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기금’ 시동, 코로나 대출 재연장 변수

최병춘 기자 입력 : 2022.09.27 07:19 ㅣ 수정 : 2022.09.27 07:19

새출발기금, 27일 온라인 사전신청. 다음달 4일 공식출범
코로나 대출 연장 맞물려 ‘유명무실’ 우려..잠재 부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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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채무조정을 위해 추진되는 새출발기금이 온라인 사전신청을 시작으로 본격 가동된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출 지원조치가 재연장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착륙 프로그램으로 성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을지 우려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오전 9시 30분부터 4일간 온라인 플랫폼(새출발기금.kr)에서 새출발기금 사전신청을 받는다..

 

새출발기금이 공식 출범하는 내달 4일부터 한국자산관기공사(캠코) 사무소와 서민금융통화지원센터 50개 등 오프라인 현장 창구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동시에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최대 30조원 규모로 공급되는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법인 포함) 중 취약차주의 모든 대출(사업자·가계/담보·보증·신용)을 대상으로 지원이 이뤄진다.

 

3개월 이상 연체한 부실 차주에 대해서는 대출 원금을 60~80%(취약계층 90%) 감면해주고 연체 3개월 미만의 부실우려 차주에게는 연체 기간에 따라 금리조정과 장기분할 상환 등의 지원이 이뤄진다.

 

금융당국은 부실차주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반영, 채무조정 시 소득·재산에 대한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채무 상환 회피를 목적으로 한 도덕적 해이뿐 아니라 부실채무의 전가와 이로 인한 금융사의 건전성 훼손 등을 우려하며 그리 반기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추진되는 저금리 전환 대출 등 저신용층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확대와 맞물려 시중은행의 금융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새출발기금의 채무조정 한도를 종전 계획보다 축소하고, 원금 감면 대상 차주 조건도 강화했다. 

 

도덕적해이가 우려됐던 부실우려차주에 대해선 연체 기간별로 금리 감면 폭을 차등화하기로 하는 등 관련 요건을 강화했다.

 

금융당국이 소상공인 등에 대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한 것은 이들 저신용층의 부채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신용평가기관 나이스평가정보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개인사업자)가 전체 금융권에서 받은 개인사업자대출은 지난 6월 말 기준 688조263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637조4783억원)보다 7.9% 늘었다.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수는 325만327명으로 지난해 말(279만10명)보다 16.5% 늘었다.

 

특히 연쇄 부실 우려가 큰 다중채무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6월 말 자영업자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41만4964명으로, 지난해 말(28만6839명)과 비교해 44.7%나 늘었다. 대출액도 같은 기간 162조4311억원에서 195조3839억원으로 반년 사이 20.2%가 늘었다. 다중채무를 지닌 자영업자가 전체 대출에 차지하는 비중 또한 지난 6월 말 인원 기준 12.8%, 대출액 기준 28.4%나 차지했다. 

 

더욱이 금리 인상기와 맞물려 상환 부담은 더 커졌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통화 긴축 움직임에 우리 기준금리도 연말까지 3%이상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새출발기금 운용뿐 아니라 오는 30일부터 연 7% 이상 고금리 사업자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하는 8조5000억원 규모의 대환 프로그램도 시행한다.

 

여기에 다음달 종료 예정이었던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코로나19 대출의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도 한 번 더 연장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다만 여러 대출 지원 정책이 중첩되면서 시장의 혼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새출발기금은 다음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 종료를 대비해 대출자의 연착륙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따라서 재연장이 결정되면 새출발기금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

 

코로나19 대출 지원이 연장되면 새출발기금 수요가 크게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새출발기금으로 원금감면 등 지원을 받는 차주들의 경우 일정기간 금융 거래 제한과 같은 패널티를 받게 되는 데 굳이 이를 감수하고 채무조정신청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금융사 입장에서는 여전히 부실 우려를 안고 있다는 게 부담이다. 특히 코로나19 대출 재연장이 결정될 경우 소상공인 대출의 잠재 부실 확인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금융권은 새출발기금의 채무조정 신청 규모와 내용을 기반으로 그동안 확인이 어려웠던 대출자의 부실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지원 재연장 속에 연체율 등 은행의 건전성 지표 착시현상만 지속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출 지원으로 국내은행의 연체율은 역대 최소 수준이 0.2%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과 시중은행 등은 대출 원리금 상환유예 1년, 만기연장은 3년 추가 연장을 골자로 한 ‘코로나19 금융지원 재연장 및 연착륙 방안’을 최종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대출 연장이 되더라도 시장의 혼선을 최소화하고 차주들에게 새출발기금이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과 은행은 소상공인·중소기업 등 각 차주는 연장된 지원 기간 종료일 안에 새출발기금과 대출 상환 프로그램을 희망에 따라 이용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 연장된 기간 내에서 당국 주도가 차주들 형편에 따라 새출발기금, 개인사업자대출119, 신속금융지원 등 연착륙 프로그램을 이용해 상환·채무조정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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