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시 뉴딜일자리, ‘블라인드 채용’ 대신 ‘스펙 차별’ 극성
취준생 | 청년 / 2017/07/24 11:27 등록   (2017/07/24 11:27 수정) 587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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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서울시청 로비에서 열린 2017 뉴딜일자리 박람회에서 시민들이 안내책자를 보며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청년뉴딜일자리 208개 사업자중 70.2%가 관련학과 졸업 및 자격증 소지 우대 명시

모집공고에 '수행 직무' 설명 누락해 사실상 직무능력보다 스펙으로 선발 불가피

서울시 청년정책 중 하나인 뉴딜일자리 사업이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는 것은 고사하고 지원자들을 '스펙'으로 차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창출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기조와는 달라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서울청년의회에서 서울청년네트워크 ‘뉴딜x일자리’ 모니터링팀 청년의원들은 청년들을 취업률로만 측정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서울시 뉴딜 일자리' 사업이 규모 확대 뿐 아니라 내실을 다질 때라고 강조했다. 

서울청년네트워크 '뉴딜x일자리' 모니터링팀이 자발적으로 뉴딜일자리 사업의 현황에 대해 점검한 결과를 이날 발표한 것이다. 이런 경우 통상적으로 의뢰를 한 서울시의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불구하고 모니터링팀은 객관적인 사실을 가감없이 전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형 뉴딜일자리’ 사업은 청년을 비롯한 참여자들에게 직무 경험을 제공하고 민간 일자리 취업까지 연결되도록 교육·상담을 병행하는 서울시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이다. 올해부터 서울형 생활임금인 시간당 8179원을 적용하고 최대 23개월간 일할 수 있어 청년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직무경험을 기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13년 시작한 이 사업은 지난해까지 2000명 대상으로 진행되다가 올해 5500명으로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더 많은 청년들에게 다양한 직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규모가 확대된 것은 좋지만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문제점들이 해결되어야 '서울시 뉴딜일자리'의 원래 취지가 되살아난다는 것이 청년의원들의 주장이다.

‘뉴딜x일자리’ 모니터링팀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17년도 청년뉴딜일자리 208개 사업장 참여자 모집공고를 조사한 결과, 70.2%가 관련학과의 졸업여부나 자격증 소지자 우대 등을 명시했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드립니다'라는 사업 취지와 달리 참여자들의 지원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일부 모집 공고는 참여자가 수행하게 될 업무사항을 누락하고 자격요건만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실제 참여자가 기대한 것과 다른 일을 하게 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 '뉴딜x일자리' 모니터링팀이 제작한 '나는 취업률이 아닙니다' 내용 중 일부 캡처

직무역량 설명 누락하고 관련학과 졸업 강조해 '비진학 청년' 참여 제한 지적

서울시 뉴딜일자리사업이 학력 및 스펙 등으로 인한 차별없이 직무역량을 기준으로 청년들을 선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행 직무를 모집공고문에 누락시킨 채 오히려 학력과 스펙을 요구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비진학 청년들의 참여 제한을 막는 요인으로 작동되기도 한다. 이 날 발표를 맡은 나현우 청년의원은 "서울시의 고용상 차별금지조례에 위반될 소지가 있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고용상의 차별행위 금지 조례 중에는 ‘고용상의 차별행위를 해선 아니되며, 균등한 고용기회를 보장하여야 한다’라고 적혀있다.



▲ 뉴딜일자리 사업장 공고문 중 일부. 직무 내용은 누락되고 자격요건만 제시되어 있다. ⓒ서울시

뉴딜일자리 담당 공무원, "귀찮은 일 대신하는 것"이라며 상처 줘

모 사업장 관계자, "이 경력으론 취업 못하니 해외나 알아봐라" 면박

이 모니터링팀은 "뉴딜일자리 규모화 과정에서 정책취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업장들이 등장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청년들이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직무 경험을 쌓기 위해 참여한 청년에게 사업장과 취업 특강에서는 정식 취업을 강요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뉴딜일자리 참여자 A씨는 “참여자가 일에 잘 적응하는지 관심은 없고 정식 취업은 언제할 건지만 물었다”며 ”일을 배우러 온 사람에게 ‘이 경력으론 이 분야 취업 못하니 해외를 알아보라’는 말을 들으며 사기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참여자 B씨는 "대기업에서 취업 특강을 하러 왔는데 자신이 성공할 수 있게끔 뒷받침된 주변 상황은 생각 못하고 자기 자랑하는 것 같았다"며 "이제 막 일을 시작한 사람에게 어서 취업해서 뉴딜일자리 그만두라는 말을 왜 듣고 있어야하는지 모르겠고 기분만 더 나빠졌다"고 전했다.

모니터링팀이 참여자들을 만나 본 결과 뉴딜 사업장 담당 공무원 중 한 명은 "뉴딜 일자리 사업은 일자리 없는 사람에게 돈 주기 위한 것이고 뉴딜매니저(뉴딜 참여자 관리)는 귀찮은 일 대신 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사례도 조사됐다.

'뉴딜x일자리'모니터링팀은 "사업 규모화 과정에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 일자리 정책을 숫자를 넘어 청년들에게 자존과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방치되고 있는 뉴딜 참여자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서울시 청년취업지원사업의 이해당사자협의체(서울시-청년참여자-운영기관) 구성 및 사업조정 권한 부여와 청년일자리사업 특별점검 및 조사 실시"를 제안했다.


▲ '뉴딜x일자리'모니터링팀 나현우 청년의원(좌)과 이에 답변하는 일자리노동정책관 조인동 국장 (우) ⓒ뉴스투데이

서울시 일자리노동정책관 조인동 국장, "대졸자 아니어도 참여하도록 자격 완화할 것" 답변

박원순 서울시장, "마음이 참으로 아프다"면서 '숫자 맹신주의' 반성 주문

이날 서울청년의회에 출석한 조인동 일자리노동정책관 국장은 이에 대한 답변으로 “뉴딜 일자리 자격요건에 대해 대졸자가 아니어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자 자격을 완화조치 하겠다”며 “말씀해주신 것처럼 참여자가 주도적으로 제도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민관협력체제를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마음이 참으로 아프다"며 "숫자 맹신주의, 우리의 성과를 숫자로만 표현해 전달하는 이 자세를 시정해야 한다 생각했는데 그 점을 지적해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일자리 정책을 우리가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과연 그것이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아직도 반성할 부분이 굉장히 많다"며 "모든 일은 이해당사자들과 관철되어야 제대로 정책이 실현되니 청년의원분들이 징검다리, 코디네이터로 참여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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