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인터뷰] ‘플라이북’ 김준현 대표, “배려받고 싶은 소비자의 니즈 공략하라”
사람들 | 창직·창업 인터뷰 / 2017/05/19 12:24 등록   (2017/05/19 09:00 수정) 527 views
▲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플라이북 사무실에서 김준현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책 안 읽는 사회’에서 ‘개인맞춤형 책 추천 및 배송’ 어플 성공시켜
 
‘역발상 창업’이지만 2년간 수입 없어, 소비자의 숨겨진 니즈 공략해 연 매출 1억 기록
 
책추천 어플 벤처회사인 ‘플라이북’ 의 김준현(34) 대표는 창업 직후 고생을 많이도 했다. 당초 구상대로 사업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창업 아이디어는 직장 업무를 하면서 떠올렸다. 다니던 회사에서 안드로이드 문서뷰 어플인 ‘폴라리스 오피스’ 개발 작업에 참여했었다. 김 대표는 신사업부였고, 함께 창업한 후배는 마케팅부였다.
 
해당 어플을 공개하자 전 세계에 2억 개 넘게 깔리고 앱스토어에서도 1등을 했다. 그 때 짜릿한 쾌감을 느끼면서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창업 전 생각으로는 “우리가 개발한 어플이 2억 개나 넘게 다운로드 됐는데, 창업해서 그 중에 10%만 다운로드해도 대박이 날거야”라고 판단했다. 사람이 몰리는 플랫폼이나 어플을 개발하면 그 다음에 돈이 몰리는 게 4차산업혁명시대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모으는 아이템 선정을 두고 고민을 한 끝에 책 추천 어플을 만들기로 했다. 이는 일종의 ‘역발상’이었다.
 
우리나라 성인 중 1년간 1권 이상의 일반 도서를 읽는 사람은 10명 중 채 7명(65.3%)이 되지 않는다. 10명 중 3명은 1년에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상황이다. 2년마다 실시되는 문화체육관광부 ‘2015 국민 독서 실태 조사’ 결과다. 2년 전보다도 6.1%p 더 줄었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종이책을 읽는 습관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책 읽지 않는 사회에서 책 추천 어플을 만든다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회사 후배와 함께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 우리나라 성인들이 책을 많이 안 읽는다는 조사를 보고 독서 인구를 늘려보자는 마음에서 ‘플라이북(Flybook)’을 기획했다.”
 
김 대표는 이런 생각으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2014년에 퇴직하고 퇴직하고 뜻이 맞는 후배와 함께 ‘플라이북’을 창업했다. 연령, 성별, 직업 등에 따라 ‘개인 맞춤형’으로 책을 추천했다.
 
그러나 시련은 빠르게 엄습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생각처럼 사람이 모이지 않았다. 
 
김 대표는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 만들었던 폴라리스 오피스는 B2B였고, 플라이북은 B2C인데 그 차이를 생각하지 못하고 착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아닌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어플은 시장에 널려있고, 홍보와 마케팅이 대단히 어려운 과제임을 예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전환점이 찾아왔다. 어플에 가입해 책을 추천받은 소비자들 중에서 “추천받은 책을 빌려볼 수 없냐”, “책을 사서 배송해주면 좋겠다”는 식으로 문의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김 대표는 바로 사업 아이템에 ‘책 배송’을 추가했다. 개인 맞춤형 책을 추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추천한 책을 사서 배송을 했다. 그 시도는 적중했다. 추천한 책을 배송받은 소비자들은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추천해서 배송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받음으로써 자신이 '배려'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 것이다. 
 
‘개인적인 배려’에 대한 소비자의 숨겨진 욕구를 간파한 김 대표는 이를 집중 공략했다. 배송하는 책의 포장지에도 정성을 기울였다. 긍정적 반응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어플가입자들도 증가했다. 이제 ‘플라이북’은 ‘책읽지 않는’ 한국 사회에서 '개인맞춤형 책 추천 및 배송’ 어플로 자리를 잡고 수익성을 내고 있다.
 
 
다음은 김준현 대표와의 일문일답.
 
 
‘취준생인가요?’, ‘연애 중인가요?’…세세한 개인의 특징을 중시
 
Q. 기존 책 추천 서비스와 ‘플라이북’의 차별점이 있다면?
 
“기존 서점 등에서 실시하던 책 추천 서비스는 소비자가 읽었던 책을 기반으로 했다.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거나 서평을 남겼다면 자기계발서 분야 중 스테디셀러나 신작을, 마케팅 책을 많이 읽거나 서평을 남겼다면 마케팅 책 중 스테디셀러나 신작을 추천해주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책을 안 읽던 사람에게 독서의 재미를 알려주기 위한 비전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때문에 기존 방식은 적합하지 않아다. 그래서 우리는 책을 읽고 싶어하는 사람들 개개인에 초점을 맞췄다. 그들의 현재 고민, 연애 여부, 성별, 나이 등 설문을 통해 취향을 파악하고 개인에게 맞는 책을 추천해주고 있다.”
 
Q. 독서 장려 방법으로 ‘추천’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일단 나부터 언제 책을 읽나 생각해봤다. 친구나 회사 팀장님, 선배 등 주변 지인들이 책을 추천해주면 그 책을 꼭 읽게 되더라. 그래서 다른 분들도 단순히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가 아닌 나만을 위한 책을 추천해주면 읽지 않을까 싶었다.”
 
Q. 책은 얼마나 읽나? 책 추천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
 
“주 1회 묵독파티가 열리기 때문에 최소한 주 1회는 읽는다. 책을 추천해줘야 하기 때문에 사무실에 출근해 계속 책 읽는 직원도 있다. 좋은 책을 발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직원은 원래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던 분이다. ‘묵독파티’에서 만난 인연으로 저희 직원이 됐다.
 
초창기에는 책을 많이 읽는 전문가나 출판사에 문의해 조언을 얻었다. 이를 베이스로 추천을 해주다 보니 DB가 쌓였다. 또 소비자들의 질의응답을 토대로 추천해주고, 후기도 쌓이면서 2만 개가 넘는 데이터베이스가 만들어졌다. 이를 토대로 비슷한 유형의 나이, 직업, 상황 등에 따라 추천해주고 있다.”
 
 
▲ '플라이북'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책 추천 서비스를 이용해 보았다. 현재 내 상태나 기분, 관심사, 취향 등을 선택하면 개개인에게 맞는 책을 추천해준다. ⓒ뉴스투데이

 
‘책 추천 어플’ 출시만 하면 대박 날 줄 알았는데….
 
Q. 창업 이후 창업 전 계획이나 생각처럼 잘 안된 부분은 없었나?
 
“사실 어플 출시만 하면 바로 대박날 줄 알았다.(웃음) 어플을 만들었는데 홍보도 안되고 그렇다 보니 우리 지인들만 쓰게 되더라. 간혹 지인이 아닌 소비자가 어플에 접속해도 지인 위주로 대화가 이뤄지다 보니 소통이 되지 못했다.”
 
Q. 이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나갔나?
 
“소비자와의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해 오직 독자들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했다. 따로 홍보 등을 하지 않았지만 책을 좋아해주 시는 분들이 소통하는 공간이 돼가고 있다.
 
온라인 소통은 SNS로 하고, 오프라인 소통을 위해 ‘묵독 파티’를 운영했다. 이전에 독서모임을 몇몇 가봤는데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형식이다. 독서에 입문하는 초보들에게는 부담스럽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장소만 제공하고 아무 책이나 읽고 싶은 책을 가져와 각자 같은 장소에서 읽었다. 정해진 시간만큼 읽고 난 뒤에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지금까지 120회 넘게 진행됐다.”
 
 
직장 다니며 창업 준비에 1년 소요, “창업은 허들이 아닌 ‘위험한 기회’”
 
Q. 직장생활을 하다가 창업을 결심한 걸로 안다. 결정이 쉽진 않았을 텐데.
 
“창업이 허들처럼 생각되지 않았다. 보통 창업은 어렵고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아버지도 사업을 했고, 대학생 시절에는 대학에서 창업 동아리도 활동했다. 무모하다고 했지만 창업은 희망적인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해 크게 어렵지 않았다.”
 
Q. 직장생활을 하면서 창업을 준비했나? 창업 기간은 어느 정도 걸렸나?
 
“처음 책 추천 서비스를 고안해 사업을 창업을 준비했을 때는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1년 정도 창업을 준비했다. 책 추천 서비스를 해야겠다고 머리로만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이를 구체화시키지 못해서 창업 기간이 길었던 것 같다.
 
일단 어플을 만들어야 해서 외주를 맡겼다. 어플 관련해서 미팅도 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이 돼야 하는데 회사에 묶여 있으니 쉽지 않았다. 결국 둘 다 회사를 관두고 퇴직금으로 어플을 만들고 창업했다.”
 
Q. 직장생활 접고 창업한다고 하니 주변 반응은 어땠나?
 
“100% 말렸다. 창업도 창업이거니와 ‘책’ 아이템을 듣고는 다들 반대했다.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이유다. 함께 창업했던 후배가 있었기에 창업할 수 있었다.”
 
Q. 실제로 도서 관련 산업으로 창업해보니 어떤가. 비전이 있나?
 
“책에서 봤는데, ‘위기는 위험한 기회’라는 말이 있다. 현재 한국 성인들이 책을 많이 읽고 있지 않지만, 책을 읽고 싶어 하는 의지는 누구나 있다. 독서가 좋다는 인식은 다 갖고 있지 않나. 또 매년 새해 목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책을 읽고 싶어 하지만 방법을 못 찾거나 습관이 되지 않았거나 자신은 책과 안 맞는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에게 자기에게 맞는 책을 알려준다면 그 안에 분명 책을 읽을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 김준현 대표가 북플라이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창업을 위험하기 보다는 기회의 수단으로 여겨 큰 부담없이 창업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한다. ⓒ뉴스투데이

 
퇴직금 2500만원이 종자돈, 소비자 의견 경청해 연 1억 매출 성과
 
Q. 책 추천만으로는 수익을 내지 못 할 텐데, 창업 당시 생각한 수익모델은 무엇인가?
 
“그렇다. 뚜렷한 수익모델은 없었지만, 뚜렷한 비전은 있었다. 거창한 말이지만, 정말로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수익모델은 일단 사람들을 우리 커뮤니티(어플)에 많이 모이게 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싶었다. 최초의 카카오톡처럼 말이다.(웃음)”
 
Q. 현재 수익은 어떻게 창출되나?
 
“처음엔 한 사람이라도 책을 읽게 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해 책 추천을 해줬는데, 책 추천을 받은 사람들이 ‘혹시 추천해준 책 갖고 있으면 빌려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멀리는 못 가더라도 서울에서 대여를 요청해주시는 분들에게 직접 찾아가 책을 빌려줬다.
 
수익은 없고, 퇴직금 2500만 원으로 시작한 사업이라 할수록 잔고가 떨어져갔다. 책 대여를 하기 위한 장소 루트를 잘 짜서 대중교통 환승 제도를 최대한 활용했다. 정말 절박하게 다녔다. 계속해서 대여 문의가 점차 많아져서 지방은 택배로 보내드렸다.
 
현재 플라이북의 수익은 ‘정기 배송’에서 나온다. 정기배송은 책 배송을 신청한 고객들에게 한 달에 한 번 맞춤형 책을 추천해 보내주는 서비스이다. △12개월(월 1권 배송 기준) 18만 원(할인 15만 원), △6개월 9만 원(할인 8만 원)에 이용할 수 있다. 정기배송도 우리가 고안해낸 서비스는 아니다.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이 수익모델을 만들어준 거다.”
 
 

▲ '플라이북'의 정기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이 개인 SNS에 올린 후기들이다. 고객들은 오직 자신만을 위한 책 선정과 예쁘게 포장되어오는 배송에 감동을 느끼고 있다. 단순히 책을 추천하고 배송해주는 것 뿐만 아닌 맞춤형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Q. 정기배송 이용 고객은 얼마나 되나?
 
“작년에 처음 정기배송을 시작했을 때는 5명이었고, 다음 달부터 2배 이상 많아지더니 현재는 2000명이 이용하고 있다.”
 
Q. 현재 수익은 어느 정도 인가?
 
“사실 본격적으로 수입이 생긴지는 작년 ‘정기배송’을 시작하고 부터다. 정기배송을 시작하고 1년간 연 매출 1억 정도 된다. 정기배송 초기보다 더 좋아지고 있다. 성장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창업’이 목표가 아닌 이루고자 하는 ‘비전’에 집중해야
 
Q. 앞으로의 사업 목표는?
 
“독서인구를 늘리고자 하는 비전하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여 서비스, 정기 배송 서비스가 생겼다. 앞으로도 소비자가 원하고 저희가 해드릴 수 있다면 지금 방법 외에도 다양한 사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전자책 서비스나 플라이북에서 온라인 서점을 연결하는 북 커머스 형식도 계획 중에 있다.”
 
Q. 창업을 앞뒀거나, 창업을 꿈꾸기만 하는 직장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창업’ 자체가 목표가 되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미션을 해결하고 싶은지, 그것을 위해 오랫동안 일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창업에 도전하기를 바란다. 돈을 목표로 두기보다는 확실한 비전, 일관된 미션 수행을 목표로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거다. 고객의 이야기를 최대한 잘 듣고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킨다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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