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은 공간철학] “후설의 현상학적 환원(還元)”
이야기쉼터 | 윤재은 공간철학 / 2017/01/06 08:13 등록   (2017/01/06 09:14 수정) 1,339
▲ [사진=윤재은]

(뉴스투데이=윤재은 칼럼니스트)


“후설의 현상학적 환원(還元)”: 육체의 부패는 악취를 풍기지만, 의식의 부패는 세계를 타락시킨다.

인간의 의식은 삶의 지도이며, 어둠을 밝히는 등대이다. 빛의 이끌림 속에서 의식이 살아있지 못하면 삶은 피폐(疲弊)하고, 어둠이 된다. 어둠을 넘어선, 살아있는 의식은 인간을 깨우는 외침이며, 여명(黎明)이다. 이러한 의식의 지향적 관계는 형이상학적 판단중지를 통해 선험적 환원으로 그 길이 열린다.

세계는 수많은 의식의 놀이터처럼 원숭이의 놀이가 시작된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의식의 선상에서 외줄타기를 시작한다. 춤추는 무희와 선율을 이끌어내는 악공의 몸짓에 외줄타기를 하는 원숭이들의 연극은 시작된다. 인간으로서 나! 그리고, 그 그림자속의 원숭이는 나이기도 하고, 원숭이이기도하다.


우리의 의식에서 본질적 개념이 환원되면 우리는 ‘판단’을 멈추고 ‘본질’을 바라보아야 한다. 대상의 영역에서 벗어나 선험적 환원으로 눈과 귀를 모으고, 의식의 지향성을 통해 현상학적 환원을 이루어낸다.

자연의 대상은 실체를 나타내지만 실체가 될 수 없고, 의식은 실체일 수 없지만 대상을 넘어 실체의 범주에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실체의 증명은 인식에 대한 현상의 지향성이 그 답을 대신한다.

실체에 대한 본질은 우리의 인식이 대상이 아닌 의식을 탐구하도록 유도한다. 현상학적 본질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아는가?’가 아니라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이다.

우리의 인식능력에 있어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대상에 대한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의식의 지향적 관계 속에서 대상에 대한 의식의 환원을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학적 환원은 형이상학적 방법론의 선입견을 제거하고, ‘판단중지’를 통해 의식의 지향적 관계를 발견하게 한다.

의식의 본질에서 참된 것은 무엇인가? 세계 속의 나! 나의 세계는 거대한 물결의 파고 속에서 출렁거린다. 진리의 본질은 인식의 개념들 속에서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처럼 부서지지만, 파편화 된 파도는 울림을 만들어내고, 울림 속에서 다시 하나가 되어 세계의 본질로 합체된다.

이러한 의식의 판단은 파도의 부서짐으로 잠시 만들어진 공간처럼 실체에 대한 판단의 유보를 이끌어내어 (괄호)치기를 통해 세계의 주체를 현상학적으로 환원시킨다.

세계를 ‘현상’의 눈으로 바라보면 하나의 연극이며, 무대이다. 세상의 모든 속성들은 이러한 연극의 대상이며, 실체의 대상이 된다. 실체에 대한 형이상학적 본질을 떠나 현상은 우리의 의식과 삶이 지향하는 방향성에 있다.

세상의 모든 속성들은 각자의 실체적 성격을 가지고 존재한다. 그리고 그 존재의 의미는 각자의 위치에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다.

조화로운 자연은 창조의 무대 위에서 한편의 연극을 쓴다. 연극은 두 개의 카테고리(Category)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반성을 위한 무대이고, 다른 하나는 웃음을 위한 무대이다. 연극의 역사에서 비극은 예술이 되지만, 희극은 예술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비극은 인간의 연민을 일으켜 ‘정화(淨化)’를 이끌어 내지만, 희극은 웃음만을 자아내게 할 뿐 ‘반성’을 이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삶에 있어 반성 없는 인간은 무엇을 바라보고 사는가? 그러한 인간은 오직 자신의 명예와 욕망만을 추구할 뿐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인간은 가족에 대한 배려가 없고, 국가에 대한 배려가 없다. 이러한 인간은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할 뿐 사회의 이익에 해(害)가 된다. 수많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강력했던 국가들이 이름도 없이 사라져 버렸던 것은, 배려함이 없는 사람들이 넘쳐날 때 일어났다.

반성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자기 성찰이다. 만약 세계가 타락의 길을 걷는다면, 자기반성의 성찰을 통해 다시 깨어나야 한다. ‘육체의 부패는 악취를 풍기지만, 의식의 부패는 세계를 타락 시킨다’.

잘못된 이성에 대한 반성이 현상으로 나타나, 기존 이성에 대해 비판할 때 참다운 세계가 보여 지듯이, 삶의 과정에서 잘못된 판단과 과오는 용서를 구해야할 대상이다. 만약, 이러한 반성 없이 자신의 잘못을 감추려 한다면, 세계는 그를 구원하거나 용서할 수 없다. 반성은 용서를 구하고, 용서는 배려를 통해 서로 화합하는 것이다.

참과 거짓, 선과 악, 정의와 불의는 하나의 사건에 의해 결론지어지며, 그 원인은 사건이 된다. 하나의 사건이 바람을 타고 허공에 날리다가 바닥에 떨어지면, 사건의 옳고 그름의 문제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발생한 본질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사람의 입에 의해 사건은 왜곡되어 변질될 지라도 본질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떠한 의식으로 지향되고 있는가! 세계의 시간 속에서 끝없이 지향되는 시간의 초침(秒針)은 어디가고, 병들은 의식들이 사회를 활보하며, 욕망의 포효(咆哮)를 뿌려대고 있단 말인가! 물질적 욕망과 사리사욕의 얼룩진 그림자를 숨기며, 하얀 가면을 쓰고 악(惡)을 감추려는 무리들이 도처에 깔려있다!

지금 사회는 병들고 지쳐있다! 삶이 두려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 미래가 불안해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들, 국가의 체계에 만족하지 못해 분노하는 사람들, 불의에 항거하여 거리로 뛰쳐나온 사람들, 이 모두는 우리의 국민이며, 가족이다.

이들의 분노를 희망으로 바꿀 자 누구인가? 이들의 눈물을 웃음으로 바꿀 자 누구인가! 선자(仙者)여! 그대의 지혜는 이러한 난국을 어떻게 풀어가려 하는가? 세계를 보고, 국가를 보고, 국민을 보며, 100년 후를 보지 못하는 미약한 자들은 국가를 훔치려 하지 말라! 피안(彼岸) 없는 그대의 욕망 때문에 그대의 가족, 그대의 이웃, 그리고 그대의 국민들을 눈물짓게 하지 말라!




건축가이며 공간철학자 윤재은은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홍익대학교 건축학박사, Pratt Institute Master of Interior Design, New York, USA, Denmark International Study, affiliated with University of Copenhagen, Architecture &Design Program, 홍익대학교 디자인 학사를 졸업했다. 또한 UC Berkeley 건축대학에서 연구교수로 디지털건축을 연구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건축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가 있으며,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의 저서가 있다. 주요 건축 작품으로는 헤이리 블랙하우스, 25.7 하우스, 송해븐 집합주거, 유진타워 빌딩, 저멘하스 빌딩, 청담동 스포엔샤 빌딩, 성북동 보현재 주택, 개봉동 블루윈도스 주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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