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직 인터뷰] 카이스트 경영대학 김영걸 교수, 아프리카tv BJ로 ‘은밀한’ 변신
사람들 | 창직 인터뷰 / 2017/04/05 20:07 등록   (2017/04/21 21:17 수정) 362
▲ 뉴스투데이는 5일 카이스트 홍릉캠퍼스 수펙스 경영관에서 김영걸 교수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이지우 기자]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10년 이상 지나면 대학뿐 아니라 중고등학교도 교육 패러다임이 크게 변할 것으로 확신한다. 그렇게 바뀌지 않는 학교는 대부분 도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 미래 학생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미 학생은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 초등학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몰라도 아프리카tv에 있었던 양띵은 안다. 지금 환경의 10대 친구들이 구시대적 방식의 대학에 들어가면 답답한 것은 당연할 것이다. 때문에 이 숨통을 양방향으로 열어줄 변화가 필요하다”
 
2015년 아프리카 TV 강좌 오픈해 3년째 활약중…첫 회에 별풍선 수천개 받기도

 
2015년 가을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진이 아프리카tv BJ로 변신했다. 올해로 4학기째 아프리카tv 강좌를 개설해 BJ로 활동 중인 김영걸 교수(57)는 방송에서 나비넥타이를 메고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쓴 이유를 설명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기 때문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은 자본주의 시대의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는 일류대학이라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김영걸 교수는 지난 3월 올해 1학기 개강과 동시에 아프리카tv 강좌도 다시 개강했다. 학생들이 수업을 끝내고 빠져나간 목요일 오후 9시 홍릉캠퍼스 수펙스경영관 2층에 위치한 스튜디오로 향했다. BJ로 변신하기 위해서였다.
 
무거운 ‘교수’이미지는 벗고 일반인들과 소통한다.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고 나타나거나, 오페라 아리아를 부른다. 이에 시청자는 ‘저 분이 카이스트 교수님이 맞냐’고 대화창을 뒤덮었고, 김 교수는 교수증을 꺼내 카메라 앞에 보이기도 한다.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서였다. 별풍선도 첫 회에 수 천개를 받기도 했다.
 
이미 2015년부터 시작한 방송은 매회 평균 100~300명 정도 실시간 시청자가 접속한다. 누적 시청자는 3만 명을 돌파했다. 카이스트 교수이면서  BJ라는 직업을 '창직'함으로써 2개의 직업을 갖게 된 셈이다.  
 
이번 강좌는 ‘회사의 핵심 고객은 누구인지’, ‘잠재 고객을 획득해 유지·강화시켜 핵심 고객으로 바꾸려면 회사는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 것인지’를 다룬다.
 
뉴스투데이는 5일 카이스트 홍릉캠퍼스 수펙스경영관에서 대학 교육을 ‘아프리카tv’로 가져가게 된 BJ 김영걸 교수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이다.
 
 
바쁜 직장인 위해 ‘찾아가는 대학’ 선택→아프리카tv BJ로 변신
 
선정성 이미지 강한 아프리카 TV 강좌에 난색 표명한 카이스트측 설득

 
Q. 아프리카tv에서 MBA 강좌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A. 교내에 2009년부터 ‘동문평생교육학습’이라는 제도를 시행했다. 국내나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졸업 후에도 빠른 변화 속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무료로 동문에게 새로운 강좌를 한 학기에 2과목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약 50~60명이 수강했는데 이는 졸업생이 매년 6000명인 것에 비해 1%밖에 못 미치는 수치이다.
 
무료인데도 왜 안 찾을까 고민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삼성전자 직원이 퇴근하면 7시라고 치자. 이들이 퇴근 후 학교에 와서 강의를 들으려면 8시~9시가 될 텐데 수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봤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지만 ‘바쁘기’ 때문이다. 이 때 나온 의견이 “학생이 못 오면 우리가 가자”였다. 때마침 예능 프로인 마이리틀텔레비전도 인기를 끌고 있었고 최초로 대학 교육 강좌를 실시간 방송으로 도전한 것이다.
 
Q. 대학 강의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무크’(Massive Open Online Course)가 있다. 아프리카tv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A. 교육부에서도 K MOOC을 2014년부터 본격 도입해 지원도 많은 것으로 안다. 처음에는 무크를 할까 고민했지만 무크는 ‘녹화’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이왕이면 ‘실시간’으로, ‘양방향’으로 질문과 답변이 이뤄지도록 하고 싶었다.
 
Q. 학교 반대는 없었나.
 
A. 왜 없었겠어요. 당시 아프리카tv가 뜨긴 했지만 보통 게임방송이나 선정성 높은 방송 등으로 평이 좋지 않았다. 때문에 아프리카tv방송을 하겠다고 했을 때 내부에서 학교 브랜드에 타격을 입히는 것이 아닐지 우려가 컸었다.
 
하지만 어느 대학도 실시간 방송 매체로 강좌를 개설해본 적 없는 ‘미개척지’였기 때문에 더욱 욕심이 생겼다. 때문에 학교 지원을 일절 받지 않고 재학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먼저 해보고 ‘반응이 좋다면 계속 하겠다’고 했다. 당연히 반응이 좋으니까 올해도 하는 것이겠죠?
 
Q. 그렇다면 무보수인가요.
 
A. 네. 시작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보수는 따로 없다. 다만 학교 지원은 2층에 마련된 공간과 PC 2대, 마이크와 스피커 정도이다. 
 
2층 스튜디오는 10년 전 인터넷 강의를 위해 마련된 스튜디오가 있었는데 얼마 되지 않아 문을 닫고 창고로 쓰여 오던 공간이 있었다. 아프리카tv를 위해 공간을 물색하다가 창고로 쓰는 곳을 알게 되고 모두 치우고 스튜디오를 10년 만에 재 오픈 한 것이다.
 

▲ 카이스트 경영대학 김영걸 교수 [사진=이지우 기자]


실제 MBA 과정 그대로 강의, 재학생 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수강

 
Q. 평균 방송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A. 1시간 정도 한다. 3월 개강으로 4월 27일까지 8주 방송이다.
 
Q. 특히 실제 MBA과정과 내용을 그대로 방송하는 것이 포인트인데 오프라인 강의와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제 수업은 3학점짜리로 52시간 짜여 있는데 이를 8시간 내로 압축하기는 한계가 있다. 다만 56시간 중 절반인 26시간은 사례 수업이다. 때문에 실제로 줄여야 될 이론 강의는 26시간인데 깊은 내용은 빼고 나면 큰 주제 범위에서는 다 다룰 수 있었다. 깊은 내용이 빠졌다는 것 외엔 큰 차이가 없다.
 
Q. 오프라인 강의와 방송 강의를 준비하려면 바쁠 듯하다. 어떤 노력이 더 들어가나.
 
A. 실제 강의 내용을 다루다 보니 크게 추가적으로 준비하는 부분은 없다. 30%정도 더 노력이 들어가는 듯하다. 오프라인에서 스크린에 띄우는 것과 달리 방송은 모바일로 보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글자를 더 키우고 그래프, 도표, 관련 사진 등을 많이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 이를 준비하는 데 더 시간이 들 뿐이다.
 
또 재학생 아닌 일반인도 듣기 때문에 방송하는 교수진 대부분이 일반인이 듣기에도 소화할 수 있도록 강의를 준비한다.
 
Q. 홍보는 어떻게 하나.
 
A. 교내 게시판을 통하기도 하고 웹 메일 등을 통해 다른 학교에도 강의 홍보를 하고 있다.
 
Q. 처음에는 재학생과 졸업생을 위주로 진행됐는데 일반인으로 확장했다. 어떤 효과가 있었나.
 
A. 사실 MBA과정을 보는 5명 중 4명은 직장인, 대학생, 졸업생 등이다. 이중 1명 꼴이 중,고등학생인 셈이다. 최근 MBA과정 지원자가 줄어드는 추세이다. 특히 경제적인 문제도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MBA 2년 과정일 경우에도 5000만원 정도가 드는데 학생들은 인터넷이나 책자만 접하고 들어온다. 하지만 방송은 어떤 강의를 하는지, 어떤 것들을 배울 수 있는지, 더 확실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 된다. 실제로 올해 입학생 중 방송을 보고 온 친구도 있었다.
 

▲ 방송 스튜디오 [사진=이지우 기자]

 
50대는 팔짱끼고, 10대는 타자치는 변화→10대를 겨냥한 ‘교육방식 혁명’ 실천
 
Q. 방송 에피소드가 있다면?
 
A. 방송 중 시청자와 소통하기 위해 퀴즈를 내고 카이스트 학교에서 제공하는 카드형 USB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얼마 전 방송 중에 퀴즈를 냈는데 한 시청자가 맞춰서 쪽지로 성함과 주소 등을 보내달라고 했었다. 근데 알고 보니 숙명여대에서 교수로 활동 중이던 옛 제자였다. 미국에 나가 있어 보내지 못했었다.
 
정재민 교수 에피소드도 있다. 방송 중 지난해 플레이보이가 누드사진 게재를 중지하겠다고 했던 것을 사례로 소개한 적이 있는데 플레이보이 첫 번째 누드 사진으로 실렸었던 마를린 먼로 사진을 방송에 공개했었다. 올 누드 사진을 가리지 않고 그대로 보여 방송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혹시라도 청소년이 보고 있을까봐 마음이 출렁했다. 확인해보니 공개할 것을 미리 계획하고 시청자 연령을 19세 이상으로 제한한 것이었다.
 
Q. 미국이 처음으로 무크를 도입했다. 아프리카tv는 카이스트 경영대학이 처음이다. 향후 새로운 플랫폼과 교육의 결합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보나.
 
A. 10년 이상 지나고 나면 대학뿐 아니라 중,고등학교도 교육 패러다임이 크게 변할 것으로 확신한다. 그렇게 바뀌지 않는 학교는 대부분 도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 미래 학생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미 학생은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 초등학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몰라도 아프리카tv에 있었던 양띵은 안다.
 
지금 50대 세대가 텔레비전을 보는 방식과 10대가 모바일이나 테블릿을 보는 것은 자세부터가 다르다. 중년층은 팔짱을 끼고 텔레비전을 보지만 10대는 보면서 타자를 친다. BJ와 소통하는 데 익숙해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텔레비전과 같은 소통방식은 지겨워질 것이다. 지금 환경의 10대 친구들이 구시대적 방식의 대학에 들어가면 답답한 것은 당연할 것이다. 때문에 이 숨통을 양방향으로 열어줄 변화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것이 나오면 무조건 해보는 성격이다. 새로운 플랫폼은 계속 나오고 교육과 융합이 될 수 있다면 계속 도전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방송 중 채팅을 보면 주제와 연관되지 않은 질문이 대다수이다. 5개 중 1개가 관련됐다고 보면 된다. 대부분 강의 평이나 느낀 점 등인데 주제와 관련된 질문을 많이 해줬으면 더욱 힘이 날 듯하다. 또 채팅창이 막 올라가 중요한 질문을 놓치기도 하는데 이 점을 조교가 짚어주기도 한다.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해주면 더 보람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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