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포트] 풀무원 1000배 키운 남승우, ‘1번 사원’ 이효율에게 경영권 넘겨
강이슬 기자 | 기사작성 : 2018-01-0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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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풀무원 남승우 전 총괄CEO(오른쪽)가 가족에게 경영권을 넘기지 않고, 이효율 신임 총괄CEO(왼쪽)에게 경영권을 승계했다. ⓒ 풀무원

 
남승우 전 총괄CEO, 가족 아닌 ‘34년 최장기 근속자’에게 경영권 넘기고 ‘아름다운 은퇴’
 
이효율 신임 총괄CEO, 풀무원 법인 설립 전 ‘풀무원 무공해농산물 직판장’부터 함께한 직원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주)풀무원이 2018년 새해를 남다르게 시작한다. 풀무원 창사 이래 33년간 지속되던 오너경영을 뒤로 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새롭게 출범하기 때문이다.
 
풀무원은 남승우 전 총괄CEO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이효율 대표를 1월 1일자로 후임 총괄CEO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남 전 총괄CEO는 1984년 직원 10명으로 풀무원을 시작해 현재 직원 1만 여명에 연 매출 2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키웠다. 직원 규모만 따져도 풀무원을 33년 간 1000배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전문경영인 체제는 전문지식과 경영노하우를 가진 경영인이 자율적으로 기업 경영을 하고 성과와 실적에 책임을 지는 선진경영시스템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사례를 찾기 매우 어렵다.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경영권을 가족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승계한 경우는 유한양행 등 일부 기업 뿐이며, 대부분 대를 이어 기업을 이끌고 있다.
 
풀무원은 남 전 총괄CEO의 의지로 경영 체질을 바꾸게 됐다. 남 전 총괄CEO은 3년 전부터 만 65세가 되는 2017을 끝으로 ‘아름다운 은퇴’를 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이 계획에 따라 이효율 풀무원식품㈜ 대표가 작년 2월 ㈜풀무원의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남 전 총괄CEO는 이 대표에게 경영권 승계 프로세스에 따른 업무 인수인계를 착실히 실행했다. 총괄CEO 자리에서 내려온 그는 ㈜풀무원 이사회 의장을 맡아 필요한 경우 경영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게 된다.
 
남 전 총괄CEO의 ‘아름다운 은퇴’는 풀무원 창업주인 故원경선 씨의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원경선 창업주는 ‘풀무원 농장’으로 풀무원의 시초를 만들었다. 그는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아버지이며, 남 전 총괄CEO과 원 의원은 친구사이다. 당시 현대건설에 근무하던 남 전 총괄CEO는 원 의원의 권유로 1984년 풀무원에 투자하면서 경영일선에 나섰다. 당시 1984년 장사를 시작한지 첫 해에 직원은 10명뿐이었으며, 그 직원 중 한명이 이효율 신임 총괄CEO이다.
 
풀무원은 개인 회사가 아닌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으로, 경영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기업을 이끈다는 경영철학을 이어가게 됐다.
 
이효율 총괄CEO는 풀무원이 법인 설립하기 바로 이전인 1983년 서울 압구정동에서 시작한 ‘풀무원 무공해농산물 직판장’에 사원 1호로 입사한 직원이자, 풀무원 내 최장기 근속자이다. 풀무원 역사에 모두 함께한 사원 1호가 34년 만에 최고경영자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이 총괄 CEO는 풀무원 입사 후 마케팅 팀장, 사업본부장, 영업본부장, 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장, 풀무원식품 COO(최고운영책임자), 푸드머스 대표이사, 풀무원식품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영업, 마케팅, 생산, 해외사업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아 풀무원이 매출 2조원이 넘는 한국의 대표적인 바른먹거리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주역 역할을 해왔다.
 
풀무원 초창기인 1980년대 중후반에는 국내 최초의 풀무원 포장 두부와 포장 콩나물을 전국 백화점과 슈퍼마켓에 입점시키며 ‘풀무원 브랜드’를 알렸다. 1994년부터는 우동, 냉면, 라면, 스파게티 등 FRM(Fresh Ready Meal) 신제품 개발을 적극 추진하여 두부, 콩나물 등 소재 중심이었던 풀무원 사업을 신선가공식품으로 확장한 장본인이다.
 
해외사업도 맡았다. 2012년부터 해외사업에 직접 나서 풀무원식품 중국사업을 성장시켜 가고 있고 2014년에는 일본 두부기업 인수작업을 추진했다. 2015년부터 미국사업에 주력하여 미국 1위 두부 브랜드 '나소야'의 영업권을 인수하고 풀무원이 북미 두부시장 1위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총괄CEO는 언제나 ‘현장’을 강조하는 CEO다. 그는 풀무원 직원들에게 “생산, 영업, 마케팅 모두 현장에 가서 직접 봐야 사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는다”고 매번 이야기한다. 실제 이 총괄CEO는 식품기획실 본부장 시절 풀무원의 두부공장, 생면공장 등 주요 생산시설이 모여있는 충북 음성에 2년간 거주하며 냉장 생면 사업의 시장확대 전략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취미마저 ‘풀무원 제품 시식’이다. 그는 아침이면 늘 풀무원 제품 시식으로 식사하며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 또 점심 약속이 없는 날이면 수서동 사무실 메뉴개발실에 들려 제품 시식으로 점심도 해결한다. 식품업계 트렌드를 익히기 위해 자사 제품뿐만 아니라 경쟁사와 해외 신제품들도 시식하고 직원들과 함께 끊임없이 토론하고 맛 평가하기를 즐긴다.
 
이 총괄CEO는 취임 후 신년인사를 통해 “풀무원은 지난 33년간 많은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의 대표적인 바른먹거리와 로하스생활기업으로 성장해 온 저력이 있다"며 "새로운 미래를 맞아 로하스미션과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회사의 비전인 '글로벌 DP5(Defining Pulmuone 5조원)'를 달성하기 위해 힘찬 도전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강이슬 기자 2seul@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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