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 연중기획 4부: 새로운 미래에 눈을 돌려라] 일본편② 언어-문화적응이 관건
Special article |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 2017/05/16 14:42 등록   (2017/05/16 14:55 수정) 381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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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이 12%를 넘어섰다. 청년실업은 국가의 중심이자 미래인 청년세대로 하여금 희망이 없는 삶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청년실업으로 인한 결혼포기, 출산포기 등은 미래한국의 희망을 앗아갈 위험요소이다. 청년실업을 일부 청년들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정부와 민간이 적극 나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정진용기자)


일본어와 일본문화, 조직문화에 대한 이해가 중요

경력, 스펙 보다는 잠재력을 우선시하는 채용문화


#서울소재 S여대 졸업생 김숙희(24) 씨는 지난 11,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7 글로벌취업상담회에 참가해서 일본기업 몇 곳과 면접을 봤다. 일본어는 중급실력이지만, 어린 시절 미국에서 학교를 2년간 다녔고 미국 교환학생 경험으로 영어에 상당한 자신이 있던 김 씨는 글로벌기업을 선택하고 면접을 신청했다.

부족한 일본어 실력은 영어로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한 김 씨는 그러나 면접 내내 일본어 질문만 받고 적지 않게 당황했다. 말이 글로벌기업이지, 정작 일하는 곳은 일본이기 때문에 일본어가 가장 중요하다는 회사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김 씨는 낭패감을 감추지 못했다.

#수도권소재 I대학 4학년 졸업예정자인 이경선(23) 씨는 상당한 일본어 실력자다. 어려서부터 일본어를 배운 덕분에 일본어능력시험(JLPT) N1 자격증도 있다. 이 씨 역시 킨텍스에서 열린 글로벌취업상담회에서 커피전문점 도투리 면접에 응모했다.

이 씨는 상당한 일본어 실력을 뽐냈지만, 정작 질문은 일본의 일반적인 문화와 일본의 구체적인 직장문화에 관한 것들이어서 스스로 생각할 때 만족할 답변을 하지 못했다. 일본어는 잘하지만, 일본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어 그런 세세한 문화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면접결과를 메일로 알려주겠다는 답변을 받고 현재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일본인의 시선으로 취업자를 평가하는 일본기업= 취업난이 심각한 국내에서 눈을 돌려 구인난을 겪고 있는 일본시장에 취업을 노크하는 취업준비생들이 늘고 있지만 일본기업 취업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일본기업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전제되지 않으면 설령 취업에 성공한다고 해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 지난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글로벌취업상담회에서 참가자들이 일본취업정보관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투데이

일본의 유명한 유통체인인 ㈜돈키호테 리쿠르팅 매니지먼트에서 리테일채용과에 근무중인 방승철 씨는 “일본기업은 기본적으로 일본인의 시각에서 채용여부를 결정한다”면서 “일본어를 얼마나 잘 하는지, 일본문화는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일본직장에서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여부가 채용의 기본잣대”라고 설명했다.

방 씨는 “일본기업들은 글로벌인재를 평가할 때, 일본인이면서 해외에서 학위를 취득한 자를 최우선으로 평가하고, 그 다음이 외국인이면서 일본에서 학위를 취득한 자, 마지막으로 외국인으로 외국에서 학위를 취득한 자의 순서로 평가한다”면서 “결국 일본어와 일본문화, 일본직장문화에 대한 이해가 채용의 중요한 기준”이라고 말했다.

일본기업에서 5년간 일하고 현재는 교육컨설팅 분야에서 근무 중인 김승희(34)씨의 분석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 씨는 “일본기업에 처음 입사할 때는 동료들이 외국인으로 인식하고 잘 해주지만, 시간이 지나면 일본인의 기준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회의시간에 자기 의견을 개진하면, 동료들이 불편해하는 것을 느꼈다”면서 “얼마 후 직장 상사가 ‘당신은 왜 조직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주장만 하느냐’고 질책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 씨는 “일본회사에서는 일본어는 물론이고, 사고방식과 행동방식 모두를 일본인에 맞춰 따르는 것을 좋아한다”고 조언했다.


▲ 일본기업은 채용을 결정할 때 취업희망자의 스펙 보다는 잠재력을 더 중시한다. ⓒ뉴스투데이

신입사원의 스펙 보다는 잠재력을 중시하는 일본기업들= 일본기업들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이미 쌓아놓은 이른바 ‘스펙’을 중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입사 후 발휘할 수 있는 역량, 즉 잠재력을 더 높이 평가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신입사원을 채용하게 되면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사원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한다.

많은 일본기업들이 경력직 보다는 신졸(대학을 갓 나온 구직자)을 선호하는 것도 이런 교육프로그램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경력을 갖고 있는 구직자 대신에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을 대상으로 회사의 이념, 충성도와 애사심, 조직 내 화합과 유연한 태도를 갖추도록 교육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공동으로 펴낸 ‘일자리 찾아 세계로, 해외취업 완전정복 일본 편’에 따르면 일본기업들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인성과 가치관이 사훈이나 기업문화에 맞는지, 업종과 상충되지 않는지를 가장 우선시한다. 인성을 갖춘 인재라면 회사 내 사내교육을 통해 기술을 보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현재 갖고 있는 스펙이나 스킬 보다는 잠재력을 더 중시한다는 것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일본취업을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분석을 바탕으로 에피소드를 위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업종을 분석한 후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취업서류를 준비해야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일본취업 경험자들은 취업 과정에서 전공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아마존재팬에 취업한 최영희(28) 씨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자격증 유무가 취업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씨는 “다만 IT기업의 경우 정보처리 자격증 취득과 일본어 실력향상이 취업성패를 결정하기 때문에 IT 관련학과 출신들은 정보처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일본어 선행학습이 필요하며, 일본어 전공자들은 정보처리 자격증 취득과 소프트웨어 개발능력 선행학습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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