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80) 미세먼지 ‘포비아’
이야기쉼터 | 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 / 2017/05/17 16:18 등록   (2017/05/17 09:00 수정) 493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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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윤혜영 선임기자)

미세먼지에 갑갑한 서민들, '공기'도 돈주고 사야하나 '한숨'

여름인데도 창문 하나 시원하게 열지 못하고 꽁꽁 닫아두고 있으려니 갑갑해서 울화통이 터진다. 몇 달 전부터 골머리를 앓게 하는 미세먼지 탓이다.

작년만 하더라도 아침저녁으로 집안의 모든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으면 자연바람이 통풍되어 한여름 말고는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고, 공기의 질에 대해 고민할 이유도 없었다.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다. 물을 사먹는 시대가 오더니 이제는 공기조차 맘대로 흡입하지 못하는 시절이 되어버렸다. 산소를 돈주고 사야 하는 일이 현실로 도래했다.

미세먼지 주범이 고등어 구이, 경유차, 숯불갈비 라는 설왕설래에 코웃음으로 신경조차 쓰지 않았었다. 그저 대도시의 일이겠거니 하고 강 건너 불구경을 하다가, 올해부터 점점 문제가 심각해지고 공기청정기가 전국적으로 가격폭등 및 품절사태가 발생하니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어른이야 괜찮지만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이들이 걱정이었다. 소풍이 취소되고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날은 야외활동이 미뤄졌다. 미세먼지가 기승이었던 지난 주말 아이와 외출에서 돌아온 후에 심각성을 절실히 느끼고 인터넷쇼핑으로 마스크를 구입했다.


▲ 지난 8일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날 시민들이 미세먼지를 피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뉴스투데이

어른것, 아이것을 합치니 마스크값만 5만 원이 넘었다. 미세먼지를 차단해준다는 KF90은 모두 품절이어서 차선으로 KF80을 구매했다. 사두고 나니 마음이 조금 놓였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미세먼지 앱을 실행해보고, 공기가 보통이면 환기를 시키는 것도 달라진 일상 중 하나이다.

이틀 전에 미세먼지의 대응책으로 노후화력발전소 중단과 2030년까지 경유차 운행 금지 공약을 실시한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 미세먼지의 주범이 중국에서 넘어온 미세먼지 비중이 80%이상을 차지하고 경유가 발생시키는 미세먼지는 대게 10% 내외에 불과하다는데 이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미세먼지는 대기 중의 먼지와 납, 비소, 카드뮴 등의 중금속 오염덩어리들이 뭉처져 대기 중에 떠다니다가 인체에 흡수되는 1급 발암물질이다. 학자들도 동남풍이 부는 6~9월에 이르면 중국발 미세먼지의 유입이 조금 저조해질뿐, 앞으로 더 커질 미세먼지 심각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왜 중국과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경유차만 잡는지 모를 노릇이다.

경유를 주로 소비하는 층은 소·상공인들의 트럭과 건설장비, 농기계, 어업용 어선들로 대부분이 서민층이다. 유류세를 올리거나 경유차에 대한 제재는 또 다시 서민들의 등을 짓밟는 격이다.

더욱 확실하고, 친서민적인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계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경남 통영 출생
 
계간 ‘문학나무(발행인 황충상 소설가)’겨울호를 통해 신인문학상 중 수필 부문 수상자로 등단. 주요 저서로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화가들이 만난 앙코르와트’ 외 항공사와 증권사, 신문사 및 문화예술지 등 다수에 문화칼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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