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3조원 통상임금 '시한폭탄', 3가지 빅이슈 터질까
이안나 기자 | 기사작성 : 2017-08-0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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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기아차의 올해 경영실적 및 하청업체의 운명 걸린 중대 사안

산업계 전반의 임금 폭탄 등 폭발 여부도 결정지을 리트머스 시험지 

17일로 예정됐던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의 1심 재판 선고가 연기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8일 "17일 선고하기 위해 기록을 분석해 거의 결론을 냈고, 판결문도 준비됐다"며 "그런데 기록에 원고들의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가 달라지는 등 오류가 너무나 많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노조 측에 기록을 다시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고, 노조 측은 최소 2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난색을 표하면서 일주일 안으로 확인을 마쳐 달라고 요청했다. 노조 측과 일정 조율을 마친 후 선고기일은 추후 정하기로 했다.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를 놓고 기아차 노사가 줄다리기를 한지 6년째다. 서울중앙지법이 선고하는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1심 판결에 재계와 노동계의 관심이 뜨겁다. 이번 소송은 상여금의 통상임금 인정 여부와 ‘신의성실의 원칙’과 관련 있는 만큼 자동차업계, 나아가 산업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① 상여금 통상임금 포함 여부와 '신의성실의 원칙'이 쟁점…기아차 '적자전환' 분수령

기아차 노동조합은 연 750%인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고 이에 근거해 연장근로 수당 등을 다시 계산해 소급 적용하라고 소송을 냈다. 통상임금은 '근로자에게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월급, 주급, 일급, 시간급 등을 총칭한 것'을 말한다. 대법원은 통상임금 범위 산정의 조건으로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을 제시했다.

쟁점은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 여부다.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실질적으로 임금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통상임금은 각종 수당을 지급할 때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법원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면 기업들은 그동안 지급하지 않았던 금액에 대해서도 소급해 지급해야 한다. 고용 인원이 많을수록 부담해야 하는 액수도 더 커진다. 노조원 2만 7000여 명이 참여한 이번 소송에서 기아차가 패하면 최대 3조 원 규모의 임금을 추가로 부담해야한다.

사측은 이에 대해 중국의 사드 보복에 중국 판매가 반토막 나는 등 경영상 어려운 상황이므로 ‘신의 성실의 원칙(신의칙)’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신의칙 적용'이란 권리 행사와 의무 이행을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해야 한다는 원칙(민법 제2조)이다. 앞서 ‘신의칙’에 따라 경영상 중대한 차질을 빚게 되면 미지급된 통상임금 주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있었다. 실제 기아차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48% 줄었고, 3조원 규모의 임금을 추가로 부담할시 이번 3분기부터 기아차는 적자전환하게 된다.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노조 측 주장과 추가 임금 청구 시 기업 경영상 중대한 어려움이 있는 만큼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회사 측 주장이 팽팽히 맞설 전망이다.

② ‘통상임금’ 재판 과정 진행 중인 곳 한국GM 등 86여 곳…산업계 '인건비 폭탄' 위기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통상임금 소송 결과에 재계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발생한 가장 큰 노동현안인 데다 소송결과에 따라 각 기업의 비용 부담이 대폭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고정적으로 지급한 정기상여금 등도 통상임금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 3년이 넘었지만 재계 전반에 관련 소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통상임금 소송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상반기(1∼6월)에 조사한 종업원 500인 이상 25개 기업에 제기된 통상임금 소송은 총 86건이다. 기업별로 평균 3.4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원칙적으로는 새 기준에 따라 그간 기존 방식으로 산정했던 임금을 다시 정산해 지급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소송이 집중되고 있다. 1심 판결이 2심 판결에서 뒤집어 지는 경우도 많다.

현재 통상임금 소송이 진행 중인 곳은 동종업계인 한국GM을 포함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업계, 아시아나항공과 대우여객 등 여러 곳이다. 금융권인 IBK기업은행 노조는 통상임금 1심에서 승소했지만 최근 2심에서 패소하자 향후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다.

노조의 강경투쟁과 소송전으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한 한국GM은 누적적자 확대로 현재 철수설이 끊이지 않는다. 이번 소송에서 법원이 기아차 노조의 손을 들어줄 경우 향후 재계가 감당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 기아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업계 역시 극심한 경영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③ 통상임금에 수당 포함되면 최저임금 인상 압박 요인 제거...'최저임금' 기준 논란

상여금 등 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문제는 기업들에 ‘양날의 칼’로 적용된다. 이번 기아차 판결에서 법원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포함시킨다면 기아차는 당장 적자가 발생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기본급을 낮추고 상여금을 높이려는 국내 기형적 임금 구조를 개선시킬 가능성도 있다.

국내 중견 기업중 상당수는 월급으로만 보면 최저임금 미달 문제가 없지만 상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따져보았을 때 최저임금이 미달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기계장비를 제조하는 중견기업 A사는 기본급의 600%를 고정상여금으로 두 달에 한 번 제공한다. A사 대졸신입사원 월급은 248만원으로 최저임금 기준 157만원을 훨씬 넘는다.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서 A사 초임 통상임금은 최저임금 기준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상여금을 제외하고 기본급을 최저임금 시급 기준으로 계산하면 6990원이 나온다. 내년 최저임금 기준인 7530원에 미달한다.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을시 A사는 최저임금 기준을 맞추기 위해 기본급 인상이 불가피하다.

즉 통상임금을 기본급으로만 계산하게 될 경우, 국내 상당수 기업들은 최저임금 미달이라는 새로운 딜레마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다.  


[이안나 기자 leean@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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