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② 인간적 삶을 갈망하는 비정규직 실태
정소양 기자 | 기사작성 : 2017-05-17 14:04   (기사수정: 2017-05-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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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전 생명안전분야, 정부청사 직접고용 및 노동부 비정규직 차별철폐 촉구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이성일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이성일 위원장이 차별없는 정규직화를 촉구하고 있다.ⓒ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중앙정부, 지자체, 공공기관이 직접 혹은 간접 고용한 비정규직 근로자가 31만 명 선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함에 따라 그 실태와 근본적 문제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목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란 어떤 사람들이 포함되는 것일까?
 
사전적 의미의 ‘공공부문’은 일반적으로 공공기관을 의미한다. 공공기관은 그 수익성 및 재정 자립도에 따라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등의 3종류로 나누어진다. 그러나 공공부문 근로자에 대한 문 대통령의 개념은 더 확장돼 있다.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고용한 비정규직 근로자도 포함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은 고용형태 면에서 두 종류이다. 정부 기관 및 공공기관에서 직접 고용하는 형태와 용역회사 직원인 간접고용 형태로 나뉘어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근로자는 180만 명으로 나타났으며 그중 비정규직 근로자는 31만 2000명으로 조사됐다. 그 중 12만1000명은 간접고용 형태의 파견·용역직 근로자이며 나머지 19만1000명은 기간제·시간제 근로자로 집계됐다.
 
 


박근혜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는 직접고용에 국한돼 구조적 문제 심화
 
용역 회사 직원인 간접고용 비정규직 근로자는 5년 만에 32% 증가
 
2012년 발표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추진지침’에 따라 정부는 그동안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전환되도록 노력해왔다. 그 결과 355개 전체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인원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 5년사이 4만 5318명에서 3만 7408명으로 17.5% 감소했다.
 
문제는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 대상을  '직접 고용'된 근로자들에 국한시켰다는 점이다. 용역회사 직원인 간접고용 근로자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의 대책은 간접고용 형태인 용역·파견근로자를 양산하는 이면을 갖기도 했다. 공공부문으로서는 직접 고용을 늘리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키는 부담을 안아야 하는 반면에 간접고용은 저렴한 비용을 유지하면서 정규직 전환의 부담도 안지않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12년 6만3117명이던 소속외 파견 근로자(간접고용)는 2017년 1분기 8만3328명으로 3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고용된 비정규직 근로자가 줄은 대신 간접 고용된 비정규직 근로자가 양산된 것이다. 정원·인건비 통제로 정규직 증원이 곤란한 상황에서 비정규직 고용도 여러가지 규제로 여의치 않자 공공기관들이 상대적으로 노동법 관련 규제에서 자유로운 간접고용을 확대한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직접고용형태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용역·파견근로자와 같은 간접고용은 직접고용 형태로 공공기관이 수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간접 고용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
 
과거 정부는 늘어난 용역·파견근로자의 급여나 복지 등의 처우 개선에 신경을 썼지만 문재인 정부는 간접고용 근로자를 직접 고용 비정규직에 포함시켜 포괄적으로 문제해결을 해나가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공공부문의 용역 업체는 조달청의 공개 입찰을 통해 결정된다. 관련 정원은 행정자치부와 기획재정부, 인건비는 기획재정부가 결정한다. 그동안 기재부, 조달청은 가장 저렴한 인건비를 제시한 용역 업체를 주로 채택해 왔다. 이번에도 과거처럼 진행된다면 정부청사 비정규직의 임금은 내년에도 최저임금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해소 정책 대상에 간접고용 근로자를 포함시키면서 가려져있던 12만 명의 간접고용 근로자까지 포함된 총 31만여 명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혜택을 보게 될 예정이다.
 
다만, 간접고용 근로자들은 근로조건이 차등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2006년 고용부 직업상담원의 정규직 공무원 전환, 지난해 국회 청소노동자 정규직 전환 등의 사례도 그렇다. 직업상담원들은 8~9급 공무원으로, 청소 노동자들은 국회 사무처 소속으로 각각 직접고용 형태로 전환됐다. 전환 노동자들은 고용안정 보장에는 크게 환영했지만 경력에 비해 급수가 낮을 뿐 아니라, 임금도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의 의도는 좋으나 문제는 정부청사 비정규직에게 적용되는 임금에 대한 합리적 기준조차 없다는 점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조, “무기계약직 임금은 기존 정규직 공무원과 심한 차별 구조” 주장
 
이와 관련해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의 노윤조 사무처장은 16일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인간다운 삶이 불가능도록 하는 비정규직 임금, 고용차별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윤조 처장은 “문 대통령이 열겠다는 ‘비정규직 제로 시대’는 비정규직의 완전한 정규직화라기보다는 간접고용을 직접고용 형태로 바꾼다는 것”이라면서 “사실 현재 무기계약직과 공무원과의 차이도 굉장히 심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노 처장은 “현재 무기계약직 임금이 너무 낮은 수준”이며 “공무원과 합리성 없는 차별도 만연하다”고 전했다.
 
그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간접고용이 직접고용으로 전환되면서 무기계약직의 임금과 근로조건도 정규직과 차이가 줄어드는 방식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상황은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며 “실질적인 임금과 근로조건이 개선되는 직접고용으로 전환과  현재의 무기계약직 처우 개선”을 “합리성 없는 차별의 방향으로 가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정소양 기자 jungsy@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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