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성본부 CEO 북클럽](6) 김상근 연세대 교수 “키루스의 교육은 4차산업혁명시대 위기 극복 리더십”
미래일자리 | CEO북클럽 / 2017/05/19 12:34 등록   (2017/05/19 12:45 수정) 521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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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김상근 교수는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생산성본부의 '2017 CEO북클럽' 강사로 초대됐다.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고대 그리스에서는 위기보다 훨씬 더 심각한 절체절명의 상황을 ‘막다른 곳에 다다름’이라는 뜻의 아포리아(Aporia)라 이름 붙였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준비 없이 맞이한다면 우리는 굉장한 혼란과 함께 ‘아포리아’를 겪게 된다. 아포리아 시대에서 인문학은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연세대 김상근 교수(신학과)는 18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생산성본부(KPC)의 정갑영과 함께하는 신산업혁명 프로그램 ‘2017 CEO북클럽’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고전으로부터 배우는 변화의 지혜는?’을 주제로 강연했다.

자신의 저서인 '군주의 거울-키루스의 교육'을 중심으로 진행된 이날 강의 초점은 책 속에 나오는 '아포리아'에 맞춰졌다. 4차산업혁명 시대는 우리에게 '아포리아'가 될 수도 있다는 비유였다.

아포리아 시대에 참된 리더를 위한 고전 인문학, ‘군주의 거울’

‘군주의 거울’이란 기원후 8세기, 유럽이 본격적으로 중세에 접어들던 시대에 등장한 ’리더들을 위한 인문학 도서 목록’이다. 기원후 800년부터 유럽엔 봉건제가 생겨나고 국가 및 지역간 극심한 경쟁이 촉발됐다.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탁월한 리더에 대한 갈망이 싹트기 마련이다.

그래서 기원후 8세기부터 중세 유럽사회에서는 탁월한 리더의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학자나 사제들이 책을 집필했다. 이 책들이 새로 탄생한 ‘왕자’가 마땅히 본받아야 할 ‘거울’과도 같다고 해서 ‘군주의 거울’이라 했다. 군주의 거울은 유럽 중세시대부터 리더가 될 사람이 반드시 읽어야 할 인문학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상근 교수는 우리가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고전은 인간의 본성을 다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대는 변하고 위기는 과거와 다르게 전개되지만, 그 위기를 바라보는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김 교수는 책을 읽더라도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처럼 일회용 읽을거리가 아닌 고전을 읽어야 지금 우리가 처한 어려움을 지혜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군주의 거울’ 장르 속 최고의 책 '키루스의 교육'

‘군주의 거울’ 도서 목록엔 헤로도토스의 '역사',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플라톤의 '국가'가 있다. 하지만 김 교수는 “그리스 군주의 거울 중 최고의 책은 크세노폰의 '키루스의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피커 드러커는 “리더십에 대한 최초이자 최고의 책은 '키루스의 교육'”이라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을 탁월하게 제시한 고전을 들라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꼽을 수 있는데, 놀라운 것은 이 책 역시 '키루스의 교육'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책에서 “스키피오는 키루스를 모범으로 삼았다. 크세노폰이 쓴 '키루스의 교육'을 읽으면 스키피오가 절제와 온화함, 인간미와 관용 면에서 키루스 대왕과 얼마나 닮았는지 알 수 있다. 현명한 군주라면 항상 이와 같이 행동한다”고 기록했다. 키루스 대왕을 군주의 거울로 삼았던 스키피오를 예로 든 것이다.

김 교수는 “키루스는 페르시아 제국을 최초로 만든 인물로 알렉산드로스 대왕, 스키피오 장군, 카이사르 장군과 함께 고대 4대 천왕으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다른 민족에 배타적인 유대인들도 바빌론 광장에 포로로 잡혀있던 그들을 키루스가 해방시킨 후엔 그를 칭송하기도 했다.

키루스가 제시한 리더십 덕목들 되살려야

기분이 아니라 법에 의한 결정, 지혜와 파토스, 공정한 보상

'키루스의 교육' 저자인 크세노폰은 키루스의 생애를 설명하며 참된 군주가 지켜야 할 것들을 기록했다. 아포리아 시대에 리더가 지켜야 할 첫 번째 덕목은 ‘법’에 의거한 정의의 실현이다. 크세노폰은 12살이었던 키루스와 어머니의 대화를 통해 ‘모든 정의는 법에 근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의는 국가 구성원들이 이미 정해져 있는 신분 계급의 덕목에 맞게 따르는 것’이라는 플라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선한 사람을 악한 인간의 횡포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군주의 임무인데, 정의로운 군주는 권리의 평등이 참된 정의라 확신하고 법에 따라 판단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상근 교수는 “4차시대 글로벌을 지향하는 여러분의 회사는 자신의 기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법과 규율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지식보다 지혜와 파토스의 리더십을 강조한다. '키로스의 교육'에서는 인내하며 백성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는 동행의 리더십을 최고의 덕목으로 제시한다. 논리를 동원한 로고스, 거기에 열정을 더한 연설인 에토스의 리더십을 넘어 아픔과 고통까지 동행하는 ‘파토스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미국 흑인 인종차별 범죄 희생자 추도 예배에서 보여준 오바마 대통령의 ‘어메이징 그레이스 연설’이 대표적이다. 흑백 간 인종갈등을 단숨에 진정시켰을 뿐 아니라 화해의 찬송가를 부르며 미국 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자발적인 복종은 ‘지혜와 용기’를 겸비한 군주에게 바치는 백성들의 선물이라 표현했다.

셋째, 키루스 대왕은 ‘평등한 기회 제공과 공정한 보상’을 철저히 했다. 전쟁에서 시민과 귀족이 같은 무기를 들고 싸울 수 있도록 했으며, 누구나 공을 세우면 동일하고 공정한 보상을 받았다. 키루스 본인도 사병들과 동일하게 훈련받고 동일하게 식사했다.

상황에 따른 신축적 전략 운용, 자신의 행복을 포기 등도 키루스의 리더십 

넷째, 전쟁 중엔 바퀴에 낫이 달린 전차를 만들거나 말이 낙타의 냄새를 싫어하는 것을 착안해 낙타부대를 창설하는 등 ‘상황에 따른 전략의 신속한 변화’도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키루스는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는 자세’를 보였다. 그는 아들에게 왕위를 넘기며 “힘든 일에 집중하고, 걱정거리에 괴로워하며 경쟁에 시달리고 쉬지 못한다. 왕의 일이 결국 너의 행복을 방해할 것”이라고 유언했다.

김 교수는 이 날 강연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오늘 제 강연은 군주 모델이나 그의 저서를 공부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거울에 거친 여러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자신이 대한민국의 아포리아를 극복할 수 있는 지도자인가를 성찰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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