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게임 유저 원성 사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는 '먼 나라' 이야기

김보영 기자 입력 : 2020.12.03 07:33 ㅣ 수정 : 2020.12.03 22:40

정부·국회, '확률형 아이템' 관련 법 개정 및 발의 관련 구체적 계획 없어/넥슨은 '확률 조작' 논란 초래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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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언택트’ 수혜로 올해 호황기를 맞은 게임산업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게임산업진흥 및 규제를 위한 법안의 필요성은 높아졌으나 여전히 법안 발의는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산업의 비즈니스 모델(BM) ‘부분 유료화’의 대표적 유형인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논란이 계속됨에 따라 관련 법안 및 고시의 움직임 요구는 업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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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저가 PC게임을 즐기는 모습 (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사진) [사진제공=연합뉴스]

 

게임 커뮤니티 내 유저들도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 우려 존재 △지나치게 낮은 확률 △확률 공표의 신뢰성 △확률형 아이템 조작과 관련 자율규제 한계 등을 문제점으로 거론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GSOK)를 통해 이런 아이템들에 대한 자율규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확률 공시를 하지 않은 게임 목록을 공개할 뿐, 이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 및 보상조치를 강제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지적한다.

 

규제 필요하다고 하지만…‘확률형 아이템’ 규제 활동 ‘0’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국회는 올해 발표한 ‘2020 게임산업 진흥 종합 계획’에서 게임이용자 권리 보장 및 보호강화를 위한 정책 중 하나로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공개하는 의무를 게임사에 부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서도 이용자 알권리 보호를 위해 ‘전자상거래 상품 관련 고시’ 개정,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를 올 하반기까지 추진하기로 계획됐다.

 

그러나 문체부, 공정위 어느 곳도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위한 고시와 법안을 발의를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가 9월 새롭게 발표한 ‘전자상거래 상품 관련 고시’ 개정은 아이템 확률 정보 의무 공개에 대한 내용이 삭제돼 있었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에 규제가 담길 예정이라 이중 규제로 업계의 혼란스러움을 야기할 수 있어 이번 고시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자율적으로 규제하기 위한 기준안 마련이 되어있고, 잘 운영 중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번 고시에서는 제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체부에 문의한 결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 및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게임산업진흥법 전면 개정안’에 대한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월 박양우 문체부 장관이 발표한 게임산업법 전면 개정안 내용은 개정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 발표일 뿐,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은 없다”며 “준비 중이다”라는 답변만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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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확률 조작 의혹으로 일부 바람의 나라 연 유저들은 넥슨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했다. [이미지제공=넥슨]

 

돈슨·돈마블·돈씨의 오명, 수억원을 써도 원하는 아이템·강화를 얻지 못하는 '과금러' 헤비유저들

 

일부 유저들은 이러한 법의 사각지대에서 게임사가 만들어낸 ‘확률형 아이템’에 반복적 과다 결제 유발에 휘둘릴 수 밖에 없었다. 게임사들의 ‘확률 조작’ 논란 역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경우 심각한 사행성으로 논란을 불러왔으며, 유료 ‘뽑기’의 경우 희귀 아이템을 뽑을 확률이 0.0001%에 불과해 사실상 복권 당첨 확률만큼이나 어렵다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넥슨의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바람의 나라 : 연’의 일부 이용자들이 게임 내 과금 콘텐츠 중 하나인 ‘환수합성’의 확률 조작이 의심된다며 넥슨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사태도 있었다. 

 

비록 넥슨은 총괄 개발자인 이태성 디렉터가 직접 나서 해명을 진행했지만 유저들은 매번 반복되는 확률 조작 논란과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회의감을 느낀다는 반응이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사행성 우려 및 복권 당첨 수준과 맞먹는 지나치게 낮은 확률, 확률 공표의 신뢰성 논란은 꼬리표처럼 남아있는 숙제다. 유저들은 게임사의 신뢰를 높이고 게임산업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선 이미 16년간 적용해 온 BM을 탈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이 지난 16년간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해왔으며 3N은 연매출 7조라는 대기록을 세웠다”며 “그러나 국내 게임산업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 커뮤니티 내 유저들은 “확률 조작과 같은 게임 서비스 자체에 회의감을 느끼는 사건이 많아지면 유저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할뿐더러 ‘돈슨’, ‘돈마블’, ‘돈씨’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