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용정보원] 김중진 연구위원, “창직활동이 중고등교육의 핵심 돼야”
사람들 | 직업별 인터뷰 / 2017/04/19 11:39 등록   (2017/04/28 15:31 수정) 924 views



▲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김중진 연구위원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20년 동안 직업만 연구해온 미래직업연구팀 김중진 연구위원, "창직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대세" 강조 

창직은 청년의 전유물 아냐…중·장년 성공률 더 높아


‘창직(job creation)’이란 새로운 직종을 만드는 활동이다. 자기 주도적으로 사회 흐름이나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읽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기존의 직업을 재설계하거나 직종을 만들어낸다. 창업과는 다른 개념이다.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김중진 연구위원(사진)은 18일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창직을 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창직'이라는 단어를 대부분 생소하게 여기지만 취업이나 창업만으로는 다가올 미래의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특히 정부 등에서 유망 직종을 권유하고 지원하기보다,  본인 스스로 직업의 가치와 의미를 생각하고 그에 맞는 직업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 1998년부터 현재까지 20년 동안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직업연구를 지속해왔다. 현재 진로교육학회 이사, 통계청 사회분류 자문위원, 국가직무능력표준 심의위원, 고용노동부 국가기술자격 심의위원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KBS, EBS, YTN 등 방송출연을 다수 했고 ‘우리들의 직업 만들기(창직)', ‘한국직업사전' 등 다수 저서·논문을 집필했다.

뉴스투데이는 김 위원에게 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격변에 대처하기 위해 창직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해 집중적으로 견해를 청취했다.


프리랜서 일자리 늘고 유능한 인재 선별하는 HR회사 부상 필연적

Q.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직업의 정의는 어떻게 변화하는가

A. 최근 펀드매니저 한 분을 만나서 전망이 어떠냐고 물으니 그 분 대답이 “정말 모르겠다. 하나 분명한 건 능력이 있으면 살아남고 없으면 도태된다는 것이다”라더라.

미래 직업 유망성은 의사나 변호사처럼 ‘어느 집단에 속해서 임금은 어느 정도 받는다’의 관점으로 봐선 안 된다. 이젠 그런 직업들이 새롭게 나타나기 어려울 뿐더러 직업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유연성이 극대화되는 시대 조류에 따라서 직업도 계속 나타났다 사라졌다하고, 소규모의 직업들이 나올 것이다. 직업 자체가 주는 고용 안전성이나 임금보다는 그 안에서 본인이 얼마나 역량을 발휘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Q. 그래도 기업 취직 수요는 여전히 높을 것 같은데

기업들 역시 효율 극대화를 위해 업무 일부를 제3자에게 위탁해 처리하는 아웃소싱이 업무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프리랜서들의 일자리 역시 증가할 것이다. 기업이 내부 직원과만 일을 하기보다 아웃소싱을 통해 프로젝트 단위에 일들이 많아질 것이란 이야기다. 기업은 그런 인재를 잡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런 점에서 유망 직종 하나가 HR 회사다. 인력업체, 헤드헌팅 등 인사관리 하는 회사들을 통틀어 말한다. 글로벌화 되면서 인력 공급은 국가를 초월해 이루어지고 있다. 어떤 사람을 뽑아 쓰는지가 기업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능한 인재(talented person)을 잘 선별하는 회사를 또 찾는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의 경우 회사와 잘 맞는 인재를 찾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이러한 리치 마켓을 찾아서 중소기업 인력 매칭이나 창직하는 사람들을 적절히 연결해주는 것 역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미래의 직업 안정성은 '대기업 취업'이 아니라 '성과 경쟁력'

Q. ‘창직’이 미래 직업의 주요 흐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앞으로는 ‘창직’을 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 흐름을 보고 있다. 창직은 현재 청년층이 찾고 있는 가치와 긴밀히 연결되기 때문이다. 청년층들은 본인의 삶에 대한 가치도 있고 돈도 중요하지만 ‘일과 삶의 균형’ 등 그 외에 것을 생각한다.

새롭게 나타나는 직업들은 조직체에 들어가서 월급 받고 몇 시간 근무해서 이런 개념은 아닐 것이다. 대부분 성과를 어떻게 냈느냐가 더 중요한 팩트가 된다. 기준이 일한 ‘시간’이 아닌 ‘성과’라고 보면 굳이 회사로 나갈 필요도 없다. 미래 직업의 안정성이라는 것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직업인가’이다. 물론 국가적 측면에서는 고용안전성 역시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것만 기대해서는 안 된다.

다만 창직을 해서 성과를 내는 과정은 사실 취업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문제는 이걸 하려는 사람들이 그만한 능력과 충분한 동기를 가지고 있느냐다. 꼭 돈이 되어서라기보다 새로운 직업을 통해 자신이 어떤 길로 갈 것인지 큰 그림들을 그려보지 않고서는 지속하기 쉽지 않다.


동일한 직무에 대해 정규직·비정규직 나누는 것은 불합리, 직무별 임금 차이로 가야

유튜버 관리하는 MCN회사, 지금은 적자지만 미래와 해외시장보고 투자중

Q. ‘창직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무엇이 바뀌어야 하나

많은 전문가들은 이미 직무별 임금을 주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정규직·비정규직으로 나눠 동일한 일을 하는데 차별적 임금을 주는 것을 우선적으로 철폐해야 한다.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을 했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가 척도가 돼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문직 의사·변호사 프리랜서가 많아져야 한다. 전문직은 대표적인 성과로 평가 받는 직무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 봐야 사람들은 별로 안 좋아한다.

창직에 대한 교육·인식 전환이 이루어지고 시장에 정착하기까지 정부가 지원해줘야한다. 그렇지 않고 맨 땅에 헤딩 식으로 우선 해보라고 하게 되면 개개인에게 많은 희생을 강요하는 형태가 된다. 창업도 마찬가지다.

창직 관련한 교육들이 있는데 그 성과 지표를 취업률로 잡는다. 정부 뿐 아니라 대학과 국회 등 예산을 들여서 평가하는 지표가 취업률이다. 그런 방식은 일반 회사는 맞지만 창직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단기적으로 성과가 잘 안 나오기 때문에 긴 호흡이 필요한 분야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관리하는 MCN 회사들도 아직은 적자인 곳이 더 많다. 초기 상태니까 당연하다. 그들은 앞으로의 시장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다. 이미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시장까지 바라보고 있다.

Q. 창직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 정책 방향은

A. 청소년·청년들이 새로운 직업에 대해 어느 정도 역량을 갖고 있고, 동기부여가 되어있는지 고민을 한 후에 직업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볍게 ‘나는 이런 것을 좋아하니까 이런 일을 시도하면 괜찮겠다’하는 것은 창직이 아니다. 결국 수요자가 있어야 한다. 새로운 시각으로 소비자의 니즈와 욕구를 잘 찾아내는 친구들이 많아져야 한다. 단순히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변화하는 미래 사회에 청년층이 잘 적응하도록 이런 역량들을 잘 키워주어야 한다.

기본소득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이다. 창직은 거의 프리랜서들로 이루어질텐데 그들이 자리를 잡기 까지 안정적인 삶의 확보를 위해서 그런 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중고등학생부터 창직 활동 경험시켜 장기적 비지니스 모델 개발 유도해야

Q. 창직을 하고 싶어도 실행은 어려운 것 아닌가.

A. 아웃풋도 중요하지만 초기 단계에선 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게 필요하다. 물량적으로 얼만큼 지원해주고 지원 규모에 맞춰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탑다운 식은 산업화 시대에나 가능했던 일이다.

우선 대학생 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 아이들부터 창직 활동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창직 활동이 재밌고 괜찮다고 하는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중고등학생들에게 경험을 통해 창직을 인식시키고 그런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대학교 1,2학년 때 기본 베이스를 가지고 심화시켜 가면서 졸업 즈음에 자신만의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게끔 체계화돼야 한다.

동시에 전문대 학생들에게도 우선 적용해보면 좋을 듯하다. 사실 4년제 다니는 아이들은 이미 ‘좋은 기업에 취업해야 한다’ 등의 고정관념이 생겨버려 창직에 관해 눈여겨보지를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창직 활동에 많이 익숙해지면 사회에 나가서도 기존 사회적 인식에 갇혀 도전하지 못하는 일이 좀 줄어들 것이다.

즉, 창직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교육적·인지적 측면 개선을 제도화해 알려주는게 필요하다. 유연성 있는 사고와 시스템이 갖춰져있지 않으면 창직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Q. ‘창직’은 청년들만의 전유물인가

A. 아니다. 실제로 중·장년층에게도 창직을 많이 권하는 편이다. 청년들에게선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도출되지만, 중장년층이 갖고 있는 경험이나 활동했던 분야에서의 지식과 네트워크 등을 살리면 오히려 청년층보다 창직 성공률이 더 높다고 본다. 하지만 이 세대들인 리스크를 안고 가기를 힘들어 한다.  안정적인 길을 많이 선호한다.

중장년층은 먹고사는 문제가 큰 화두였고, 유연성 있는 사고를 가지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해보는 시간적 기회가 없었다. 이러한 모습을 가지고 은퇴를 하면 다시 어딘가에 ‘고용’이 되어야지만 편안하다고 생각한다. 혹은 준비 없이 부랴부랴 준비한 생계형 창업을 하니 성공이 어렵다.

개별 근로자 분들이 회사를 은퇴하기 전에 창직 활동들을 조금씩 한다면 은퇴를 하고 나와서 이런 일들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생기고 본인 스스로도 능동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권유에서 필수가 될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 나아가 앞으로 노동시장에서 50대 넘어 갈 사람들 많이 없다. 대안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 새로운 영역들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치킨집과 같은 생계형 음식점 창업은 몇 년 전부터 포화상태이지 않나.

소비자 욕구를 충족하면, 프리랜서 형태로도 강의를 하거나 컨설팅을 하거나 또 다른 측면에서 활동해서 500-600만원의 고수익은 아니지만 150~200만원 정도 벌며 본인이 저축해놓은 자금이나 연금을 잃지 않고 계속 일을 할 수 있다. 일은 돈만이 아니라 자기 건강을 위해서 하기도 하니까.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지속적 역량 개발을 위한 정부 정책 필요

Q.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떠오르는 창직 아이템이라고 볼 수 있나

A. 개인적으로 크리에이터들이 잘 육성됐으면 좋겠다. 고용안정을 시켜주고 그런 건 절대 성공할 수 없는 방법이다. 그들 스스로 학습을 통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고 그들이 제 2, 제 3의 커리어로 갈 수 있는 루트를 개발해 줘서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해주는게 중요하다.

‘유망’하다는 것은 결국 흐름에 따른 진단이다. 수요자들의 변화, 라이프 스타일, 인구학적, 기술적 다 모여서 나름대로 이 직업이 괜찮을 것 같다 아니다 평가하는 것인데, 현재의 신 직업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것이다. 그럼에도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타 직업에 대해 여건이 좋아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Q. 창직은 ‘좋은 일자리’가 될 수 있는가

창직·창업이란 본래 스스로 진로 설계를 하면서 의미를 부여해야하는 진취적이고 혁신적인 활동이다. 또한 창직은 학습과 활동을 꼭 해봐야 하는 영역이다.

정부 정책과 지원 등은 코디네이터 역할만 할 뿐 좋은 일자리, 양질의 일자리는 결국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본인의 가치관과 맞는 직업을 찾고 만들어내는 등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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