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 본질은 정치싸움이 아니라 경제문제

이서연 기자 입력 : 2020.12.04 17:54 ㅣ 수정 : 2020.12.16 18:16

‘탈원전’과 ‘탈탄소’ 공존할 수 없어 / 글로벌 트렌드는 원전을 활용한 탈탄소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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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여권과 극한의 갈등 속 직무에 복귀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관련 의혹에 관한 검찰수사를 지시했다. 이에 여당은 “무모한 정치공작”, “사건을 정치적으로 확대시키겠다는 명백한 의도”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탈원전’을 공약으로 내걸며 월성1호기 조기폐쇄를 포함한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의결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우리나라의 에너지 현실, 안보상의 필요,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 등을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이념형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문 대통령이 ‘탈원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정국을 주도하려는 목적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탈원전’논란의 중점은 정치문제가 아닌 경제문제라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추진해온 탈원전 정책이 과연 우리나라의 에너지수급량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원자력발전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이다. 에너지 생산 효율성이 높은데다 수십 년간 축적해온 우리나라의 원자력 기술력은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원자력 발전을 ‘안정성’문제 하나만으로 외면해서는 문재인정부가 선언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높은 인구밀도와 전기소비량 등을 미루어 보아 ‘탈원전’과 ‘탄소중립’은 절대 공존할 수 없어 보인다.   

 

조급한 탈원전 정책이 전기 공급부족사태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형’ 중후 장대산업에서의 에너지 소비 감소량보다 가정, 상업부문에서의 에너지 소비 증가량이 더 빠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생산, 유통, 소비 등 사회 전 영역에서 ‘초연결성’을 지향하는 4차 산업의 특성상 결코 과장된 전망은 아니다. 

 

특히 폭발적으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인덕션과 전기차의 경우 특정 시간대에 일시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매우 커 전기공급 정책의 난제인 ‘첨두부하(최대부하)’ 관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정책당국은 에너지 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잦은 폭발 등 안전성 문제와 효과대비 지나치게 높은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할 경우 유효한 정책 수단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탈원전정책에 대한 산업계의 우려 역시 크다. 태양광은 보급을 늘릴수록 중국산 수입이 늘고 풍력은 유럽산 수입에 의존해야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급격히 늘리면 경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원전·탈탄소 등 에너지 전환은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이행해야 순조롭게 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 

 

반면 세계 각국에서는 ‘전력 수요 충족’과 ‘탄소감축’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원전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 역시 후보 시절부터 SMR을 2050년 미국 탄소 중립 달성의 핵심 기술로 꼽기도 했다. 

 

수소 경제에 국가의 역량을 결집하는 것은 환경보전과 미래성장분야를 선점하려는 국제 트렌드에 매우 부합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탈원전’만 고집할 경우 수소 경제의 출발선상에서부터 경쟁국에 우위를 빼앗길 가능성은 너무나 명확하다. 그동안 탈원전을 외치던 북유럽 국가들이 수소경제 전환의 기저에 원전을 두고 있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정책당국과 환경단체 등은 과도한 정치 쟁점화로 ‘탈원전’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