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 김지완發 ‘외풍’ 논란에 승계 진통 예고

최병춘 기자 입력 : 2022.11.08 07:23 ㅣ 수정 : 2022.11.08 07:23

‘아들 특혜 의혹’ 김지완 회장, 임기 5달 남기고 사임
BNK, 정치권 지적에 외부인사 포함 승계규정 변경
금융권 외풍 우려, 노조 등 “승계 원칙 훼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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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사진=BNK금융그룹]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이 ‘아들 특혜 의혹’으로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중도하차했다. 이런 가운데 BNK금융이 정치권과 금융당국 지적에 외부인사를 포함키로 승계규정을 변경하면서 금융권에 대한 정치권 외풍이 거세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은 임기를 5개월 정도 앞두고 지난 7일 회장직에서 조기 사임했다.

 

김 회장의 조기 사임에 대해 BNK금융은 “최근 제기된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해 그룹 회장으로서 도덕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최근 건강 악화와 그룹의 경영과 조직 안정을 사유로 사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완 회장은 지난 2017년 9월 BNK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약 5년간 그룹의 경영을 이끌어 왔다. BNK금융은 회장 연임을 한 차례로 제한하고 있어 재임할 수 없었던 김 회장은 정상대로라면 내년 3월 주주총회 때 퇴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의 발목을 잡은 건 올해 국회 국정감사 전후로 제기된 ‘아들의 특혜 의혹’이었다.

 

지난 10월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김 회장 자녀와 관련한 BNK금융그룹의 부당 내부거래 및 채권 몰아주기 의혹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해당 의혹과 관련해 BNK금융지주와 BNK캐피탈, BNK자산운용 등 3개 회사에 대한 현장검사에 나서기도 했다.

 

특혜 의혹에 대해 국회와 금융당국의 추궁이 거세지면서 김 회장은 결국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김 회장이 물러나면서 후임 인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BNK금융도 빠르게 차기 회장 선임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BNK금융그룹 관계자는 “금일 회장 사임서 제출로 인해 그룹의 경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이사회를 개최하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후계 구도에는 큰 변화가 예상된다. BNK금융지주가 최근 최고경영자 후보군에 내부 인사뿐만 아니라 외부인사도 포함하는 내용으로 경영 승계규정 일부를 수정했기 때문이다.

 

BNK금융지주는 지난 4일 서울에서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회장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그룹 평판 리스크를 악화시키는 등의 이유로 외부 영입이 필요하다고 이사회에서 인정하는 경우 외부인사, 퇴임 임원 등을 제한적으로 후보군에 추가할 수 있다’는 규정을 없애고, ‘외부 인사를 외부 전문기관의 추천을 받아 회장 후보에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BNK금융지주 이사회는 김 회장 취임 당시였던 지난 2018년 지주 사내이사, 업무 집행책임자(사장 이상), 계열사 대표 중에서 내부 승계로 회장직을 선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경영 승계 관련 규정을 신설했다. 

 

BNK금융은 전문성이 부족한 이른바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려는 조치였다. 하지만 이번 국감에선 견제와 자정 능력을 떨어뜨리는 회장의 ‘경영 사유화’를 위한 폐쇄적인 지배구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금융감독원도 김 회장 아들 특혜 의혹뿐 아니라 BNK금융의 지배구조 적절성도 들여다봤다.

 

결국, 이번 승계규정 수정도 이사회가 이 같은 여론을 반영해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규정 변경으로 BNK금융 회장에 외부인사도 도전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계열사 CEO 내부 인사와의 차기 회장 경쟁이 예고된다.

 

내부 인사로는 계열사 CEO 중 안감찬 BNK부산은행장이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다. 

 

여기에 박영빈 건설공제조합 이사장(전 경남은행장),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안효준 전 BNK투자증권 대표이사 등 전직 임원들이 최근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외에도 비(非) BNK 출신 금융권 인사가 추가로 후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김 회장의 사퇴와 BNK금융 인사 규정 변경을 두고 민간 금융사에 대한 정치권의 입김이 다시 세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BNK금융은 초대 이창호 회장은 물론 2대 성세환 회장에 이어 김 회장까지 역대 수장의 3연속 중도하차를 경험하게 됐다.

 

이 전 회장의 경우 측근 경영과 장기집권 문제가 제기되면서 물러났고 성 전 회장은 자사주 시세 조정 혐의로 조사를 받다 중도 사퇴했다. 내부 출신이었던 두 회장의 불명예 퇴진 이후 하나금융 출신 외부인사였던 김 회장이 문재인 정권으로의 교체기 시절 취임했지만 또다시 중도 하차했다. 

 

BNK금융의 이번 승계규정 변경을 두고 정치적 외풍이라며 반발하는 내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BNK금융)이사회는 여당 의원이 지적한 ‘승계구조의 폐쇄성’에 꽂혀 정상 운영되어 온 내부 승계 원칙을 허무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라며 “이사회는 낙하산 인사를 위한 문을 여는 매국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금감원 또한 국정감사에서의 입장을 번복하고 BNK금융지주 이사회에 어떠한 압력도 행사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BNK부산은행 노조도 “외풍을 막기 위해 이사회가 스스로 만든 원칙을 제대로 적용해보기도 전에 다시 바꾼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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