적 마약 유통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문호 버닝썬 대표의 구속영장을 받아내지 못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기각 사유는 한 마디로 영장청구 내용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지만 경찰의 버닝썬 수사는 초장부터 난관에 봉착해버린 실정이다. 이문호 대표등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을 때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지 못했던 경찰 책임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그런데 경찰은 이부진 사장 의혹에 대해서는 득달같이 달려들고 있다. 뉴스타파의 첫 보도가 나온 지 반 나절만인 21일 오전 경찰은 “22일 H병원에 대한 마약류 관리 실태 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것만 해도 예상을 뛰어넘는 재빠른 동작이었다. 경찰의 신속성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서 너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일정을 앞당겼다. 21일 오후 2시부터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강남경찰서는 보건소 관계자와 함께 H병원에서 현장조사를 벌였다. 누가 봐도 경찰은 수사력을 버닝썬 게이트에 집중해야 될 처지이다. 하지만 광수대와 강남서는 범죄 피해자가 결코 발생할 수 없는 '사생활의 영역'에 대해 순식간에 합동조사를 결정하고 실행에 옮겼다. 이 초음속 대응이 오히려 여론의 합리적 의심과 냉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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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희의 심호흡
    2019-03-21
  • [기자의 눈] 불신만 쌓이는 공시가격 부실 산정
    공시가격 형평성 논란 반복산정 기준 불투명해 혼란 키워구체적인 산정 근거 제시해야[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지난주 공동주택 공시 예정가격이 공개되면서 또 다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정부는 형평성을 제고했다지만, 시세가 비슷한 주택들 간에도 차이가 크거나, 불분명한 공시가격 산정 기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이 같은 논란은 공동주택뿐만이 아니다. 연초에 공개됐던 단독주택, 토지 등 부동산 공시가격이 공개될 때마다 매번 되풀이되고 있다. 정부가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공시가격을 바로잡겠다는 건 조세 형평성을 높이고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했는지 의문이 든다.이번에 공개된 공동주택 공시 예정가격도 형평성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서울 대표적인 재건축 추진 단지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전용면적 76.79㎡ 시세는 지난 1월말 기준으로 15억원 중후반대, 비슷한 수준의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의 동일한 면적은 16억원대다. 하지만 공시 예정가격은 은마아파트가 10억원, 잠실주공 5단지가 12억원대로 2억원 이상 차이가 났다.공시가격 현실화율에서도 같은 아파트 단지 내 면적별로 인상률이 차이가 나거나 작은 면적 공시가격이 큰 면적보다 높게 산정돼 역전되는 사례가 곳곳에서 발견되는 등 허점이 드러났다. 지난 1월에 단독주택 공시가격 산정 때도 그랬다. 마포구 연남동의 한 단독주택은 공시 예정 가격을 지난해 10억9000만원에서 올해 32억3000만원으로 통지했다가 이의신청 후 21억500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한 달 만에 10억원이 넘게 조정된 것이다.공시가격 산정이 허술하게 이뤄지다보니 불만도 증가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감정원에서 받은 공동주택 이의신청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2017년 390건에 이르던 이의신청은 지난해 1117건으로 집계돼 2.86배나 증가했다. 올초 공개된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이의 신청건도 지난해 889건에서 710건 늘어난 1599건이 접수됐다.문제는 정부의 불투명한 공시가격 산정방식이다. 정부는 이번에도 "지난 1년간의 시세변동분을 반영하는 수준으로 산정했다", "형평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추진했다"는 식으로 결과만 통보했다. 평가 산정 과정에 대한 설명은 여전히 부족하다.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건강보험료 등 68종에 달하는 각종 세금의 부과 기준이 되기 때문에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국민 누구나 관심이 크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안이다.정부는 공시가격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국민에게 충분한 정보를 알려야 한다. 형평성만 고려했다고 끝이 아니다. 정부만 아는 깜깜이 산정은 조세행정의 불신과 저항만 키운다. 구체적인 산정 근거를 공개해 공시가격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국민들도 수긍하는 공시가격 현실화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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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
    2019-03-19
  • [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102) 벳푸에 가다② - 동양최대의 야생 동물원 아프리칸 사파리
    ▲ [사진=윤혜영 기자] 동물원, 115만㎡에 69종의 동물 1.300마리가 있어 정글버스로 50분 운행벳푸는 온천과 미식, 도심 근교 사파리와 수족관·쇼핑타운 등 갖춘 명품도시[뉴스투데이=윤혜영 선임기자] 벳푸 입성 이틀째 날, 조식을 마치고 벳푸역 관광안내소로 가서 아프리칸 사파리 티켓을 구매했다. 왕복 버스비와 사파리 입장료, 정글버스 승차권의 패키지를 할인받아 구매했다.옆 뒤편의 버스 승강장으로 가서 줄을 서서 버스에 탑승했다. 사파리행 버스는 직행이 아닌 완행이었다. 벳푸 시내와 지옥온천 등의 유명 관광지마다 멈춰 서서 승객들이 타고 내렸다. 터질듯한 만원버스는 학창시절 이후로 거의 접하지 못했던터라 아이들을 챙기랴 흔들리는 버스에서 넘어지지 않게 중심을 잡으랴 진땀을 흘렸다.그때 중년의 어느 여인이 17개월 둘째를 한팔로 안고 땀을 흘리는 남편에게 자신의 자리를 양보해주고 본인은 목적지까지 서서 갔다. 타인을 위한 선한 배려가 참으로 고마웠다.버스는 점점 고원지대로 오르며 달려갔다. 차창 유리에 김이 서려 큰아이가 손으로 글씨를 썼다. 50분쯤 지났을까 지루함에 멀미가 올 즈음 종점인 아프리칸 사파리에 도착하였다.안내소 앞에 정글버스 두 대가 서있었고 동물들이 있음직한 독채 건물들이 보였다. 2시에 한국어로 방송하는 정글버스는 예약이 다 차서 못 타고 그 뒤에 오는 버스를 예약해두고 주변 구경을 했다.길 건너편에 유치원생인 큰 아이와 크기가 비슷한 조랑말들이 우리 속에서 놀고 있었다. 1.5m를 넘지 않는 미니말이다. 30kg미만 어린이들은 말을 탈 수 있다고 하여 500엔을 지급하고 큰아이를 태웠다. 조랑말들은 각자의 명함이 있었고 명함뒤편에는 이름과 나이를 비롯한 상세한 프로필들이 적혀있었다.딸이 탄 말의 이름은 '브리아나'였다. 아기 호랑이관에 갔다가 강아지 까페 등을 구경하고 정글버스를 타러 갔다.▲ [사진=윤혜영 기자]아프리칸 사파리는 약 115만 평방미터의 들판에 69종, 1.300마리의 동물들이 5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있고 정글버스는 각 구역들을 통과하며 50분을 운행한다.자리에 앉아 가이드에게 주의사항을 듣고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용으로 나뉘어진 먹이를 지급받았다. 철조망으로 된 문을 통과하여 드넓은 평원 속으로 버스가 천천히 진입했다. 높은곳에서 지켜보는 감시탑이 곳곳마다 있었다. 버스가 멈출때마다 동물들이 다가왔고 승객들은 집게를 이용해 먹이를 주었다.다양한 동물들이 나타났다. 커다란 곰이 창문에 붙어 먹이를 받아먹었고, 목이 긴 기린이 새끼와 함께 나타났다. 하이에나와 표범은 해바라기를 하며 조느라 버스가 나타나도 누워만 있었다.사자와 호랑이의 구역으로 들어섰을 때 하늘 위에서 독수리들이 나타났다. 사람들이 먹이를 건낼 때마다 빠른 속도로 나꿔채가며 호랑이를 약올렸다. ▲ [사진=윤혜영 기자]동물원의 좁은 우리에 갇혀있는 그들을 대할 때 마음속으로 알 수 없는 미안함과 안쓰러움이 교차했었는데 비교적 자유로워 보이는 동물들의 모습에 안도감이 일었다. 물론 그것조차 그들의 태생적 고향에 비할바는 아니겠지만 말이다.투어가 끝나고 십분 뒤에 벳푸역으로 가는 버스가 있어 잽싸게 줄을 섰다가 일등으로 버스에 올랐다. 다시 서서 갈 수는 없었다. 그런데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이들은 구경을 마저 하는듯 버스가 텅텅 비어 있었다.벳푸역에 내려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샀다. 여행 내내 로손이나 세븐일레븐 등의 편의점이 보이면 애용했는데 200엔이 안하는 원두커피의 맛이 참 좋았고, 도시락이나 샌드위치의 맛도 수준급이었다. 스시와 샐러드랑 어묵도 맛있었다. 나중에는 필요하지 않아도 눈에 보이면 본능적으로 달려가게 되었다.계산할 때는 현금이나 신용카드 외에 스이카나 리모카 등의 일본 교통카드로도 결재 할 수 있어 편리했다. 점심을 먹으러 기타하마 버스 정류장 뒤편의 토요츠네로 향했다. 텐동으로 유명한 맛집이었다. 텐동은 덴푸라 돈부리(天ぷら丼)의 줄임말로 밥 위에 각종 튀김을 올리고 소스를 더해서 먹는다. ▲ [사진=윤혜영 기자]1층은 만석이어서 다다미가 깔린 이층에 착석했다. 텐동과 치킨, 정식등을 섞어서 주문했다. 점심시간에 방문하면 주메뉴들을 할인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바삭한 튀김과 달콤한 간장이 스며든 하얀쌀밥. 맛있지 않을 이유가 없다. 텐동 외에 따로 주문한 메뉴들은 평범했다. 음식점에 가면 주력메뉴에만 집중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상기하였다.토요츠네의 뒤편으로는 시원하게 바다가 펼쳐졌다. 날이 차가워 바닷물은 먹색에 가깝게 짙푸른 빛깔이었다. 가까운 거리에 쇼핑센터인 유메타운이 있었으나 재래시장에 가보고 싶어 야요이 상점가로 어슬렁거리며 걸어갔다. 일부러 골목과 골목을 드나들며 걸어다녔다.낯설지만 정감있는 일본의 골목길은 한국과 다른듯 비슷하여 언젠가 와본듯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크고 작은 점포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낮에는 영업을 않는지 대부분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뒷골목에는 세월에 쇠락한 술집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었는데 문을 밀고 들어가면 어느 가수의 노랫말처럼 '어디선가 나처럼 늙어갈' 그리운 이가 앉아있을듯 지난 세기의 자취를 품은채 남아 있었다. ▲ [사진=윤혜영 기자]길 중간 즈음에 커다란 텐구가 자리잡고 있었다. 텐구는 승려나 도깨비의 모습을 형상화한 액막이 조형물로 붉은 얼굴에 과장되게 큰 코가 특징이다. 코의 모양에 따라 오오텐구, 쇼텐구, 카라스텐구가 있으며 벳부 시장의 텐구는 쇼와시대(1974)때 시장의 화재를 막는 부적으로 탄생했다.텐구는 마츠리(まつり)에 사용되어 위엄과 흥을 돋운다. 일본의 마츠리는 과거 길흉화복을 비는 제의(祭儀)에서 시작되었으나 현재는 축제나 이벤트로 점차 변형되어 지역의 이미지 메이킹과 관광객 창출에 이바지한다. ▲ [사진=윤혜영 기자]관광객들이 꾸준히 찾는 도시는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을까? 세계화로의 편입은 도시의 획일성과 몰개성을 가져온다. 메트로폴리탄은 거대한 마천루의 상징적 이미지로 형상화될 뿐 그 속에서 개인의 가치는 매몰된다. 세계 어디를 가도 똑같은 브랜드의 쇼핑센터들과 비슷한 주제의 테마파크, 체인 호텔들은 판에 박힌 여행의 패턴을 무수히 복제한다.결론은 다양성의 확보와 전통의 보존이다. 도시의 아이덴티티가 잘 살아있고, 관광 인프라의 구축, 지역의 정체성이 잘 확립된 도시는 쇠퇴하지 않고 살아남는다. 나아가 노인과 아동, 여성과 장애인을 배려하는 어메니티가 확보되어야 한다.​그런면에서 벳푸는 명품도시의 요건을 다양하게 충족하고 있었다. 온천과 미식으로 즐기는 즐거움, 도심 근교에 위치한 사파리와 수족관, 쇼핑타운 등의 접근성과 편의성은 벳푸만의 지역정체성과 어우러져 웰빙도시의 자격을 잘 갖추고 있다.- 3편에 계속>>>​윤혜영계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경남 통영 출생계간 ‘문학나무(발행인 황충상 소설가)’겨울호를 통해 신인문학상 중 수필 부문 수상자로 등단. 주요 저서로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화가들이 만난 앙코르와트’ 외 항공사와 증권사, 신문사 및 문화예술지 등 다수에 문화칼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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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
    2019-03-19
  • [김희철의 직업군인 이야기](24) 허무하게 떠나보낸 전우와 군의 사명
    ▲ 연대전투단훈련(RCT) 평가시 수색정찰하는중대원들 [국방부자료사진]줄담배 연기속에 허무하게 떠나 보낸 전우, 지금도 안타까워 연대전투훈련평가를 앞두고 물품 구입 나갔던 김하사,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음주 후 발목도 안오는 개울물에 얼굴을 담그고 혼절 음주로 인한 불행을 눈물 속에 수습하고 '대의멸친(大義滅親)' [뉴스투데이=김희철칼럼니스트]1981년늦가을, 겨울삭풍은 아니지만 산골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중대본부 화목난로 앞에 앉아 계속해서 줄담배를 피워대는 중대장의 손은 떨고 있었다.지난밤 연대전투훈련평가(RCT) 준비를 위해 물품을 구입하러 외출나갔던 김하사가 싸늘한 시체가되어돌아왔다.그날 오후에 평가준비 최종군장검사가 연대장 주관으로 계획되어 있었으나 다음 대대로 조정되었고, 대대장에게는 사고수습에 우선하라는 지시가떨어졌다.훈련평가를 위해서는 치밀하지만 사소하기까지 한 준비가 모두 필요했다. 특히 야간방어를 위해 견인및 신호줄과 후레쉬 야간필터, 건전지, 위장크림 등은 보급이 되지만 부족해서 필요 수요를 채우기 위해서는 추가구입이 필요했다.전날 늦은 오후, 김하사는 내게와서 우리 소대가 필요한 물품목록을 달라고 했고 분대장들과 상의해서 군장검사시 추가로 필요한 목록을 넘겨주었다. 그는 목록을 받고 중대행보관이 바쁘기 때문에 자기가 대신 다녀온다며 뜻밖의 외출을 즐거워했다.부대에서 한시간 정도 내려가면 주변의 부대원들을 위한 구멍가게가 있다.사실 없는 것이 없는 만물상이었다. 이미 RCT가 있다는 것을 알고 필요한 품목들을 이미 준비해 놓고 있었다. 물론 간부들이퇴근하다가 가게에 들려 간단한 안주와 소주 한잔을 즐길 수 있는 선술집 휴식처이기도 했다.물품을 모두 구입한 김하사는 그냥 복귀하기가 서운했는지 소주 한 잔을 했고, 내무반에 남아있는동료들 생각에 소주 댓병을 추가로 구입해 등에 지고 부대로 복귀하고 있었다.어느덧 야간점호 시간이 되어도 김하사가 복귀를 안하자 대대에서는 걱정이 되어 교육관에게 짚차를 내주어 찾아보라고 보냈다.한편 김하사는 취기가 오른 채 복귀하다가 부대쪽에서 짚차가 내려오자 음주를 들킬까봐 도로 옆 숲으로 숨었는데 마침 개울물이 흐르고 있어 몸을 숙여 물을 마실려다가 그대로 발목도 차지않는 개울에 얼굴을 박고 정신을 잃었다.김하사의 복귀가 늦어지자 결국 전대대원을 기상시켜 주변수색을 나갔다. 헌데 부대에서 얼마 떨어지지않은 도로가 옆개울에 그대로 얼굴을 박고 죽어있는 김하사를 발견했다.군에서 각개 병사들은 거의 매달 상급부대로부터 평가를 받는다.우선 분대평가가 매분기에 있고 소대,중대,연대 전술훈련 평가도 매년 있으며, 사단 및 군단급 부대는 지휘관 재임기간 치르는 전투지휘 검열로 소대원들은 매번 시험평가에 시달린다.게다가 큰 훈련을 앞두고는 사전 예행연습 및 숙달과 준비사열이 더 피로를 가중시킨다. 이번에도 연대장 재임기간 한 번 있는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생긴 불상사였다.소식을 듣고 달려온 가족중에는 신혼의 단꿈을 꾸던 아내와 갓 태어난 아기도 있었다. 울고불고하는가족들 앞에서 중대장은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하지만 군대는 그대로 흘러간다. 직업군인으로 한 개인이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순간의 음주로 발생한 불행은 안타깝지만 조직전체는 부여된 임무를 계속 수행해야한다.대의멸친(大義滅親)이라고했던가? 장례를 치루고 전우의 허무한 죽음도 뒤로 한 채 , 연대 전술훈련평가는 시작되었다.▲ 김희철 칼럼니스트- 육군사관학교졸업(1981년)- 동국대학원외교국방(석사)- 한남대학교정책학 (박사과정)- 5군단사령부작전참모- 3군사령부감찰참모- 8군단사령부참모장- 육군훈련소참모장- 육군대학교수부장- 육군본부정책실장- 청와대국가안보실위기관리비서관- 군인공제회관리부문부이사장- (현)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현)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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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
    2019-03-18
  • [기자의 눈] LG전자의 폴더블폰 ‘시기상조론’이 이유 있는 까닭
    폴더블 대신 선보인 듀얼스크린, 소비자들의 선택은[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경쟁사는 스마트폰을 접고 있는데, LG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어야 할 판.” LG전자의 차기 전략 스마트폰 V50에 적용될 ‘듀얼스크린’이 공개되자 쏟아진 혹평 가운데 하나다.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9에서 선보인 LG전자의 듀얼스크린은 2개의 화면을 뗐다 붙였다 하는 방식이다. 경쟁사보다 한발 더 나아간 혁신으로 가득한 LG전자의 신제품을 기대했던 많은 이들의 실망감은 공개 초기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다.삼성전자와 중국 화웨이가 각각 차기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와 ‘메이트 X’를 선보인 참이 아니었다면 사정이 달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한 화면으로 접고 펼 수 있는 참신한 폴더블폰에 매료된 대중들이 LG전자의 듀얼 스크린에 눈을 돌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폴더블 대신 듀얼스크린을 선택한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V50은 곧 고객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공개 당시와 다르게,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외 여러 체험존에서 V50의 듀얼스크린을 먼저 경험한 외신과 많은 소비자들이 혹평이 아닌 호평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미국 IT 전문매체 ‘더 버지’의 평가는 유독 눈길을 끄는 구석이 있다. 이 매체는 LG 듀얼스크린에 대해 “가장 실용적”이라는 한마디로 정의했다. 그리고 “당장 실용적으로 폴더블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폴더블폰이 ‘화제성’을 챙겼다면, LG전자의 듀얼스크린은 ‘실속’을 챙겼다는 것으로 풀이된다.LG전자가 노린 게 이 부분이다.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사장)은 폴더블폰 대신 듀얼스크린을 선보이는 이유에 대해 “폴더블폰은 시기상조”라며 “고객과 시장의 요구가 확실해지기 전에는 듀얼스크린을 적용한 스마트폰이 가장 최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폴더블폰은 분명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혁신이지만 그만큼 불확실한 시장이다. 접고 펼치는 디스플레이 부분의 내구성도 불완전할뿐더러 아직 생산수율도 완벽하지 않다. 가격도 일반적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는 224만 원, 화웨이의 메이트 X는 292만 원에 책정됐다.폴더블폰 시장 전망도 비관적이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는 올해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이 0.1%에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또한 갤럭시 폴드의 초기 판매량을 100만 대로 잡았다. 큰 흥행을 바라는 눈치가 아니다. 전 세계 15억대 수준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100만대 시장은 매우 미미하다.폴더블폰이 차세대 스마트폰이라는 점에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 이견은 없다. 다만 LG전자는 폴더블폰 시장에서 명백히 ‘퍼스트 무버’가 아닌 ‘패스트 팔로어’의 길을 선택한 셈이다. 삼성이나 화웨이가 퍼스트 무버로서 시장성이나 기술 신뢰성을 확인하고 나면, LG전자가 패스트 팔로어로서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어떻게 보면 한 수 앞이 아닌 두 수, 세 수를 내다보는 ‘영리한’ 전략이다.권봉석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되돌아보면 몇 번의 기회와 실기(失機)가 있었다”면서 “휴대전화 시장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될 때 실기했다는 지적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LG전자의 이번 결정은 기회일까, 실기일까. 고객과 시장의 움직임이 과연 어떨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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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3-16
  • [윤재은 공간철학] '공포'가 된 미세먼지의 원인과 대책은 무엇인가?
    ▲ 지난 6일 서울 하늘(왼쪽)과 같은 날 호주 시드니의 하늘 [사진=윤재은]인간은 ‘숨쉬는 존재’, 그 본질을 망각한 물질문명이 낳은 ‘미세먼지 공포’ 대재앙의 원인과 대책을 규명하는 게 주권을 위임받은 국가의 의무 국가 대신에 ‘개인’이 그 역할을 대신 해보니...[뉴스투데이=윤재은 칼럼니스트]어느 날 갑자기 닥쳐온 미세먼지의 공포는 인간의 가치관에 커다란 혼동을 가져온다. 산업혁명 이후 과학의 발전이 인간의 삶에 행복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환경 문제에서 공포의 대상이 되어 버린 지 오래되었다. 고대 철학자 아낙시메네스(anaximenes)는 공기를 모든 만물의 근원이라고 하였다.공기는 인간의 삶에 있어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는 물질 중 하나이다. 인간은 단 몇 분이라도 공기를 통해 숨을 쉬지 않고 살 수 없는 생명체이다. 하지만 우리는 신이 준 자연의 본질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관리하지 않은 채 물질문명의 발전에만 매달려 왔다. 이러한 물질적 욕망이 대한민국을 미세먼지의 공포에 신음하는 국가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어느덧 대한민국은 아침에 눈을 뜨면 미세먼지의 수치를 체크하고 마스크를 챙겨야 하며, 파란 하늘을 보며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이 소원이 되어버리는 나라로 전락하였다. 이러한 미세먼지의 공포가 공포로 끝나지 않고 현실 상황이 되면서 그동안 가져왔던 가치관의 변화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국가는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재난문자를 발송하여 마스크를 쓰고 외출을 자제하라고 한다. 국가의 재난문자는 말 그대로 미세먼지의 공포를 더욱 심화시키는 느낌을 준다. 세상의 모든 사건은 발생 원인이 있다. 국가는 그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이며 책임이다.원인을 해결하지 못하고 결과만을 발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다. 국가의 통치자는 미래를 내다보는 통치 철학이 있어야 하며 최소한 100년 이후를 대비하며 통치하여야 한다. 미세먼지의 원인은 무엇일까? 미세먼지에 대한 원인은 뉴스를 통해 많은 원인이 발표되고 그것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문제를 바라보는 인식에 따라 원인과 해결책은 다양한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미세먼지의 원인은 다음과 같은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세먼지의 ‘원인’은 다음과 같은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다.첫째, 화석에너지의 사용이 과다해지며 생겨나는 원인일 가능성이다. 화석에너지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등을 이용한 에너지이다. 석탄을 원료로 한 화력 발전소가 미세먼지의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리고 열 병합 발전소, 쓰레기 소각장, 공장 등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오염물질도 무시할 수 없는 미세먼지의 원인일 가능성이다. 둘째, 화석에너지를 사용하는 운송수단에서 생겨나는 원인일 가능성이다. 휘발유와 경유 자동차가 넘쳐나는 현대사회는 미세먼지와 함께 살아가는 구조적 모순을 앉고 있다. 과거 자동차의 수가 적을 때는 이러한 매연이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인구 집중도가 높은 도시화를 겪으면서부터는 자동차의 매연이 도시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다. 셋째,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일회용품, 플라스틱, 폐기물 등의 소각처리에서 생겨나는 원인일 가능성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 비닐봉지, 플라스틱 등의 폐기물 처리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일 가능성이다. 하루에도 엄청난 양으로 버려지는 비닐, 스티로폼, 플라스틱 등의 폐기물이 소각장을 통해 소각될 때 미세먼지가 발생할 가능성이다. 우리나라 일반 가정과 업소에서 하루에 사용하는 폐기물과 쓰레기가 얼마인지를 파악하고, 폐기물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를 조사해 보아야 할 것이다. 넷째, 도시화에 따른 고층 아파트와 건축물들이 공기의 흐름을 막는 것이 도심 미세먼지의 원인일 가능성이다. 자연은 공기의 흐름길을 가지고 있는데 도심에 가득 들어 찬 고층 아파트와 건물 등은 바람이 지나가는 길을 막게 된다. 바람의 길이 막히면 먼지는 정체하게 되고 오염의 원인으로 이어진다. 도시에 밀집된 밀집형 고층 도시계획이 도심 미세먼지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다. 다섯째, 바람의 방향과 정체가 미세먼지의 원인일 가능성이다. 바람은 계절에 따라 부는 방향이 다르고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바람은 미세먼지를 일으키지 않지만, 바람이 없으면 미세먼지의 집중화를 초래하게 된다. 그리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이웃 국가로부터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웃 국가에서 만들어 내는 미세먼지는 우리가 해결하기 가장 어려운 미세먼지의 원인일 가능성이다. 미세먼지의 요인은 위 5가지 문제 말고도 더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현재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원인이라고 생각해본다. 만약 위의 5가지가 미세먼지의 주원인이라면 이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미세먼지에 대한 해결방법의 제시는 말하는 사람마다 주관적일 수 있으나 국가를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에 대한 해결 방법을 함께 찾아보아야 한다. 미세먼지가 국가의 재난 상황인 현 상황에서 결과를 탓하기보다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을 생각해보고 해결 방법을 제안해보는 것은 국민의 한사람으로 매우 중요한 의무라고 생각한다. 미세먼지를 ‘해결하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안할 수 있다.첫째, 화석연료의 사용을 빠르게 줄이는 정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미세먼지에 석탄발전소가 문제가 된다면 석탄발전소의 수를 줄이거나 폐쇄하고 대체에너지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친환경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국가의 장기적 정책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국가의 정책에 맞춰 국민의 자발적 에너지 절약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국민 모두 에너지 소비를 조금씩 줄이면 화석에너지를 그만큼 줄여 미세먼지로 부터 벗어날 수 있다. 에너지의 소비를 줄이는 것이 미세먼지의 생산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된다. 둘째, 화석 자동차를 친환경 자동차로 바꾸는 정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자동차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국가에서 측정하는 미세먼지의 농도에 따라 차량을 10부제, 5부제, 2부제로 구분하여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국가는 빅 데이터 시스템을 통해 미세먼지 수치에 따라 자동적으로 차량의 부제를 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국가는 신속하게 전기자동차와 수소 자동차 보급을 위한 지속가능한 정책을 시행하여야 한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자동차 생산 강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자동차가 국가 정책이 되지 않는다면, 미세먼지의 공포로부터 벗어 날 수 없다. 현재 국민은 전기나 수소 자동차의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아 친환경 자동차 구매를 선호하지 않는다.이러한 결과는 결국 화석에너지를 사용하는 자동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고 미세먼지의 원인이 된다. 국가는 신속하게 국가 기간산업으로 전기자동차와 수소 자동차 보급에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지금 시작해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기 때문에 빠른 정책 결정이 중요하다. 자동차 중 영업용 택시의 운행에 관한 규정만 조금 바꿔도 미세먼지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영업용 택시는 손님을 태우기 위해 빈 차로 도시를 운행하며 손님을 태운다. 만약 영업용 택시가 손님이 없을 때에는 택시정류장에 정차하고 시동을 끈 상태로 손님을 기다리다가 손님이 타거나 콜을 받고 운행을 시작한다면, 빈차로 운행하면서 만들어 내는 오염도 줄이며, 교통정체 해소에도 상당부분 도움이 될 것이다.그리고 이러한 정책은 택시운전수들에게도 피로감을 줄여줄 수 있어 일거양득의 정책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으로 택시 어풀이 잘 발달되어 있어 이러한 시스템을 잘 이용만 한다면 상당부분 미세먼지를 감축할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의 매연을 줄이기 위해서는 친환경 자전거 도로를 확장하고 주요 교통수단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과거 한국은 구릉 지역이 많아 수동형 자전거만으로는 먼 거리를 이동하기에 힘든 자연환경이었다. 하지만 전기자전거의 보급을 통해 출퇴근의 이동수단으로 사용된다면 1인 출퇴근 자동차의 수요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자전거가 출퇴근의 대체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는다면 현재 도로의 가장 안쪽을 자전거 도로로 바꾸는 방법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정책적으로 정착한다면 출퇴근 시간의 차량 정체뿐 아니라 미세먼지까지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러한 사례로는 덴마크의 코펜하겐이나 네덜란드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친환경적 자전거를 통해 운영되는 세계 도시를 벤치마킹하여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정책에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일회용품과 폐기물을 줄이는 정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의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커피숍, 식당, 슈퍼, 배달음식점, 가정용 등에서 사용되는 비닐봉투는 일회용으로 사용되고 폐기물 처리된다. 이러한 폐기물은 대부분이 소각되지만, 재사용되더라도 탄소 배출 및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이 된다. 정부는 일회용품 사용을 규제시키며 법적으로 명확히 하여 재처리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을 막아야 한다. 풍요로운 현대사회에서 일회용품의 범람은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할 뿐 아니라 미세먼지 발생의 주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는 지속가능한 용기의 사용에 국민적 공감대와 호응을 이끌어 내는 정책이 필요하다.국가는 일회용 비닐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가능하다면 사용을 금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만약 포장이 필요하다면 친환경 재질의 봉투를 사용하게 하여 환경오염을 줄이는 방법이 강구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식품과 상품 포장에 비닐, 스티로폼, 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는데, 국가는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제품들을 친환경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넷째, 새로운 개념의 도시 정책과 지역 분산을 통해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정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는 과도한 도시 밀집형 주거형태를 띠고 있다. 도시의 기능은 주거, 상업, 의료, 업무, 공공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는 주거 비중이 가장 높다. 하지만 주거가 반드시 도심 한복판에 밀집해야 할 이유는 없다. 물론 학교와 병원 때문에 미세먼지와 교통 체증을 불구하고 도심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학교, 병원, 백화점, 쇼핑센터 등을 도시 외곽에 설치하고 주거를 외곽으로 유도하면, 미세먼지뿐 아니라 교통체증까지 해소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외곽 거주형 주거는 전철이나 고속열차를 적절하게 설치하여 도심에 접근이 용이하도록 국가가 인프라 시설을 구축하여야 한다.그리고 외곽의 지하철 환승역에는 커다란 주차장을 만들어 무료로 환승 주차장을 이용하게 해서 자동차의 도심 진입을 막는 시스템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전철이나 고속열차에 자전거를 가지고 탈수 있는 차량을 배치하여 자전거 이용의 편의성을 개선해야 한다. 서울과 같은 거대 도시는 공공, 업무, 상업 중심의 도시기능을 유지하며, 외곽으로 분산된 주거공간의 확대를 장기적 과제로 풀어야한다. 이러한 친환경 정책이 대한민국의 미래뿐 아니라 미세먼지의 절감에도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다섯째, 바람의 방향을 바꾸거나 미세먼지의 유입을 막는 획기적인 기술 개발정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미세먼지가 유입되는 것은 자국의 산업화에 따른 부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많지만, 이웃 국가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바람을 타고 넘어오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미세먼지의 유입을 막는 방법은 기술적 도움이 절실히 요구된다.현대사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되고 있다. 위성을 통해 미세먼지가 이웃 국가에서 불어오면 바람의 방향을 바꾸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그것은 자연을 원리를 거스르는 것으로 매우 어려운 기술이며 자연환경에도 바람직하지 못할 것이다. 현재 이웃 국가에서 인공강우를 이용하여 미세먼지를 줄인다고 하지만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 화학물질을 통해 인공강우를 내리면, 그로 인해 내린 비가 땅에 스며들면서 농작물이나 동물 등의 성장에 치명적 환경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그 비가 강물로 흘러 들어가면, 인간이 마시는 물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따라서 인공강우 기술의 활용은 근본적 원인을 제거하기 보다는 일시적 효과만을 기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미세먼지의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비가 그치고 나면 곧바로 미세먼지가 다시 생성되기 때문이다. 만약 태평양에서 만들어진 태풍이 바다와 도시를 한번 뒤집으며 자연을 정화하듯이 조그마한 태풍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더 할 나위없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도 결국 자연을 거스르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 스스로 미세먼지의 ‘오염원인’을 줄이고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서해안이 미세먼지 유입의 진입로라면 눈을 만드는 기계처럼 수증기를 만드는 기계를 통해 서해안에 증기발생기를 만들고, 증기의 가벼운 성질을 하늘 위로 뿜어 올려 미세먼지와 결합하게 만들고 미세먼지의 질량을 무겁게 하여 바다로 떨어뜨리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 까하고 상상해본다. 물론 이러한 기술은 과학자들에 연구에 의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미세먼지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현 상황에서 국가는 첨단기술과 국가 시스템을 최대한 가동하여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주는 책임 있는 국가가 되길 기대해본다. 현재 우리 앞에 닥쳐있는 미세먼지는 국가의 중대한 위기 상황이며, 이러한 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그동안 우리가 미세먼지의 원인을 만들었고, 그 결과가 지금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지금이라도 미세먼지의 원인을 제거하고 푸른 하늘을 마음껏 바라보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자유를 느끼려면 책임있는 조치들이 곧바로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윤재은(Yoon Jae Eun)건축가이며 공간철학자 윤재은은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홍익대학교 건축학박사, Pratt Institute Master of Interior Design, New York, USA, Denmark International Study, affiliated with University of Copenhagen, Architecture & Design Program, 홍익대학교 디자인 학사를 졸업했다. 또한 UC Berkeley 건축대학에서 연구교수로 디지털건축을 연구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건축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가 있으며,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의 저서가 있다. 주요 건축 작품으로는 헤이리 블랙하우스, 25.7 하우스, 송해븐, 유진타워, 성북동 보현재주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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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3-11
  • [기자의 눈] 미세먼지 마스크에서 소외된 사람들
    ‘미세먼지 마스크’에도 금수저·흙수저 있다 미세먼지 마스크가 생필품이 된 시대, 저소득층에 마스크 지원해야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방독면을 쓰고 다니네." 7일째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가 이어졌다. 아침 출근길이나 점심시간 오갈때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부쩍 증가했다. 대낮 도심 한복판에서 방독면을 쓴 사람도 있었다. 미세먼지는 확실히 우리 생활을 뒤바뀌게 했다. 미세먼지 마스크가 ‘생필품’이 됐다. 신세계TV쇼핑에 따르면 지난 2월 신세계TV쇼핑 내 방역마스크 매출은 지난 12월 대비 약 150%, 의류 건조기는 약 30%, 공기청정기는 100% 상승하는등 폭발적인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인 날 야외에서 1시간을 보낸다면, 담배 1개비 연기를 1시간 20분 흡입하는 것과 디젤차(2000cc) 매연을 3시간 40분간 마시는 것과 같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보고도 있다. 미세먼지 대처를 위해서는 ‘보건용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보건용 마스크는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았다. 일반 마스크와 달리 미세입자를 걸러내는 기능이 있다. 보건용 마스크에는 입자차단 성능을 나타내는 ‘KF80’, ‘KF94’, ‘KF99’ 문자가 표시되어 있다. ‘KF’ 뒤에 붙은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더 크다. 식약처에 허가받은 KF94 마스크는 1개당 약 1000원이다. 대량으로 구매하면 더 저렴하긴 하다. ‘KF99’ 마스크는 1개당 가격이 3000원을 넘어선다. 문제는 마스크의 사용 기간이다. 식약처는 “보건용 마스크는 세탁하면 모양이 변형되어 기능을 유지할 수 없어 세탁하지 않고 사용해야 한다"면서 "한 번 사용한 제품은 먼지나 세균에 오염되어 있을 수 있어 재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전문업체인 유한킴벌리도 "마스크는 일회용 제품여서 하루 정도 착용한 뒤에는 새 제품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폐보호를 위해 매일 새 미세먼지 마스크 사용이 불가피하다. 미세먼지 마스크를 개당 1000원으로 잡고 계산해보자. 한 달에 25일만 외출한다고 해도, 매달 미세먼지 마스크 비용으로 2만5000원을 사용한다. 4인 가족이라면 한 달에 10만 원이다. 미세먼지 마스크에도 ‘계급’이 존재한다. 경제력이 좋으면 KF99를, 좋지않으면 일반 마스크(방한 목적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미세먼지 마스크 구매 비용은 소외계층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 기초생활수급자는 158만 명이다. 4인 가구의 기초생활 수급자 소득은 134만214원 이하다. 이들에게 월 10만원의 미세먼지 마스크를 구매할 여유가 있을까. 누군가 미세먼지 마스크 최상위 층에서 ‘방독면’을 쓸 때, 누구는 미세먼지 마스크에서 완전히 소외되고 있다. 우리는 ‘깔창 생리대’를 아직 잊지 않았다. 한 소외계층 소녀가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대신 신발깔창을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진 뒤, 생리대 지원이 늘었다. 여성가족부가 저소득층 여성에게 생리대를 지원하게 됐다. 미세먼지 마스크도 이제 생필품이다. ‘제2의 깔창 생리대’를 기억하다.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은 미세먼지 긴급대책 회의를 진행했다. 중국 정부와 미세먼지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간 미세먼지 저감 방안을 논의하는 사이에도 끊임없이 날아오는 미세먼지 속에 소외된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미세먼지 마스크다. 정부차원에서 소외계층을 위한 미세먼지 마스크 지원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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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3-07
  • [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103) 송해용 - 사랑, 꽃 피다
    ▲ [사진=윤혜영]화가 송해용, 절정의 아름다움 담은 꽃 그림으로 전하는 감동생생한 입체감에 눈 앞에 환한 꽃밭 펼쳐진 듯[뉴스투데이=윤혜영 선임기자] 경주 예술의전당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B1층에 내려 왼쪽으로 꺾었다. 바로 접해있는 전시장에 들어서자 환한 꽃밭이 나타났다. 당혹스러웠다.벽에 설치된 그림들의 색감이 너무 환하여 순간 착각을 했던 것이다. 노랑, 초록, 하양, 주홍, 보라, 연두의 총천연색 꽃들이 캔버스 밖으로 쏟아지는듯 했다.“조금 멀리서 보면 입체감이 살아나요”도슨트가 살갑게 다가섰다. 뭔가 설명을 해주고픈것 같았는데 한무리의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그녀와 나의 사이를 가로질렀다. 화폭 가득 수선화, 금작화, 나팔꽃, 달맞이꽃들이 만개했다. 꽃들의 상태는 절정의 아름다움에 이르렀다. 나비, 달, 새, 닭등이 꽃의 곁을 지켰다. 바야흐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다. ▲ [사진=윤혜영]작가적 윤리로서의 사회적 실현은 무엇일까? 예전에 니체는 말했다. 인간은 아름다운 것들을 통해 순화된 정서를 가지게 된다고.화가 송해용은 그런 의미에서 작가적 윤리를 충실히, 일관되게 수행하고 있다. 그가 즐겨 그리는 꽃은 그 영속성에 있어 고갈되지 않는 소재이며 친숙한 이미지로 마당 한켠이나 담장 위, 울타리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토착식물로서 한국적인 미의식을 간직하고 있다.작품명 ‘님마중, 님맞이, 그리움’ 등은 결이 고운 기다림을 함축하고 있다. 달맞이꽃의 꽃말은 기다림, 소원, 마법이다. 동시에 화가의 페르소나로 존재한다. ▲ [사진=윤혜영]미술작품의 예술적 가치는 단순히 사물의 구현이나 장식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선다. 이는 존재적 가치의 정체성 전복과 대상의 독자적인 해석에 따른 꼬리를 무는 새로운 창조성에 있다.실제와 또다른 생명으로 태어나는 캔버스 속 꽃들캔버스 위에 붓으로 피워낸 꽃들은 작가의 숨결과 염원이 담겨있다. 모방(mimesis)을 넘어선 현실감(reality)은 그만의 화풍으로 재해석되어 전혀 다른 생명으로 되살아난다. 어린시절, 거실 한켠에는 외갓집에서 얻어온 작은 풍경화가 걸려 있었는데 나는 그 그림이 참 좋았다.인적이 없는 바닷가에 나룻배 한 척, 그 위에 앉아 쉬고있는 뱃사공의 뒷모습. 몇 개의 선으로만 살려낸 그 풍경은 심리적 만족감과 더불의 위로의 기운까지 전해주었다.소파에 널부러져 아무것도 않고 바라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편안해졌던 것이다. 파라다이스가 그 그림 한폭에 존재했다. 대량으로 찍어낸 이미지에서는 결코 얻을수 없는 차별화된 감동이다. 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순수한 자연에서 얻는 만족과 비슷하다.꽃피고 나비가 나는 춘삼월이 무색하게 미세먼지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맑은 공기를 쐬며 공원을 산책하고 싶지만 먼 산을 지워버린 회색 스모그를 바라보니 엄두가 나질 않는다.멀지않은 미래에는 꽃구경이 귀한 유람(遊覽)이 되지 않을까 너무 두렵다. 오늘도 바깥산책은 접어두고 미술관으로 꽃구경이나 가야겠다.송해용의 <사랑, 꽃 피다>展은 2019년 4월 21일까지 경주예술의 전당 갤러리달 B1에서 전시된다. ▲ [사진=윤혜영]​윤혜영계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경남 통영 출생계간 ‘문학나무(발행인 황충상 소설가)’겨울호를 통해 신인문학상 중 수필 부문 수상자로 등단. 주요 저서로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화가들이 만난 앙코르와트’ 외 항공사와 증권사, 신문사 및 문화예술지 등 다수에 문화칼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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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
    2019-03-06
  • [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102) 일본 최대의 온천도시 벳푸를 가다 -1
    [사진=윤혜영] 후쿠오카 터미널에서 2시간, 온천마을 '벳부'에 가다원천수 2300개, 온천욕탕만 100개..세계적인 온천관광지[뉴스투데이=윤혜영 선임기자] 후쿠오카 국제선 터미널에서 출발한 고속버스가 벳푸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목적지까지는 2시간 10분. 달리는 버스의 양옆으로 숲들이 빠르게 밀려났다. 삼나무, 편백과 같은 쭉쭉 뻗은 수종들이 하늘을 향해 솟구친 일본의 숲은 둥글게 옆으로 퍼지며 주변을 감싸안는 한국의 숲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버스는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굽이를 돌고 산자락을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다가 이윽고 멀찌감치 도시의 형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짙푸른 먹색의 바다를 끼고 펼쳐진 도시에는 곳곳에 온천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인 유케무리(湯けむり)가 자욱하여 비현실적인 아우라를 자아냈다.동시에 차 안에서 똥냄새가 퍼지기 시작했다. 다급히 17개월인 둘째의 기저귀를 살펴보았지만 아니었다. 그건 유황(sulfur)의 냄새였다. 벳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온천광광지이며, 일본내 원천수와 용출량이 1위이다. 원천의 수가 2,300개, 공중 온천욕탕만 100여개에 달한다.료칸이나 호텔에서도 24시간 온천을 즐길 수 있으며 거리 곳곳에 온천이 흘러 길을 걷다가도 언제든 손을 담그거나 족욕을 할 수 있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테마화시킨 관광지가 아니라 온천이라는 천연자원을 특화시켰기에 전통성이 있고 자연친화적이다. ▲ [사진=윤혜영]벳푸 교통의 중심지이자 랜드마크인 벳푸역에 도착했다. 역 중앙에 럭비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아부라야 쿠마하치'의 동상이 보인다. 하회탈과 같은 얼굴이 익살스럽고 해학적이다.실존인물로 벳푸를 국제적인 온천도시로 발전시키는데 이바지하였다고 한다. 만약 근엄한 흉상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다면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했을 것이다. 뭔가 이탈적이고 틀을 깨고, 상식을 전복시키고, 권위를 파괴시키는 시도들은 신선하다.동상 앞에는 ​손을 담글 수 있는 온천 '테유'가 있었다. 많은 이들이 동상을 보고는 즐거워하며 포즈를 따라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유머란 바로 이런 것이다. 역 내부에는 관광객을 위한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는데, 영어에 능통한 아주머니들이 길을 묻는 여행객들을 응대하면서 벳푸 주요 관광지들의 쿠폰도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었다.역 뒤쪽의 주차장으로 걸어나가니 숙소인 '스기노이 호텔'의 셔틀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꼬불꼬불한 길을 돌아서 높은곳으로 올라간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호텔이 위치하고 있었다. 일단은 짐을 풀고 다다미 방에 누워 좀 쉰 다음에 여유롭게 노천온천을 즐겨보자는 내 머릿속 계획은 도착과 동시에 박살이 나버렸다.1층 로비에는 짐을 떠안은 투숙객들이 빼곡히 몰려앉아 진을 치고 있었고 동굴처럼 어두컴컴한 호텔 내부는 놀라서 웅성거리는 소리와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의 한숨소리로 터져나가고 있었다.대체 이게 무슨 사태인지?리셉션의 직원이 정전으로 인해 호텔 전체가 멈춰버렸다며 빠른 복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일단은 기다려주라고 설명하였다. 계획에 없던 변수에 당혹감이 일었다. 아이들은 배가 고프다며 아우성을 쳤고 주변의 편의점을 찾아가서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먹였다.정전사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았다. 지루한 기다림 중에 직원들이 객실로 들어가 기다리라고 안내를 했다. 열쇠를 받아드니 무려 12층. 애 둘을 이끌고 계단을 타고 배정된 객실로 이동했다. 중간중간 쉬고 싶었지만 무거운 내 짐을 들고 뒤따라오는 가녀린 여직원을 보니 눈치가 보여 부지런히 발을 놀려 방에 도착했다.그리곤 또 암흑 속에 무한정 기다림. 5시가 넘어갔고 10분 뒤였나? 형광등에 환한 불이 들어오더니 호텔 전체가 빛으로 되살아났다. 유카타로 갈아입고 지하 1층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식당을 몇 개나 이어붙인듯 엄청난 규모의 홀에 각국의 산해진미들이 넘쳐났다.바닷가에 접한 도시여서 그런지 생선회도 몇 종류가 있었고 아이스크림이나 초코분수와 같이 아이들의 눈높이를 고려한 메뉴들도 다양하였다. 또한 정전사태를 사과하며 모든 주류가 무료로 제공된다고 하니 샴페인과 사케를 주문하여 만족스런 식사를 하였다. ▲ [사진=윤혜영]손님들은 가족단위의 단체객들과 몇몇 휠체어를 탄 사람들, 노인들이 비중있게 눈에 띄었다. 식당의 한쪽에는 엄청난 수의 휠체어들이 대기중이었는데 일반 병원의 휠체어 수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고보니 셔틀버스에도 장애인 보조기구 탑승 마크가 부착되어 있었다.한국이었으면 그것들을 눈에 띄지 않게 구석에 숨겨두었거나, 휠체어를 탄 이들이 다른 손님의 눈치를 보았을 것이다.벳푸시는 일본에서도 장애인에게 친화적인 도시로 유명하다. 대기업과 민간기업이 장애인 고용을 독려하고 급여차별도 두지 않으며 공평하게 일하는 기회를 주어 자립을 도운다. 요점은 '차별이 아닌 공생'이다.호텔에는 문턱이 없었고 비탈길이 많았다. 휠체어를 탄 사람에게 직원 한명이 대동하여 밀착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몇 년 전 한복을 입은 손님이 위화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해 이슈화 되었던 한국의 모 호텔이 떠올랐다. 상반되는 접객 응대 수준에 쓴웃음이 났다. ▲ [사진=윤혜영]이후 노천온천을 하고 돌아오니 2시간 정전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하루 숙박비를 전액 환불해주겠다고 안내를 해주었다. 이토록 호쾌한 보상이라니! 정전이 되어 다소 불편함은 있었지만 여행하다 일어날수 있는 해프닝이라 생각하고 잊어버렸는데 충분한 보상을 해주니 호텔에 대한 이미지가 상승했고, 여행의 시작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대인배 스기노이였다.나이가 들어가니 소박한 행복이 주는 의미를 어느정도 알 것 같다. 젊은 시절에는 대도시의 현란함이 좋았다. 공격적이고 역동적인 화려함은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했고, 분위기에 도취되어 술에 취해 왁자지껄하게 흘려보낸 의미없는 시간들이었다.도시 콘크리트 숲 아닌 작고 나즈막한 마을은 시시콜콜한 일상의 '특별함'사십이 넘어가고 어느 정도 인생의 패배와 소소한 성취들과 시간이 주는 어쩔수 없는 수긍들을 차례로 지나치게 되면서 비로소 작디작은 나의 일상이 소중해졌다. 획일화되고 몰개성적인 도시의 콘크리트 숲보다는 작고 나즈막한 마을들과 계절의 무르익음을 간직한 자연들과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그네들의 시시콜콜한 일상들이 더 특별하고 의미있어졌다.​나이들어가는 것은 결코 유쾌하지 않지만 장점도 없지는 않다. 내것이 아닌것에는 빠른 체념을, 오늘도 어제와 다름없이 시작되는 평범한 하루에 감사를, 특출나지는 않아도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아이에게 고마움을, 그저 고요히 지나가는 모든것들이 기적이고 행복이라는 것을 말이다.그러나 언제나 흐르고 있지만 고여있는 것 같은 시간들, 반복되는 뻔한 일상들이 지리멸렬로 다가올때 우리는 훌쩍 떠나야 한다. 각자의 인생에 더욱 감사하기 위하여! 살아있는 축복을 더더욱 만끽하기 위하여!- 2편에 계속>>>​ 윤혜영계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경남 통영 출생계간 ‘문학나무(발행인 황충상 소설가)’겨울호를 통해 신인문학상 중 수필 부문 수상자로 등단. 주요 저서로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화가들이 만난 앙코르와트’ 외 항공사와 증권사, 신문사 및 문화예술지 등 다수에 문화칼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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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2-27
  • [기자의 눈] 제약·바이오업계 ‘고용창출’…파격지원으로 신약 개발 생태계 먼저 조성돼야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글로벌 신약 1개를 개발했을 때 약 3만 7,800명에서 4만 2,7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잘 만든 신약 하나’가 커다란 고용효과를 낼 수 있음이다. 제약·바이오산업의 고용증가율은 3.1%로, 전산업 평균인 2.4%를 웃돌았다. 대규모 기술수출과 해외 진출 소식도 연이어 들린다. 전 세계 제약·바이오산업은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의 3배 규모다. 국내 제약·바이오사가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다진다면, 이로 인한 고용창출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 신약 개발은 더디기만 하다.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 시장에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드는 자본은 약 1조에서 2조원 정도다. 국내 제약사로서는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지만, 민간투자와 정부 지원을 합쳐 연간 연구 개발비 지원은 2조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업이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신약 개발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신약 개발을 독려하기 위한 정부 정책도 무용지물이 됐다. 정부가 지정한 ‘혁신신약약가우대정책’은 국내 제약사가 신약을 개발하면 대체 약제의 최고 가격보다 10%까지 약가를 올릴 수 있는 제도로, 국내 제약사들에게 유리한 제도다. 그러나 지난해 한미 FDA 개정안 협상 과정에서 해외 제약사들에도 국내 제약사와 같은 대우를 해주도록 정책이 바뀌면서 ‘없으니만 못한’ 제도가 됐다. 신약개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책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는 AI 기술을 이용한 신약 개발 지원, 인재 양성 교육 실시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R&D(연구개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금전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스위스는 연간 1000개 산학협력 프로젝트에 연구비용이 50%를 국가에서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정책을 펼치며 제약·바이오산업을 국가 주력산업으로 만들었다. 마침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높다. 100대 국정과제로 제약·바이오산업을 선정하는가 하면, 관계부처장이 연초부터 현장을 방문해 업계의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러나 관심으로만 그치면 안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을 키우기로 했다면, 더욱 과감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정부 지원아래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생태계가 글로벌수준으로 바뀐다면 많은 젊은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더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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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2-14
  • [김희철의 직업군인 이야기](23) '마지막 삼청교육대'의 저리는 슬픔
    ▲ 지난 1994년 2월 15일 삼청교육대 진상규명 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국회앞에 몰려가 배상법안 마련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사회정화를 명분으로 걸었던 5공화국 초기 삼청교육대, 수많은 희생자 낳아[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제 5공화국 초기인 1980년에는 사회정화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워 ‘계엄포고령 13호’ 위반으로 6만명을 체포했고 그중 4만 3,599명을 삼청교육대에 입소시켰다. 이는 5.16쿠데타 당시의 ‘국토 재건단’과 마찬가지로 우리사회에 만연했던 정치 및 조직폭력배를 일거에 소탕하는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삼청교육대는 선량하거나 정치적인 희생자들이 포함된 사망자 52명, 후유증 사망자372명과 상해자 2,768명이 발생하는 아픔을 남겼다.필자가 소대장 근무했던 승리부대도 GOP민간인통제구역 안에 삼청교육대를 운용하며 선의의 피해자들이 포함된 범죄자들에게 정신교육 명목의 유격훈련과 진지공사 등을 시켰다. 사회가 안정되면서 정부는 경범죄자들은 모두 퇴소시키고 ‘81년 겨울이 되자 남아있던 고질적인 범죄 전과자들을 청송감호소로 이동시켜 통합관리하기로 결정하였다.당시 삼청교육대 입소자들을 총 26개 사단에서 분산해서 운용했기 때문에 승리부대에서도 대상자 약 1500여명중 단계별로 교육 목적이 달성된 대상자들은 모두 퇴소하고 약 40명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삼청교육대 잔여인원 40명을 청송감호소 입소 전까지 관리살인, 강간, 폭력 등 흉악범죄자 집단 관리 맡아... 삼청교육대 입소하는 심정 사단에서는 민가와 동 떨어져 있는 우리 대대에서 삼청교육대 잔여 인원을 감호소 입소전까지 관리하도록 판단했고, 명령을 받은 대대장은 필자보고 그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마침 대대에는 각 중대 막사들과 동떨어져 창고로 활용하던 폐 막사가 있었다.소대원들을 데리고 창고에 보관되어 있던 물품들을 모두 옮기고 부서진 창문들과 침상을 보수하고 보온용 페치카를 정비하는 등 바쁘게 준비를 하고 대대장과 연대장의 사열까지 받았다. 하지만 필자는 그들을 사고없이 순화시켜 감호소로 보내기 위해서는 시설 정비 등 물리적인 준비 보다 소대원들의 절대적인 충성심과 복종심 등 강인한 군인정신으로 무장된 심적 준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죽음의 순화교육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사람들의 죄질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살인, 폭력, 강간, 절도, 사기 등 이었다. 이들의 신상카드를 확인하면서 사실 17살에서 53살까지 다양한 연령 층으로 구성된 악마집단과 같은 이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막막할 정도로 마치 내가 삼청교육대에 입소하게 되는 것 같은 심정이었다. 사실 그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한 50대 입소자는 부산 도로에 다니는 오토바이는 모두 자신의 것이라며 도둑질과 허풍을 당연하게 여기고, 어떤 40대는 하도 말을 잘해서 전문 사기꾼임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하며,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한 30대는 말조차 붙이기 험악하게 쌍욕을 입에 달고 다니는 등 각양각색의 골치덩어리들이었다.탈영자 발생으로 사단 전체에 진돗개 발령, 인간적 대우해주려고 노력했던 필자, '배신감' 느껴자정쯤 탈영자 복귀해 "길 잃었다"고 해명 마지막 남은 입소자들에게 정상인으로 생활할 수 있게 교육시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단지 그들이 사고를 저지르지 않고 무사히 감호소로 이송 시키는 것이 목표였고 소대원들에게는 공식적인 대화 이외에는 개인적인 감정이 섞인 대화를 못하도록 통제했다그들의 하루 일과는 아침 점호 후 내무반 보온을 위해 대성산에 올라 화목을 준비하는 것이 모두였다. 오전에 산에 올라 2미터 정도의 나무를 운반한 후 오후에는 반복된 일과를 진행했고 경계병들에게 철저히 인원 통제해 이탈자를 없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그러던 중 어느 날 오후, 산에 올라갔던 분대장에게서 무전 연락이 왔다. 하산을 준비하며 인원 체크를 했는데 한명이 이탈했다는 것이었다. 난 즉시 대대장에게 보고를 했고 사단은 전 부대에 ‘진돗개’를 발령하여 수색작전에 돌입했다.그들을 인간적으로 대우해주며 동료의식을 심어주었는데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잡히기만 하면 엄청 패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탈영자가 어떤 행동을 할지 몰라 수색조에게 실탄을 분배하며 경고를 했는데도 위협을 가하면 사격도 가능하다고 일러주었다. 훈련이 아닌 실제의 대간첩 작전이었다. 톱과 낫을 갖고 있어 수색조를 습격하면 소대원이 다치거나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속이 타면서 수색조들을 지휘하다 보니 날이 어두워 졌고 사단에서는 통제를 제대로 못한 필자에게 호된 질책도 내려왔다. 내무반에 있는 입소자들에게도 그동안의 인간적인 모습이 아닌 경계 소대장으로 각 조별관리를 못한 조장들을 포함해 전체에게 질책을 하고 앞으로 통제가 더 심해질 것이니 각오하라고 경고했다.1,175고지인 대성산은 산이 높고 계곡이 깊어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첩첩산중이다. 사단 전 병력은 대성산을 중심으로 봉쇄선을 형성하고 주변 도로에는 차량을 이용 계속 순찰을 돌려 벗어나지 못하게 운용하는 등 전체가 제대로 대침투 작전 훈련을 하게 되었다.자정 가까이 되어 수용소 경계병에게서 연락이 왔다. 탈영자가 복귀하고 있다는 보고였다. 그는 지친 모습에 어깨에는 가느다란 화목을 메고 있었다. 산에서 길을 잃어 겨우 복귀했다며 ‘탈영의혹’을 펄펄뛰며 부인했다. 설명을 들으면서 도망가려고 했지만 끝없는 산속이라 날이 어두워져 그대로 복귀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삼청교육대 잔여인원이 청송 감호소로 떠난 날, 그들의 침상에선 기도문구와 십자가가 발견됐다. [사진제공=김희철]청송감호소 이송 앞둔 연대장 교육은 그들의 '반항'으로 난장판 돼 흉악범죄자들이 떠나간 침상에서 발견된 소녀 기도상과 기도 문구, 깊은 슬픔 느껴불교교리 중 삼법인(三法印)의 하나인 제행무상(諸行無常)은 “이 현실세계의 모든 것은 매순간마다 생멸,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체는 무상(無常)한데 사람은 상(常)을 바라는데 모순이 있고 거기에 고(苦)와 오해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시간이 흘러 어느덧 교육생들이 청송 감호소로 이동할 시기가 되었다. 대대장과 회의 결과 그들이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조용하게 탑승/이동시키는 것에 최대 중점을 두고 생활관에서 한명씩 나오면 헌병이 수갑을 채워 신속히 차량에 태우는 방법을 적용하여 경계병력을 배치시켰다.간신히 교육생을 다 태우자 마침 도착한 연대장이 정신교육을 시키겠다며 다시 하차를 지시했다. 건의를 했지만 순수한 입장에서 인상을 좋게 해서 보내야 한다는 의견에 우리는 따를 수밖에 없었다.차에서 내린 그들은 통제가 되질 않았다. 탑승할 때 채웠던 수갑은 모두 해체되어 있었고 고함도 질렀다. “먼저 퇴소한 사람 중에는 자신보다 더 잘못한 것이 많은 사람도 있었는데 자신을 감호소로 왜 보내냐”면서 이동하는 것을 거부하고 바로 퇴소 시키라는 항의가 거의 난동 수준에 이르렀다.결국 우리 경계병들은 외곽 경계만 하고 있는 상태에서 헌병들이 투입하여 제압을 하고 그들을 모두 탑승시켰으나 이미 출발장은 난장판이 되었다. 순수한 의도의 연대장 정신교육은 이미 물 건너간 상태였고 그들의 난동으로 오히려 연대장 신변이 위험할 뻔했다.소동이 끝나고 모두 출발하자 우리 소대는 뒷정리를 시작했다. 온갖 흉악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이 떠난 자리를 정리하다가 발견한 것은 사무엘이 기도하는 ‘오늘도 무사히’사진과 십자가 카드가 붙어있는 침상이었다. 이때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찡하게 번져오는 슬픔과 아픔을 느꼈다.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했듯이 변하지 않는 것은 없는 법인데, 삼청교육대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악마 집단인줄 알았던 그들도 인간이었다. 겉으로는 거친 말투와 상스런 언행으로 주변 사람들을 긴장시켰지만 속으로는 신 앞에 겸손히 무릎 꿇는 순수함도 가지고 있었다.그들이 출발했던 그날엔 유난히도 하얀 눈이 많이 내려 마지막 삼청교육대의 저리는 슬픔을 위로해 주었다.- 육군사관학교 졸업(1981년)- 동국대학원 외교국방(석사)- 한남대학교 정책학 (박사과정)- 5군단사령부 작전참모- 3군사령부 감찰참모- 8군단사령부 참모장- 육군훈련소 참모장- 육군대학 교수부장 - 육군본부 정책실장-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 군인공제회 관리부문부이사장- (현)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현)안보팩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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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
    2019-02-08
  • [기자의 눈] 코앞으로 다가온 개인 브랜딩의 시대
    서점가, ‘퇴사’ ‘프리랜서’ 도서 증가…꿈 좇아 창업하는 2030세대 늘어 퍼스널 브랜딩 중요성 확산…창업자부터 취준생에게도 브랜딩은 ‘무기’[뉴스투데이=송은호 기자] 최근 서점을 가보면, 유독 ‘퇴사’나 ‘프리랜서’ 관련 도서들이 눈에 띈다. 책은 당대 사회를 반영하는 만큼 점점 기업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일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이러한 도서들은 스스로를 ‘브랜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어딘가에 소속되기보단 고유한 브랜드를 가진 개인으로 성장하라고 조언한다. 2030세대간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의 줄임말)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취업난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지만 좁은 문을 뚫고 들어간 회사에서 퇴사를 꿈꾸는 이들이 많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올해 1월 직장인 8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86.6%가 ‘사표를 내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30세대들이 수직적이고 조직을 중요시하는 문화를 거부하고 수평적이면서도 개인을 우선으로 하는 문화를 선호하는 영향도 있다.이러한 이유로 꿈을 좇아 창업을 선택하는 2030세대도 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8년 1분기 39세 이하 청년 신설법인은 5년전인 2014년 1분기 대비 33.7% 늘어난 7556개로 나타났다. 프리랜서와 창업에서는 ‘브랜딩’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직장인을 포함한 2030세대에서는 퍼스널 브랜딩을 해나가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직장인들이 모여 퍼스널 브랜딩 스터디를 하거나, 창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브랜딩 워크샵도 열린다.창업이나 프리랜서를 꿈꾸지 않아도 브랜딩은 고용시장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주요기업 인사담당자들은 “남들이 다 쌓는 스펙이 아닌 ‘자신만의 장점’을 드러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변화하는 일자리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나다움에 대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브랜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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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2-07
  • [기자의 눈] 정부 주도 ‘코리아그랜드세일’ 역대 최대 규모라 했지만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지난 1월 17일 외국인 대상 관광 축제로 10회째를 맞이하는 코리아그랜드세일(2019 Korea Grand Sale)이 막을 올렸지만, 실제 한국이 쇼핑 축제기간인지 실감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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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2-03
  • [기자의 눈] 건설 일자리 창출, 모래 쌓기가 아니다
    건설투자 감소로 건설 일자리 직격탄반(反) 투자 기조 정책에 변화줘야[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건설 경기 악화로 건설업 고용시장에도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건설사들은 이미 희망퇴직이나 무급 휴직을 받는 등 인력구조정에 나섰다. 신입사원도 갈수록 덜 뽑고 있다. 이러다보니 최근 1년간 5대 건설사에서만 정규직이 1085명이나 줄었다.일자리를 잃은 건설 일용직 근로자도 급증했다. 지난해 건설업 분야에 지급된 실업급여액은 약 7073억원으로 전년보다 2600억원(58.1%) 늘었다. 실업급여액 수급자의 대부분이 건설 일용직 근로자다. 이들의 일감이 줄어든 건 그만큼 건설사의 수주가 줄었다는 의미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건설수주는 4.2% 감소했다. 올해도 6.2% 더 줄을 것으로 전망된다.결국 건설업 일자리 감소는 그동안 정부가 고수해온 규제 정책의 결과다. 올해도 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의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지난해 4.4%보다 0.2%포인트 감소한 4.2%에 불과하다. 금액적으로는 당초 안보다 1조2000억원이 늘어난 거처럼 생색냈지만, 실제 예산 비중은 2013년 이후 계속 줄고 있다. 일자리를 만들라는 채찍질만 한 셈이다.그나마 SOC 투자 시기를 앞당긴 건 다행이다. 정부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1분기에 3조원, 상반기까지 생활형 SOC 사업에 5조7000억원의 예산을 조기에 투입하기로 했다. 생활형 SOC 사업은 일상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토목·건축 사업으로 올해 192개 사업에 8조600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투자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일자리 급감을 막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적인 처방에 불과하다. 근본적으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선 반(反) 투자 기조의 정책에 변화를 줘야 한다.일자리 예산을 늘려 숫자 올리기에만 급급하면 결국 부실한 일자리만 양산하는 부작용만 생겨난다. 더이상 일자리가 모래 쌓기가 아닌 투자를 통해 땅을 먼저 다지고 건물을 짓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일자리는 국민의 삶의 터전이고 기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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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1-23
  • [이태희의 심호흡] 스카이(SKY)캐슬 살아도 삼성전자와 현대차 못가는 ‘인구론’을 부숴라
    ​​JTBC의 인기연속극 ‘SKY캐슬’은 ‘잘 알려진 진실’을 자극적으로 폭로 [뉴스투데이=이태희/편집인] 요즘 잘나가는 방송사 JTBC의 인기연속극 ‘SKY캐슬’은 역설적 현상을 고발한다. 한국의 ‘학벌사회’가 심하게 왜곡되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사실 우리 사회는 수 십 년 동안 대학 서열을 해체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써왔다. 각 대학의 합격 커트라인을 비공개하고 수능이나 내신 대신에 ‘잠재력’과 ‘창의성’을 중시한다는 학생부종합전형을 대대적으로 확대했다. 이로 인해 오히려 세칭 ‘금수저’ 계층이 명문대학 인기학과를 독점하게 됐다. 드라마는 그 ‘잘 알려진 진실’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풀어낸다. 극단적이고 자극적이다. 수십 억 원을 들여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서울대 의대를 보낸 부모는 자식에게 ‘원수’로 격하되고, 극도의 충격에 빠진 엄마는 엽총을 입에 물고 자살하는 충격적 장면에서 드라마는 출발한다. 그 자살은 교훈을 남기지 못한다. ‘서울대 의대’의 가치에 도취된 등장인물들은 온갖 패륜을 감수하면서도 자식을 서울대 의대에 보내는 데 인생을 건다. 살인자를 은폐하는 범죄행위까지 저지른다. 드라마 작가가 던지려고 한 메시지는 명확해 보인다. 수능중심 대입전형의 폐해를 극복하고 공교육을 되살리기 위한 학생부종합전형이 실제로는 부모의 금력에 의해 합격과 불합격이 좌우되는 ‘금수저 전형’임을 폭로하기 위한 것 같다. SKY캐슬로 상징되는 최상류층은 SKY대학 인문계에 관심 없어, 서울대 의대만이 가치그러나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듯한 메시지가 더 강력하다. SKY캐슬로 상징되는 한국의 최상류층은 더 이상 SKY(서울대, 연대, 고대)의 인문계열에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심지어 경영학과도 거론되지 않는다. 캐슬에 거주하는 부모들에게 오로지 서울대 의대만이 유일한 목적지이다. 작가는 아마도 ‘인구론(인문계 대학 졸업생의 구할은 논다)’에 통달한 인물인 것 같다. 서울대 경영대를 나와도 삼성전자나 현대차와 같은 대기업에 입사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유명 대학 로스쿨을 보내도 미래를 보장받기 어렵다. 서울대 의대만이 안정적인 ‘계층 상속’의 통로라는 이야기이다. 기업체 관계자, “SKY캐슬 살아도 인문계 나오면 삼성전자 취업 어려워”기업체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열 손가락에 드는 수도권 명문대의 인문계를 졸업한다고 해도 인기 대기업에 취업할 확률은 1%도 안 된다. 모 대기업의 관계자는 “SKY경영학과를 나와도 삼성전자나 현대차의 서류전형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은 대부분 이공계 인력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SKY캐슬에 사는 아이도 SKY 인문계를 졸업했다면 삼성전자에 입사하기 어렵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해 “향후 3년 간 4만명을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고, 삼성그룹은 올해 1만여명을 신규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과 출신 취준생들은 가슴을 두근거릴 필요가 없다. 대부분 이공계 인력인 탓이다. 이 냉혹한 현실을 부숴버려야 한다. 그러려면 대학학제를 전면 개혁해야 한다. 인문계와 이공계로 대별되고, 인문계는 다시 ‘문사철-어문학-사회과학-상경’으로 세분화되는 학제는 수십 년 전의 유물이다. 부모 세대인 베이비부머는 인문계 졸업해도 결혼과 출산의 기쁨을 향유청년층은 명문대 인문계 나와도 불투명한 미래 속에 방치돼청년들의 부모인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세대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의 학제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치한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세상은 정신 못 차릴 정도로 급변하는 데 대학, 아니 대학교수들만 풍류를 읊조리는 형국이다.인문계 출신 베이비부머는 대학에서 ‘교양’을 배웠다. 그래도 졸업하면 취직할 기업은 넘쳐났다. 문사철을 전공해도 세상의 문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일단 기업에 입사해서 배우면서 일했다. 고등학교만 마쳐도 눈높이만 약간 낮추면 미래를 개척할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청년들이 직면한 현실은 냉혹하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알바생’보다 소득이 많지 않다. 결혼해서 자식을 키우고 집을 살 엄두를 낼 수 없다. 대기업 취업의 문은 좁디좁다. 스타트업이나 벤처에 입사해서 도전적 삶을 살아보려 해도 인문계 졸업자는 아는 게 없다. 더욱이 기업은 ‘가르쳐서 쓸 교양인’이 아니라 ‘곧바로 투입할 인재’를 원한다. 소위 인서울 대학의 인문계에 입학하려면 ‘신동’소리 한 두 번을 들어야 하지만, 졸업하고 나면 ‘패배자’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인문계 대학학제, 소수 교수의 기득권 위해 수많은 청년의 삶을 희생시켜인간 삶의 혁신 방향에 맞춰 대학도 ‘파괴’와 ‘창조’에 내몰려야그 책임은 전적으로 기성세대에게 있다. 시대정신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대학제도를 바꿔야 한다. IT와 바이오가 4차산업혁명 시대의 먹거리라면 인문계 학생들도 그 지식을 배우고 응용해볼 기회를 부여받아야 한다. 지식은 미래를 개척하게 해주는 도구이다. 최소한 인문계 대학 졸업자가 그 도구를 손에 쥐지 못하는 상황을 종식시켜야 한다. 교수란 무엇인가. 모든 것을 아는 자가 아니다. 학습능력이 뛰어난 지식인 집단이다. 그들의 전공이 무엇이든지 간에 새로움에 도전해야 한다. 새로운 지식을 공부해 학생들에게 전수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도태돼야 한다. 교수 면허를 딴 한 줌의 지식인을 위해서 그 무수한 청춘의 인생을 희생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굳이 ‘양적 공리주의’를 들먹이지 않아도 나태한 교수를 희생시키는 게 정의롭다. 궤변이 아니다. 인서울 대학중 숭실대, 서울과기대 등과 같이 중위권에 속하는 대학들에서는 수년전부터 그런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공과대학, 경영학과, 사회과학과 교수들이 협력해서 새로운 융합학과를 개설하거나, 이공계 학과에 문과 출신 학생을 선발하기도 한다. 의지만 있다면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부적응자’인 대학학제를 ‘파괴’하고 새로운 제도를 ‘창조’하는 것은 당장 선택 가능한 옵션인 것이다. 인간의 삶은 혁신되고 있는데, 삶의 지혜를 탐구하는 대학이 기득권의 달콤함에 빠져 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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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희의 심호흡
    2019-01-23
  • [이태희의 심호흡] 정의선 현대차부회장을 압박한 문 대통령의 ‘착각’
    일자리 창출에 명운 건 문 대통령의 경제행보, ‘우회전 깜빡이’라는 우려도[뉴스투데이=이태희/편집인]문재인 대통령의 연초 경제행보가 인상적이다. 진보정권이라는 이념적 정체성보다는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듯하다. 스스로를 ‘현대차의 수소차 홍보대사’라고 지칭하는 등 대기업의 혁신성장을 위한 조력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단호하게 드러내고 있다. 진보를 자처하는 언론매체에서는 “그가 우회전 깜빡이를 켰다”는 식으로 꼬집을 정도이다. 하지만 일자리가 없어서 피기도 전에 스러져 가는 대한민국 청년들을 구출하겠다는 통치권자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부터 진한 변화의 냄새가 풍겼다. 사실 문 대통령은 적폐 청산을 핵심동력으로 삼아 정권 창출을 한 인물이다. 때문에 취임 초기부터 그 적폐와 거리를 두려고 무진 애를 썼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진보와 보수의 이념적 지형이 정치적 지지기반 형성의 출발점이 되는 한국적 상황에서 불가피한 처신이라고 볼 수 있다. 본격화된 친 대기업 행보, 진보인사들은 ‘적폐에 둘러싸인 달빛’으로 꼬집어그런데 이번 청와대 모임에서는 국내 주요대기업 총수들이 문 대통령의 주위를 둘러싸는 사진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해처럼 함영진 오뚜기 회장과 같은 중견기업 오너가 부각되는 행사성 기획은 없었다. 청와대 경내 산책에서도 문 대통령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려고 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바로 옆에서 대화를 나눴다. 청와대 의전 관행상,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거리’는 우발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사전에 지정된 시나리오이다. 바로 뒤에는 최태원 SK회장이 보였다. 기업과 시장경제를 혐오하는 극좌적 인사라면 “적폐에 둘러싸인 달빛”이라고 탄식했을 법한 그림이었다. 광주형 일자리 무산 책임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인식은 '착시현상' 있는 듯 그러나 문 대통령의 ‘광주형 일자리’ 접근법에는 '착시현상'이 있는 것 같다. 그는 지난 17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 참석,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에 강한 기대감을 표출했다. ‘홍보대사’가 되겠다는 발언도 이 자리에서 나왔다. 현대차가 예뻐서 한 말은 아닐 것이다. 현대차가 미래차 시장을 주도함으로써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달라는 정치적 수사학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행사 이후 울산의 한 식당에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지역경제인들과의 간담회장에서 불거졌다. 문 대통령은 "'광주형 일자리'가 단순히 광주에서만 하는 정책이 아니라 어느 지역이든 그와 같은 형태를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인 만큼 울산에서도 추진되기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동차산업의 임금을 낮춰 국내 자동차 생산을 늘리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광주형 일자리의 핵심”이라면서 송철호 울산시장과 긴밀하게 협의해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정 부회장은 특별한 발언 없이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어깨와 가슴이 무거웠을 가능성이 높다. 최고통치권자에게 ‘불가능한 과제’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도 "현대차가 한국에 새로운 생산라인을 설치한 것이 기억도 안 날 정도로 까마득하다“면서 ”현대차는 그동안 외국에 공장을 새로 만들기는 했지만 한국에 생산라인을 새롭게 만든 것은 없었다“고 지적한 바 없다. 문 대통령의 잇따른 발언이 현대차 혹은 그 수장인 정 부회장에 대한 압박임은 바보가 아니라면 간파할 수 있다. 현대차 노조 아닌, 정의선 부회장에게 지난 해 무산됐던 ‘광주형 일자리’ 성사 압박성폭력 가해자 놔두고 ‘짧은 치마’ 입은 피해자 질책하는 격그러나 모름지기 압박이나 권유는 책임이 있는 당사자에게 가해져야 하는 법이다. 엉뚱한 곳에 화살을 돌리면 사태는 악화되기 마련이다. 성폭력 가해자 인권을 보호하면서 피해자에게 “짧은 치마를 입었다”고 질책하면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이다. 광주형 일자리의 가장 큰 걸림돌은 현대차 사측이 아니었다. 현대차 노조였다. 평균 연봉이 9200만원에 달하는 현대차 노조원들은 “광주형 일자리가 자동차산업 노동자의 임금 하향 평준화를 위한 음모”라는 논리를 내세우면서 격렬하게 반발했다. 현대차 노조원의 소비로 먹고사는 울산지역 전체도 반기를 들었다. 아니 거대한 진보세력인 민주노총이 ‘광주형 일자리’를 좌초시켰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하다. 현대차가 지난 해 연말 광주형 일자리를 전격적으로 포기한 것은 협상의 노동계 파트너인 한국노총 측이 당초 합의했던 ‘초임 연봉 3500만원’ 조건을 무효화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한노총은 막판에 ‘5년간 임단협 유예조항’ 삭제를 제시했다. 그럴 경우 초임연봉 3500만원 조건은 무의미해진다. 임단협을 통해 얼마든지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불응할 경우 현대차 노조처럼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 산업의 임금을 낮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문 대통령의 논리와도 정면으로 충돌한다. 솔직히 ‘낮은 임금’이라는 표현도 국민정서에 불을 지른다. 한국의 대졸 취준생이 희망하는 초임 연봉은 33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광주형 일자리 초임을 밑돈다. 더욱이 광주형 일자리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예산을 투자해 아파트와 복지시설을 제공하는 특혜도 풍성하다.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흙수저 청년들로서는 부럽기만한 일자리이다. 이념의 색안경 벗어야 ‘진실’ 보여, 진보의 적군이 ‘왼편’에 있을 수도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주인공인 기업은 태생적으로 탐욕적이다. 독점하고 노동을 착취할수록 이윤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주형 일자리 무산과정에서 기업의 탐욕이 걸림돌이 된 적이 없다. 현대차에게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은 절실한 희망사항이었다. 현대차 노조라는 막강한 이익집단의 탐욕 혹은 생존본능만이 작동했다. 광주형일자리가 생겨나면, 울산 현대차공장의 고비용구조는 장기적으로 도태될 것이라는 ‘공포’가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좌초시켰다. 그런 현대차 노조의 반발은 본인들 입장에서는 생존권 투쟁이고, 타자의 시선에선 탐욕이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을 ‘진보’로 생각하지만 ‘적군’이 항상 오른 편에 있는 건 아니다. 광주형 일자리를 성사시키려면 현대차 노조와 민노총을 설득하고 압박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념의 색안경을 벗어야 진실이 보이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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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1-19
  • [기자의 눈] SK최태원의 행복론에 눈물짓는 중소기업 ‘직장 민주주의’
    최태원 회장의 SK직원 '행복론'에 눈물짓는 중소기업 재직자들 그 눈물 속에 '중소기업 살리기'의 비밀 담겨 있어[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제 워라밸 점수는 꽝입니다. 60점 정도 될까요. 그렇다고 해서 여러분까지 그렇게 일하라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렇게 말하면 꼰대죠”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직원들과 '행복토크' 시간을 가지며 한 말이다. 최 회장은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를 이끄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라며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위해선 HR제도를 적극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의 발언을 접한 중소기업 재직자들은 자신의 '처량한 신세'를 반추하며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고연봉의 총수가 직원행복까지 챙기는 모습은 '낯선 풍경'이다. 그 눈물 속에 중소기업 살리기의 비밀이 담겨있다.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이 대기업만 선호하고 중소기업을 외면한다고 비난하곤 한다. 어려움을 모르고 자라서 배가 부르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변명을 해보자. 한국의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거나 짧게 다니다가 퇴사하는 것은 '돈'만의 문제가 아니다. '직장문화'도 중요한 가치이다. 월급도 적고 직장 민주주의도 척박한게 한국의 대부분 중소기업의 현실이다. 중소기업 사주가 높은 연봉은 못줘, '직장민주주의'는 마음먹기 달려중소기업 사주가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려면 '돈'말고 '문화'를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이 점을 많은 중소기업 사업자들은 모르는 게 솔직한 현실이다. 위디스크 실소유주 양진호에게 폭언·폭행을 당한 직원들은 왜 진작 퇴사하지 않았을까? 분위기라는 감옥 때문이다. 폭력적 분위기는 조직문화가 되어 직원들을 짓누르고 괴롭혔다. 피해자가 ‘양진호 회장님’이라 존칭을 쓰는 것만 봐도 분위기가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양진호 사례는 극단적이지만 사실 직원들을 괴롭히는 기업 갑질은 주변에 너무나 흔하다. 특히 청년들은 ‘중소기업이 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자가 만났던 '알바생'은 조직내 '갑질문화'에 질려 중소기업 퇴직 기자가 인터뷰했던 커피전문점 알바생 조정현 씨는 대학을 졸업해 4개의 중소기업을 옮겨다니다 여성 차별, 비합리적 지시, 극심한 파벌 등 ‘갑질 문화’에 질려 퇴사 후 3년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의 꿈은 창업을 해 ‘좋은 사장’이 되는 것이었다. 조정현 씨의 사례를 보고선 공감의 댓글들이 달렸다. ‘직원을 소모품으로 대한다’, ‘개인비서 마냥 부려먹는다’, ‘아무리 일해도 경력을 쌓일 수가 없다’ 등 “중소기업에 안가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등 주로 위계적인 문화로 생기는 문제점들이다. 대부분 내부에서 의견을 내도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태도의 기업에서 직원들은 결국 떠나거나 냉소주의 가득한 침묵으로 일관하게 된다.중소기업 인력 미스매치 현상이 몇 년째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기업 자신이 ‘문화 혁신’을 단행하지 않으면 연명하기 어려운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시대가 바뀌고 청년도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가 몰고 오는 변화, 조직역량의 본질을 뒤흔드는 중 90년대 생은 '수직과 복종'을 혐오하고 '수평과 협력'에 행복감 느껴4차산업혁명 시대로 인한 변화는 일자리 뿐 아니라 조직 내에서 필요한 역량도 변화시킨다. 앤드루 맥아피의 '머신, 플랫폼, 크라우드'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12년 사이 조직에선 반복적 행동이 필요한 역량은 사라졌다. 반면에 비루틴적인 분석적 역량은 11%, 타협, 설득, 협력의 사회적 기술은 24% 늘어났다. 단순 반복 일들은 기술이 점령했지만 사람 간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뜻한다.격동하는 산업의 변화 속에 진입하는 참여자들의 변화도 두드러진다. CJ에서 근무했던 임홍택 씨가 쓴 '90년생이 온다'에선 사회초년생들인 90년대생에게 충성심은 회사가 아닌 자기 자신과 본인의 미래라고 설명한다. 과거 고성장사회를 살았던 사람들과 오늘날 저성장사회에서 직장에 들어간 사람들은 일에 대한 태도나 관점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90년대생들을 위한 조직문화(분위기)는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는 것보다 회사가 그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소위 요즘 청년들은 군대식 모델의 상명하복이 극복된 곳, 수직 구조에서 수평 구조로 바뀐 곳, 내부 경쟁 게임을 협력 게임으로 전환시키는 곳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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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
    2019-01-18
  • [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최종회) 아내와 함께했던 오끼나와 다이빙의 추억
    전역 직전 오키나와 휴가여행서 아내 '허락'받고 설레였던 다이빙[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니스트]그러고 보니 필자가 전역한 이후 스쿠버 다이빙을 하러 꽤 많이 다녔다.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오끼나와도 가봐야 할 곳 중의 한곳으로 포함시켰는데, 오끼나와는 버킷 리스트 작성 이전에 이미 가보았던 곳이다.필자가 전역식을 하고 전역일 까지 약 3주간의 휴가가 주어졌고, 그때 필자는 정말 홀가분한 마음으로 아내와 함께 가까운 오끼나와로 며칠간 여행을 갔다. 단, 여행가기 전에 아내에게 양해를 구한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스쿠버 다이빙이었다. 아내가 오전에 호텔에서 쉬는 동안 필자는 다이빙을 한다는 조건이었고, 아내는 조금 못마땅해하면서도 동의를 했다.여행 시기는 12월 중순. 갈 때는 겨울옷을 입고 갔는데, 오끼나와는 초여름 날씨라 얇은 옷을 입고 다녔다. 오끼나와에서 첫날은 호텔 투숙 후에 근처를 돌아보고, 맛집을 찾아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다이빙 센터를 찾아서 예약을 했다. 약 2년 반 만에 하는 스쿠버 다이빙이라 설레기도 했지만, 발살바(Valsalva)가 제대로 될까하는 걱정도 들었다. ▲ 다이빙 보트 위에서 수면 휴식중인 필자 [사진=최환종]빵을 뿌리면 '닭'처럼 몰려드는 물고기들, 큰 놈이 손가락을 물기도오끼나와에서 둘째날 오전,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예약한 스쿠버 센터 강사와 만나서 장비를 착용하고 배에 올라, 오끼나와 본섬의 북서쪽 해안으로 가서 다이빙을 했다(다이빙 포인트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 그날 다이빙을 두 번 했는데, 수심은 5~6 m, 다이빙 시간은 각각 17분, 11분, 수온은 23도였다.오랜만에 한 다이빙이라 물속에서 불필요한 동작이 많았고, 그에 따라 공기 소모량이 많아서 다이빙 시간이 길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5mm 수트를 입어서 큰 추위는 느끼지 못하였는데, 잠수복 또한 오랜만에 입고 벗는데 정말 힘들었다.아무튼 오랜만에 바다에 들어갔고, 처음에는 약간 추운 듯 했으나 곧바로 추위를 잊고, 다이빙에 열중했다.오끼나와의 바다 속은 맑고 투명했다. 수중 시정은 10m 내외. 이제까지 경험했던 제주도나 동해 바다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주위에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지나다니는데, 강사가 주머니에서 뭘 꺼내더니 나에게도 준다. 빵조각이다. 강사가 빵조각을 손에 들고 조각을 내어 뿌리니 물고기들이 달려든다.그 모습이 마치 마당에 모이를 뿌리면 주변에 있는 닭들이 모여드는 그런 모양새다. 나도 똑같이 하니까 나에게도 물고기들이 몰려온다. 이런 장면은 잡지에서나 본 듯한 광경인데, 직접 하니까 재미있기도 해서 강사가 가지고 있던 빵을 더 달라고 해서 모두 뿌렸다. ▲ 다이버 주위로 몰려드는 물고기들 [사진=최환종]그런데, 약간 덩치가 큰 녀석이 다가오더니 빵조각뿐만 아니라 내 손가락까지 문다. 물고기가 배가 고팠나 ? 열대지방의 식인 물고기도 아닌데. 혹시 광견병 아닌 광어병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방정맞은 생각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 곧바로 수중 환경에 집중하고 있었다.두 번의 짧은 다이빙이었지만, 새로운 수중환경에서 다이빙을 했다는 것이 즐거웠다. 이제까지 접하지 못했던 훌륭한 수중 시정도 좋았고, 다이빙 내내 각종 물고기와 바다뱀이 다니는 것을 보는 즐거움 또한 컸다. '장롱면허' 아내에게 다이빙 유혹, 안타깝게 포기셋째 날도 오전에 다이빙을 하러 갔는데, 이때는 아내도 같이 갔다. 아내도 다이빙 자격증은 있지만, 그동안 다이빙을 할 기회가 없었기에 거의 ‘장롱 면허 다이버’다. 장비를 착용하고 아내와 같이 바닷가에서부터 걸어서 들어가는데, 물이 점점 깊어지자 아내는 너무 춥다고 다이빙을 포기했다. 추위를 많이 타는 아내인데, 아무리 오끼나와가 초여름 날씨라지만 수온 23도가 따뜻하지는 않았을 것이다.할 수 없이 나와 강사만 바다에 들어갔다. 이날 다이빙한 포인트는 그저 깨끗한 바다였고 볼만한 것이 거의 없었다. 오끼나와 바다에서 다이빙을 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한편, 스쿠버 다이빙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시행하면서 본 결과, 오끼나와도 다이빙 여행을 가기에 꽤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한국에서 가깝고(비행시간은 2.5시간 내외), 수중환경도 훌륭한 것 같다. 오끼나와 본섬 뿐만 아니라 남서쪽의 케라마 제도 등도 좋은 곳이라고 한다. 다이빙 비용은 필리핀보다 조금 비싼 것 같으나 접근성 등 여러가지를 종합해 보았을때 다이빙 여행을 가기에 적당한 지역으로 생각된다. 오끼나와 다이빙 때부터 Gopro 카메라로 동영상 촬영의 즐거움 시작 한편, 오끼나와 여행 때부터 Gopro 카메라를 사용했다. 호텔 수영장에서 처음 사용해 보았는데, 화질도 좋고 사용 편의성이 훌륭했다. 그래서 여행과 다이빙 내내 Gopro 카메라를 사용했고, 저녁에 호텔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여행에서 돌아와서는 영상 편집을 독학으로 배워서 나만의 스쿠버 다이빙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었고, 그 후로는 다이빙을 다녀올 때마다 다이빙 동영상을 편집해서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또다른 즐거움이 되었다.오전 다이빙, 오후 관광 형태의 오끼나와 여행이 끝나가고 있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날 아침에 필자와 아내는 호텔 발코니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상념에 빠졌다. 그리고 언젠가는 오끼나와에 다이빙을 하러 다시 오겠다는 생각을 하며, 공항으로 향했다. (끝)에필로그...지난 6개월간 “바다속 10m에서 풍류를 즐기다”를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동안 기고했던 내용은 지난 몇 년간 필자가 스쿠버 다이빙 여행을 다녔던 기록으로서, 필자의 소중한 다이빙 기록이며, 스쿠버 다이빙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앞으로도 스쿠버 다이빙은 계속할 것입니다. 새로운 이야기가 모아지면 그때 다시 지면에서 뵙겠습니다. ·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 순천대학교 우주항공공학부 초빙교수 · 예비역 공군 준장 · 공군사관학교(전자공학), 한양대 대학원(전자공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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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2019-01-17
  • [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13) 보홀의 가르침② “자만은 재앙을 부른다”
    돌고래 구경하고 첫 날 다이빙 포인트의 '매력'에 다시 끌려가 [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니스트]전에도 얘기했지만 그동안 필자는 맑고 깨끗하고 수중시정이 정말 양호한 ‘명경지수’와 같은 바다를 여러 곳에서 경험했기에 왠만한 수중시정은 필자 마음에 들기 어렵다. 어느덧 바다를 바라보는 몸과 마음과 눈의 수준이 높아졌다.명경지수와 같은 바다에서 다이빙을 하면 심신이 상쾌함은 물론, 바다와 내가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되는데, 보홀에서의 다이빙은 운좋게도 수중시야가 좋아서 상쾌하고 즐거운 다이빙을 할 수 있었다. ▲ 산호와 물고기떼 [사진=최환종]둘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돌고래가 많이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해당 지역에는 벌써 관광객을 실은 서너 척의 배가 도착해 있었다. 잠시 후 돌고래 몇 마리가 나타나서 배 주위를 돌아 다녔다. 듣기로는 그 지역에는 이른 아침 시간에 “돌고래떼”가 나타난다고 했는데, 실제로 돌아다닌 것은 대여섯 마리뿐, TV ‘동물의 왕국’ 등에서 보았던 수많은 돌고래 무리를 기대했는데 아니었다. 그래도 배 주위에서 자기들을 보란 듯이 헤엄쳐 다니는 돌고래를 보면서, 그들의 생동감 있는 움직임에 표현할 수 없는 작은 감동을 느꼈다.돌고래 무리들이 떠나고 우리는 다시 다이빙 포인트로 향했다. 바다는 잔잔했고, 수중 시야 또한 좋았다. 그런데, 어제 다이빙 했던 포인트가 너무 환상적이어서 그럴까? 이날 첫 번째 포인트는 어제 포인트에 비해서 다소 평범한 포인트였다. 그래서 두 번째 다이빙은 어제 갔던 포인트로 다시 갔다.다시 간 포인트는 역시 훌륭했다. 어제 갔던 포인트라서 그런지 주변 지형지물이 친숙한 느낌이다. 형형색색의 산호와 물고기들을 보면서, 때로는 물고기들을 따라 다니면서 보홀 바다속에서의 시간을 보냈다. ▲ 말미잘과 흰동가리. 푸른 바다색이 환상적이다 [사진=최환종]점심 식사 후에 세 번째 다이빙을 했는데, 이 포인트는 조류가 약간 있는 포인트다. 먼저 수심 5미터 정도로 내려가서 바위를 붙잡고 일행을 기다렸다. 일행이 모두 내려온 후에는 조류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며 주변 경관을 둘러 보았다.몇 년 전에 필리핀에서 조류를 타면서 다이빙한 이후 처음인데, 그때는 시야가 탁해서 큰 감동을 못느꼈는데, 이번에는 시야도 좋고 조류가 적당해서 다이빙은 물론 주변 경관을 감상하기에도 좋았다.세 번째 다이빙을 마치고 배위로 올라오는데 아쉬움이 컸다. 이렇게 좋은 바다를 놓고 떠나야 한다니... (보홀에서의 첫 다이빙은 일정상 이틀로 만족해야 했다.)다음날 배를 타고 다시 세부로 나와서, 세부에서 다이빙을 하루 더 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 인천서 직항로 타고 다시 보홀 찾아, 항공료 비쌌지만 배삯은 절약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시 다이빙 팀이 결성되어서 보홀을 찾았다. 다이빙 팀은 필자 또래의 지인들로 구성되었는데, 필자만 빼고 모두들 최근에 다이빙에 입문한 다이버들이었다.이번에는 인천에서 보홀까지 직항을 이용했고, 인천에서 새벽 2시 반 쯤에 출발, 보홀에는 아침 6시 반 정도에 도착했다. 항공권은 조금 비쌌는데, 인천에서 세부까지 가는 항공료와 세부에서 보홀까지 가는 배삯 등을 합한 금액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보홀(탁빌라란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수속을 마치고, 공항 밖으로 나가니 다이빙 리조트에서 나온 운전기사가 대기하고 있다. 리조트에 도착해서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고, 아침식사를 대충하고 바로 바다로 나갔다.그런데, 첫날 수중 시야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 지난번에 왔을때는 시야가 좋았는데. 강사에게 물어보니 보홀에서 수중시야가 가장 좋은 시기는 3~6월이라고 한다(우리가 갔을 때는 7월 중순이었다). 다이빙 관련 자료(인터넷이나 월간지 등)와는 차이가 나는 대답이다.게다가 다이빙 기간 중 거의 매일 비가 내렸고 약간의 바람과 파도가 있어서 쾌적한 다이빙을 하기에는 무리인 그런 기상 조건이었다. 다이빙을 다니면서 날씨 복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아무튼 쾌적한 조건은 아니지만 바다속에서 느끼는 절대적인 평안함과 자유, 그리고 바다와 내가 하나가 되는 순간을 즐기며 다이빙에 집중했다. 이번 다이빙은 Balicasac 섬 뿐만 아니라 Momo beach, Doljo beach(Panglao 섬 부근) 등 여러 곳에서 했는데, 기상 상태 때문에 쾌적한 다이빙을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 다이빙 하기 전 같이 간 지인과 함께 기념촬영. [사진=최환종]다이빙에 빠져 있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옛날에 어느 나무꾼이 신선들 바둑 두는 것을 구경하다가 도끼 자루 썩는 줄 몰랐다는데 꼭 그런 식이다. 어느덧 다이빙 마지막 날이 되었다. 그날은 이번 다이빙 여행 기간 중 가장 기상이 좋은 날이었다. 마지막 날이라도 기상이 좋아 상쾌한 마음으로 다이빙을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 귀여운 '니모' 즐기다가 동행한 초심자 놓쳐 부력조절 잘못한 초심자, 다이빙 보트와 충돌 위기 겪어마지막 날, 첫 번째 다이빙은 Momo beach에서 했다. 최대수심 20m, 다이빙 시간 43분, 수온 29도, 수중 시야는 좋았고, ‘개북이’와 ‘니모’도 많이 보였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수중에서 ‘니모’를 보고 있으면 그 귀여운 동작에 시간 가는줄 모른다.잔압계를 보니 공기가 50바 정도 남았길래 안전정지 수심으로 올라가려는데 귀여운 ‘니모’들이 노니는게 눈에 띄었다. 아직 공기가 여유 있어서 초보자 버디는 필리핀 강사에게 맡겨놓고 니모를 보러 갔다. 동영상도 촬영할 겸 해서.이때 수심은 5미터 내외. 니모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안전정지 할 수 있는 수심이다. 그렇게 3~4분 정도 있는데, 왠지 느낌이 이상하다. 주위를 돌아보니 근처에 있어야 할 버디가 안보인다. 강사도 안보이고. 서둘러서 수면으로 올라와서 버디를 찾았다. 필리핀 현지인 강사와 버디를 발견하고는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초보자인 버디는 필자가 니모를 보러 간 사이에 부력조절을 잘 못해서 점점 상승하고 있었고, 근처에서 버디 쪽으로 다이빙 보트 한척이 접근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본 강사는 즉시 상승해서 버디를 잡아야 하는데, 버디에게 내려오라고 수신호만 했다는 것이다. 정말 다행히도 다이빙 보트는 버디 근처에서 멈춰 섰다고 하는데... 아무일 없었으니 다행인데,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진다.그때 필자와 버디는 너무 화가 나서 배위에 올라와서 현지인 강사에게 따지니 얼굴만 숙이고 있을 뿐이다. 잠시 후에 한국인 강사에게 상황을 설명했더니 한국인 강사 또한 당황할 뿐이다.잠시 후에 화를 가라 앉히고, 현지인 강사에게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 안전이 최우선이다.”라고 조용히 타일렀다. 그리고 이날의 상황이 필자에게도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음은 물론이다. 그러면서 나도 되뇌었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절대 자만하지 말자 !!!”수면 휴식 후에 다이빙을 두 번 더 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왔다. 장비를 세척하고 잠시 쉬었다가 해가 질 무렵에 다이빙 팀 모두가 해변의 식당으로 갔다. 맥주 한잔과 함께 간단한 저녁식사를 하면서, 며칠 동안 다이빙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하는데, 며칠 사이 모두들 다이빙의 고수가 된 느낌이다.다음날 우리는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보홀 바다속을 생각하면서 잠에 빠져 들었다.(다음에 계속) ·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 순천대학교 우주항공공학부 초빙교수 · 예비역 공군 준장 · 공군사관학교(전자공학), 한양대 대학원(전자공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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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20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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