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③ 정규직화 대상 및 방안 둘러싼 3대 쟁점 부상
취준생 | 종합 / 2017/05/18 10:21 등록   (2017/05/17 09:00 수정) 825 views
▲ ⓒ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한 가운데 실태 조사와 로드맵 창출을 지시 받은 각 부처별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7일 파견·용역 등의 간접고용이 많은 주요 공기업 10곳과 긴급 대책회의를 여는 등 현황 파악에 나선 모습이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 정규직화 계획을 두고 그 대상과 방식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난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관별 업무 성격에 따라 정규직화 범위와 고용형태 등이 천차만별로 논의돼, 이를 조정하고 진행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은 크게 3가지로 꼽힌다.
 
 

▲ [자료=뉴스투데이]

 
① 정규직 전환범위, 문 대통령 “간접고용도 포함” vs. 기재부 “업무에 따라 달라”
 
본격적인 비정규직 제로화 드라이브가 가동될 예정인 가운데 정규직 전환의 범위를 두고 곳곳의 입장이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

박근혜 정부시절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중 직접고용은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용역회사 직원인 간접고용은 방치했다. 따라서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은 이번에도 “직접 고용이 정규직 전환대상이고 간접고용은 직접 고용 형태로 넘어 갈 것”이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흘리고 있다. 간접 고용은 정규직화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인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말 그대로 공공부문의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암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방문한 인천공항공사는 비정규직 중에서도 직접고용이 아닌 용역·파견 등 간접고용 형태 비중이 가장 큰 공공기관이다. 인천공항공사의 전체 비정규직 직원 수는 6932명인 가운데 ‘기관 외 소속 인력’으로 분류된 간접고용 직원은 6903명으로 무려 99% 가량이 간접고용 형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하는 장소로 인천공항공사를 선택한 것은 이 같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실태에 관해 암묵적으로 압박을 주기 위함이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해진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 같은 비정규직 제로화 입장에도 불구하고 정부 각처와 공공기관 등은 아직 명확한 전환대상 범위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 전환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다만 “업무 특성과 기관 성격 등을 감안해 필요한 인력은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간접고용 직원의 직접고용 및 정규직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공공 기관에 간접 고용된 직원의 수는 8만3328명이다. 이들을 모두 정규직화하기에는 재원상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이와 관련해 일단 현재 진행 중인 비정규직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규직 전환가능 숫자를 확정해 예산실과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 2017 공공기관 중 비정규직 다수 고용 상위 5곳 사업장 [자료=뉴스투데이]

 

② 정규직화 전환방식 두고 직접·간접고용 차등화…투트랙 전략 예고

 
하지만 이 같은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당초 공약 취지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직접·간접고용 구분 없이 모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정규직화를 두고 직접고용 근로자와 간접고용 근로자에 각각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직·간접 고용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방식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간접고용도) 정책대상에 이미 포함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하는 한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함께 간접고용의 직접고용 대책이 각각 다르게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직·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두고 다양한 전환 방식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한 비정규직은 각 기관별 업무형태나 재원상황에 따라 정규직화하거나 혹은 우선 무기계약직화로 고용안정을 보장해줄 가능성이 크다.
 
간접 고용된 비정규직 또한 무기계약직화가 논의되고 있지만 현재 공공기관의 간접고용이 매우 높은 수준임을 감안할 때 당장 이들을 모두 무기계약직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 간접고용 근로자는 일정 기간 유예를 두고서 정규직화 혹은 무기계약직화를 할 수도 있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방안은 공공기관이 별도의 자회사를 만들어 간접고용 근로자를 흡수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근로조건이 기존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지만 고용안정은 보장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서울시가 ‘120 다산콜재단’을 만들어 당시 용역업체 소속이었던 콜센터 상담 노동자를 고용한 바 있다. 인천공항공사 또한 이 같은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회사를 통한 고용 역시 결국은 직접고용이 아닌 간접고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노동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현재 노동계는 무기계약직화, 자회사를 통한 고용 등을 모두 ‘무늬만 정규직’으로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③ ‘중규직’ 논란, 기존 정규직과 임금차등화 두고 勞勞갈등 본격화될 수도
 
이처럼 무기계약직과 같은 ‘중규직’ 논란 또한 정부가 넘어야 할 산이다. 정부가 정규직 전환에 있어 ‘처우 개선’보다 ‘고용 안정’에만 집중하면 낮은 임금을 감수해야 하는 이른바 ‘중규직’만 양산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는 2013년부터 2년 간 공공부문 비정규직 7만 4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지만, 이는 무기계약직 형태의 ‘중규직’이 대부분이었다. 즉 고용 안정성은 얻었지만 임금 수준은 여전히 비정규직과 비슷한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애매한 고용 형태가 생겨난 것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공공기관 무기계약직 전환자의 평균 연봉은 2827만 원인 반면 정규직의 평균 연봉은 4928만원으로 두 배 가까운 급여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들 중에는 적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정규직과 유사하거나 아예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40%를 넘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 또한 무기계약직화를 중심으로 한 정규직 전환을 실시하게 되면 이 같은 ‘중규직’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현재로서도 중규직들의 고용안정성과 함께 실질적인 임금 및 근로환경을 정규직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물론 반대 상황의 논란도 있다. 정규직 근로자 또한 업무 특성에 맞춰 개인 역량에 따라 합당한 경쟁을 거친 입장인 만큼 그렇지 않은 비정규직 근로자와 비슷한 근로수준을 제공받을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는 정규직 제로화 방침을 두고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동계 양측에서 적지 않은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향후 정규직화의 범위와 방식이 분명해질수록 노노(勞勞)갈등이 야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떡 주고도 욕 먹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이 같은 우려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한 지난 15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우리가 앞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나가겠지만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노사정(勞使政) 대타협을 통해 노사정이 함께 고통을 분담하며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