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누아르남' 유노윤호, 전설일 수밖에 없는 이유

염보연 기자 입력 : 2021.01.21 17:33 ㅣ 수정 : 2021.01.2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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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윤호 [사진=SM엔터테인먼트]

 

[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동방신기(TVXQ)’ 유노윤호는 2세대 아이돌의 시발점이자 해외시장을 개척한 K팝의 상징적인 존재다. 그가 지난 18일 두 번째 솔로 앨범 '누아르(NOIR)'로 컴백했다. 타이틀곡 ‘땡큐(Thank U)’를 비롯한 새 미니앨범 음원을 공개했다.

 

누아르는 ‘검은’이라는 의미를 지닌 프랑스어로, 어두운 분위기의 범죄, 스릴러 영화장르를 뜻한 말이다. ‘땡큐’ 뮤직비디오는 한 남자의 거친 인생을 시네마틱으로 표현했다.

 

남자가 걷는 길은 사방에서 적이 튀어나오는 위험하고 살벌한 길이다. 하지만 제목은 ‘땡큐’, 선명한 색조 대비와 총, 칼, 몸싸움 등 화려한 액션은 보는 이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Thank you for diss, Thank you for like, Thank you for me’이라는 노랫말에는 ‘호의는 물론 냉소와 조롱까지 나를 위한 것으로 포용한다’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담겼다.

 

결말에서 피투성이가 된 남자는 지쳐 보인다.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요소로 꽉 채운 여정을 마무리하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은 쓸쓸하다.

 

하지만 이후에 한 장면이 더 추가된다면, 남자에게 환한 빛이 쏟아지리라는 예감이 든다. 가사처럼 시련을 자양분으로 삼아 더 긍정적이고 굳세게 거듭날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유노윤호는 이 곡에 대해 “저답게, 저만의 길을 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라며 “어떤 것이, 무엇이, 더 윤호스러운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던진 곡”이라고 소개했다.

 

그 말대로다. 뮤직비디오 속 남자는 유노윤호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정진하고, 모든 것에 감사하며, 진지함과 열정이 가득했던 여정을 그대로 닮았다.

 

■고등학생 시절 성실한 학생‧가수 꿈 다 잡은 열정

 

유노윤호가 흙수저형 연습생이었던 이야기는 유명하다. IMF를 겪은 아버지는 가족과 사이도 좋고 학교생활도 잘하는 큰아들의 꿈이 불안정한 ‘가수’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중학생 시절 SM의 ‘댄스짱 오디션’에서 1등을 하며 연습생 기회를 얻었지만,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혀 연습할 소속사가 있는 서울과 먼 광주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꿈을 좇는 데 금전적인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유노윤호는 무시무시한 노력으로 열망의 크기를 증명했다. 서울에서 연습하고, 새벽 기차를 타고 광주로 내려와 학교에 다녔다. 방학이면 서울에서 새벽반 제설 작업, 서빙 등 온갖 아르바이트를 해서 스스로 자금을 벌었다. 아파트 옥상, 보일러실, 서울역, 공원 벤치에서 노숙자 생활을 했다.

 

그 가운데서도 누구보다 엄격한 연습생이었다. 결국 기회를 잡아 연습생 3년 만에 5인조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했다.

 

■내홍·위기에도 꺾이지 않는 성숙함

 

‘동방신기’는 데뷔부터 한국 톱에 올라섰고 여전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지만, 그 과정 동안 존속이 위태로울 정도의 시련도 있었다.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2006년에 있던 독극물 테러 사건이다. 유노윤호는 안티팬이 건넨 본드 탄 오렌지주스를 마시고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범인이 불과 동생 또래밖에 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를 용서했지만 정신적 외상은 심각했다. 공황장애와 대인기피로 가수를 그만둘까 생각하기도 했다.

 

유노윤호는 강인했다. 도피보다 정공법을 택했다. 독극물이 들어있던 것과 똑같은 오렌지주스를 스스로 마시면서 두려움을 극복했다.

 

2009년에 또 큰 위기가 찾아왔다. 기존 멤버 5인조 중 3명이 갑작스레 이탈한 것이었다. 데뷔 후 함께 동고동락한 멤버들이 정상에 선 순간에서 나가면서 그룹의 주변을 둘러싼 팬덤과 대외상황은 아수라장이 됐다.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의 2인조로 개편된 ‘동방신기’가 과연 원만한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동방신기는 내홍과 외부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았다. 2011년 ‘Why?’로 컴백한 뒤,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다. 긴 시간 사생활과 군대 문제 등에서 별다른 잡음도 없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강한 의지와 성숙함을 갖추고 있던 덕분이다.

 

■연습생 20년 차 같은 열정, 목표는 ‘55년 차 가수’

 

지난 8일 방송된 MBC ‘나혼자산다’에는 유노윤호가 연습실에서 밤을 새우며 춤과 노래 연습을 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열정 넘치는 모습에 패널들은 “18년 차 가수가 아니라 데뷔 못 한 20년 차 연습생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유노윤호는 이번 앨범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갖고 태어난 게 많이 없어 시작하면 최선을 다하는 편”이라며 “두근거림과 호기심이 열정의 원천”이라고 밝혔다.

 

“동방신기로 18년 차가 됐는데 유노윤호가 이렇게 새로운 틀을 향해 도전한다는 것을 인지만 해주시면 그걸로 너무 감사해요. 여유를 갖고 편안하게, 무엇보다도 오래 활동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나훈아 선배님이나 조용필 선배님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는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물론 시행착오가 올 때도 있지만 부단히 노력하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교과서 같은 정론이다. 하지만 그런 정론을 당연하게 실천해온 그이기에 유노윤호는 전설이 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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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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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짱 2021.02.05 16:29

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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