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훈의 광고썰전 (55)] 유령과 함께 마시는 코카콜라는 어떤 맛일까?

신재훈 칼럼니스트 입력 : 2021.11.13 05:30 ㅣ 수정 : 2021.11.13 05:30

톡 쏘는 시원함 대신 오싹한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콜라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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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소년이 이상한 소리에 잠이 깨서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그곳에서 마주친 꼬마유령은 냉장고에 있는 콜라를 쳐다보며 마시고 싶다는 표정을 짓는다. 진짜 콜라를 유령이 받지 못하자 소년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콜라병을 바닥으로 떨어트려 깨뜨려 버린다.

 

한마디로 콜라를 사망시켜(깨뜨려) 콜라유령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이 기발한 발상이 광고의 하이라이트다. 소년과 꼬마 유령이 각자의 콜라병을 부딪치는 광고 장면은 소년과 ET가 손가락을 마주치는 영화장면 만큼이나 감동적이다.

 

광고의 마지막은 “함께라는 즐거움(Real Magic)”이라는 카피로 마무리된다.

 

코카콜라 광고는 항상 밝고 따뜻하고 경쾌한 톤으로 즐겁고, 신나고, 짜릿한 순간을 함께하는 모두의 청량음료로 포지셔닝 해왔다. 그러나 이 광고는 그간 보여주었던 코카콜라의 기본적인 광고 틀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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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꼬마 유령 캐스퍼 이미지

 

많이 본듯한 등장 인물과 상황이 영화 “꼬마 유령 캐스퍼”와 닮아 있다. 귀여운 꼬마 유령이라고는 해도 유령은 유령이다. 유령, 어두운 화면, 음산한 음악이 합쳐져 뭔가 일어날것만 같은 오싹한 느낌을 준다. 톡 쏘는 시원한 콜라를 마시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안을 만큼 말이다.

 

물론 “함께라는 즐거움”이라는 브랜드 컨셉은 동일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함께한다는 사실 자체보다 “누구와 함께 하는가?”라는 사실이다.

 

함께 있으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고 느껴질 정도로 즐겁고, 무엇을 하더라도 즐겁고, 무엇을 먹고 마시더라도 맛있는 사람들이 있다. 당연히 그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마시는 콜라 맛은 최상의 맛이다.

 

한편으로 함께 하는 것이 죽기보다도 싫고, 심지어 함께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심장이 뛰고, 속이 뒤틀리고, 머리가 빠개질 것 같은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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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라는 마법 코카-콜라! 스틸컷

 

매일 구박받는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매일 욕먹고 벌받는 학생이 담임 선생님과, 매일 괴롭힘 당하는 학생이 그를 괴롭히는 일진 학생과 아무리 재미있는 놀이를 하더라도 재미있을 것이며 또한 세상없이 맛있는 산해진미를 먹은들 맛있겠는가?

 

유령과 함께 콜라를 마시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사람에 따라서는 콜라의 톡 쏘는 맛에 사리가 걸릴 만큼 오싹할지도 모른다.

 

이 광고를 보며 연관성(Relevance)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콜라는 음료이기에 특히 T. P. O. (Time, Place, Occasion) 와의 연관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누구와 함께 마시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 광고는 미국에서 제작되어 전세계에서 운행되는 전형적인 글로벌 브랜드 광고다. 미국에서라면 할로윈데이를 앞둔 시점에서 이상할 것 없는 재미있는 광고지만, 문화와 관습이 다른 지역에서는 그 탁월한 아이디어와 표현이 어색하거나 부적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 광고가 과연 우리 정서에 맞는가? 를 면밀히 살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더 큰 아쉬움은 광고를 하는 근본 목적인 “콜라를 마시고 싶게 만드는가?” 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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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 프로필▶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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