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은행권 ‘직원’ 줄고 ‘임원’ 증가 보도는 오보
이지우 기자 | 기사작성 : 2017-07-1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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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정보를 공개한 금융회사 중 지난해와 맞비교가 가능한 108개사의 고용현황을 발표했다. 발표내용에 따르면 주요 은행 13곳 분기보고서 비교결과 최근 1년 사이 직원 4237명이 줄고 임원 29명이 늘었다고 밝혔다. ⓒ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CEO스코어, 국내 13개 은행 임원 수 12.1% 증가 발표, 주요 언론 일제히 인용보도
  
관련법 시행으로 ‘임원 범위'를 전무 및 상무급으로 확대한데 따른 '착시현상'

 
최근 점포 축소와 인력감축을 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직원은 줄이는 반면 임원은 늘었다는 보도가 나와 그 진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지털 금융화의 추세 속에서 대규모 직원 감축을 해온 시중은행들이 임원 수를 오히려 늘리고 있다면, 심각한 '도덕적 해이' 현상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뉴스투데이가 금융감독원의 관련자료 분석 및 시중은행에 대한 취재를 종합한 결과, 임원 수가 증가했다는 보도는 관련 법규 변동에 따른 '착시현상'을 이해하지 못한 데 따른 오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해 5월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이 공포되면서 공시 대상 임원 범위가 기존의 부행장급에서 전무 및 상무급도 포함되도록 변화됨에 따라, 장부상 임원 숫자가 증가한 것이다.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실제 임원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 1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정보를 공개한 금융회사 중 지난해와 맞비교가 가능한 108개사(부동산신탁, 선물, 종금 제외)의 고용 현황을 발표했다.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의 올 3월 말 현재 전체 직원 수(비상근 포함)는 19만4422명, 임원 수는 2486명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직원은 3.3%(6625명) 줄었는데 임원만 6.2%(146명)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된 것은 ‘은행’이다. 은행은 디지털화를 주도하면서 채용은 줄이고 그나마 있는 직원마저 감축하는 가운데 임원이 늘었다면 심각한 사회 문제이다. 은행의 경영진이 평직원을 잘라내면서 임원은 늘이는 역피라미드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CEO스코어는 주요 은행 13곳 분기보고서 비교 결과 최근 1년 사이 직원 4237명(4.2%)이 줄고 임원 29명(12.1%)이 늘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국내 주요 언론기관및 인터넷 매체들은 이 같은 CEO스코어의 발표 내용을 거의 가감없이 보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2015년9월 분기보고서에 공시된 임원수가 21명에서 2016년 3월 25명, 2017년3월 32명으로 11명이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뉴스투데이 확인 결과 지난해 5월 공포된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라 공시 임원에 상무가 포함되면서 공시된 임원수가 늘어난 것처럼 착시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표=뉴스투데이]

우리은행 임원수 28% 증가?…상무 12명을 새로 임원에 포함시킨 계산 결과
 
하나은행, 상무 3명을 포함시켜 임원 증가처럼 보여 
 
법 개정 이전부터 상무를 임원에 포함 시켜온 신한‧KB는 각각 1명과 2명 증가

 
일부 언론사는 금감원 데이터를 시중은행별 지난해 3월과 올해 3월 분기보고서를 맞비교해 임원수 증가 순위를 매겼다. 언론에 공개된 은행 중 가장 임원수가 크게 늘어난 곳은 우리은행으로 25명에서 32명으로 늘며 총 7명(28%)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는 우리은행 직원수가 동월 기준 1만5798명에서 1만5740명으로 총 58명(0.36%) 감소해 4대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직원수는 가장 적게 줄었지만 임원은 가장 많이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뉴스투데이가 금감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임원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공시 기준 범위가 달라진 결과로 확인됐다. 데이터는 2015년 9월 분기보고서부터 살펴보면 차이를 알 수 있다.
 
2015년 9월 공시된 임원은 은행장‧수석부행장‧상임감사위원‧사외이사‧비상임이사‧부사장‧집행부행장으로 총 21명이었다. 이후 2016년 3월에는 25명, 올해 3월에는 32명으로 총 9명이 늘었다.
 
우리은행에서 이렇게 임원이 1년새 급작스럽게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2016년 보고서부터 '상무'가 임원에 포함됐다는 사실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올해까지 상무 12명이 포함되면서 급증했다.
 
기존 공시 범위 임원인 부행장급에서는 오히려 1명이 줄었지만 상무가 포함되면서 증가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생긴 것이다.
 
이런 착시 현상을 불러온 것은 앞에서 언급한대로 작년 5월 공포된 금융회사지배구조법으로 임원 공시 내용이 변경된 것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지난해 8월1일부터 금융회사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법률에 의해 공시하는 임원범위가 확대됐다”며 “임원 증가는 주요 업무의 집행·책임자가 임원에 포함하도록(금융회사지배구조법) 하면서 상무 이상이 임원으로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집행부행장까지만 임원에 포함됐지만 지난해 말부터 상무까지 임원에 포함됐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임원은 이사, 감사, 집행임원 및 ‘업무집행책임자’를 말하며, 업무집행책임자란 이사가 아니면서 명예회장·회장·부회장·사장·부사장·행장·부행장·부행장보·전무·상무·이사 등 업무를 집행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하여 금융회사의 업무를 집행하는 사람을 칭한다. 

지난해 3월 5명이 추가되고 올해 3월 12명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대해서는 "작년 3월부터 상무지만 업무적으로 임원에 해당되면 추가하기 시작했고 법 공포 후 전체 상무가 임원으로 공시됐다"고 설명했다. 즉 12명 상무 중 업무상 집행권리가 있는 5명이 먼저 포함된 것이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2016년3월 분기보고서에 공시된 임원수가 26명에서 2017년3월 29명으로 3명이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뉴스투데이 확인 결과 지난해 5월 공포된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라 공시 임원에 상무가 포함되면서 공시된 임원수가 늘어난 것처럼 착시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표=뉴스투데이]


하나은행도 마찬가지이다. 임원 숫자가 기존의 26명에서 29명으로 3명(11.5%)이 증가했다. 그러나 확인결과 하나은행의 임원은 증가하지 않았다. 기존의 임원 수 계산에서 제외돼왔던 상무 3명이 새로 포함된 결과이다.  
 
따라서 지난 해 8월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이 시행되기 이전에도 임원에 상무를 포함시켜왔던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이번 발표에서 임원 숫자가 거의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임원은 올해 3월 기준으로 각각 25명과 21명이다. 신한은행은 2명(8.7%), 국민은행은 1명(5%)씩 각각 증가한 것이다. 
 
임원 숫자 증감을 종합해 볼 때, 우리 은행은 1명 감소, 하나은행은 전년과 동일, 신한은행은 2명 증가, 국민은행은 1명 증가로 집계됐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국민은행(왼쪽)과 신한은행(오른쪽)은 기존 공시 임원수에 상무가 포함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의 경우 2016년3월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무포함 총 임원 수가 20명에서 올해 3월 21명으로 1명 늘었으며 신한은행은 23명에서 25명으로 2명 늘었다. [표=뉴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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