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 칼럼] 역차별 받는 국내 방위산업, 3중고 해소돼야

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입력 : 2020.12.01 10:50 ㅣ 수정 : 2020.12.02 08:22

높은 해외 직구매 의존도, 과도한 사업타당성 조사,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등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방위산업이 심상치 않다. 연일 500명이 넘는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대다수 방산업체들은 수출은 커녕, 이미 확보된 물량에 대한 내수 공급도 원활치 않다는 전언이다. 이에 최근 방위산업의 위기 요인들을 진단해 보고 해소방안을 적극 모색해 볼 시점이다. 

 

먼저, 현 정부 들어 국방예산은 상당히 증가했다. 금년 역대 최초로 50조원을 넘어섰으며, 2017년 40조원 대비 24% 이상 늘었다. 내년에는 53조원을 상회할 전망이며, 향후 5년(2021~25)간 무려 300.7조원의 국방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니 이런 추세라면 5년 후에는 65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image
높은 해외 직구매 의존도, 과도한 사업타당성 조사,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등 3중고를 헤쳐나기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국내 방산업체들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개최된 ‘대한민국방위산업전(DX KOREA 2020)’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제2전시장 내부 전경. [사진=김한경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위산업 매출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국내 방위산업 생산은 2016년 14.8조원에서 2019년 13.9조원으로 5.9% 감소했다. 수출도 같은 기준 2.7조원에서 1.8조원으로 무려 35% 이상 급감했고, 올해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전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방예산 증가해도 방위산업 실적 감소…해외조달 비용 급증 추세

 

국방예산 및 방위력개선 예산의 높은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국내 방위산업 실적의 정체 또는 감소 추세는 상당히 의외이다. 통상 국방예산과 방위산업 생산은 비례 관계를 보인다는 점에 비춰보면 더욱 그렇다. 

 

이에 대한 이유를 3가지로 요약해 보면, 먼저 해외무기 구매 시 직구매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최근 P-8 해상초계기(1.5조원)부터 향후 F-35B(3조원), 대형공격헬기(2조원), F-15K 성능개량(1조원) 등이 그렇다. 실제로 방위력개선비 중 해외조달 비용은 2017년 3.8조원에서 지난해 5.8조원으로 무려 52% 이상 급증했다.

 

이는 일본, 인도, 사우디, UAE 등 주요 무기수입국들이 현지생산, 합작회사 설립, 공동개발 등으로 구매하는 추세와 상반된다. 여기에 미국 해외군사판매(FMS) 방식에 따른 절충교역 제외(또는 수입금액의 10% 이내) 정책은 방위력개선 예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내 방산기업들에게 낙수효과가 미미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아울러, 선행연구 등 국방사업 타당성 평가가 대부분 ‘국내 개발’ 아니면 ‘해외 직구매’ 방식의 이원화된 분석에 치중됨으로써 국내업체가 현지생산 및 공동개발, 부품 생산 등의 역량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영한 획득방식이 선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사업타당성 조사로 인한 사업 지연과 팬데믹 장기화로 매출 감소

 

둘째, 국방획득사업 사업타당성 조사(이하 국방 사업타당성 조사) 기간이 길고 지연 가능성도 높다는 점이다. 국가연구개발 사업을 포함,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의 정부 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기재부(KDI)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한다. 수개월에 걸쳐 단 1회의 조사를 통해 경제성(B/C)이 통상 1을 넘으면 사업이 진행된다. 

 

이러한 예비타당성 조사도 최근 국가균형 발전에 저해가 된다는 등의 이유로 일부 면제해 주거나 총사업비도 1000억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추세다. 반면, 국방 사업타당성 조사는 선행연구(기품원)-전력소요검증(KIDA)-사업타당성(KIDA)의 3단계를 거친다. 이것도 모자라 최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국방전문위원회)의 예산설명회 단계가 추가됐다. 

 

이처럼 총 4회의 타당성 조사로 최소 3~4년이 소요되는데 여기에 논란이 되는 사업은 추가적인 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하니 최종 결과를 기다리는 방산업체들은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 갈 지경이다. 잦은 국방 사업타당성 조사로 인한 사업 지연은 방산업체 매출 감소의 직격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올해 창궐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산업연구원 실태조사(2020)에 따르면, 유효 응답수 151개 방산업체 기준 코로나 19가 방위산업에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72.2%를 차지했다. 부정적 영향 요인으로 내수는 ‘생산물량 납기 지연’이 45%, 수출은 ‘방산전시회 등 마케팅 행사 취소·연기’가 35.1%로 가장 높았다. 

 

방산업체 대부분이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시 ‘매출실적 악화(36.2%)’를 가장 우려했으며, 이어 부품수급 애로(19.4%), 경영자금 부족(12.8%), 영업이익률 악화(11.5%), 심지어 생산 및 영업 중단도 9.7%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국내 납품 및 전력화 시기 충족을 위해선 원·부자재의 안정적 확보 지원(30%), 내수물량 확대(27.6%), 국산화 확대(24.7%) 등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구매보다 기술도입·현지생산·부품생산 등 국내업체 참여 확대해야

 

이와 같이 최근 방위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저해하는 높은 해외 직구매 의존, 과도한 사업타당성 조사,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등 3중고를 해소하려면 다음과 같은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현재 방위사업청에서 추진 중인 ‘국산품 우선 정책(Buy Korea Defense)’의 조속한 시행이 요구된다. 특히, 해외 직구매 방식보다는 기술도입, 현지생산, 부품생산 등 국내업체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아울러, 국방 사업타당성 조사 시 국내업체 참여를 확대하는 다양한 해외구매 대안들을 검토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평균 3~4년이 소요되는 국방 사업타당성 조사 기간의 단축도 중요한 과제다. 과거 방위산업을 ‘비리’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과도한 투명성, 절차성을 강조한 결과, 오히려 방산업체의 성장과 발전을 일부 저해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닌지 냉철히 검토해 볼 시점이다. 

 

북한 등 주변국들이 극초음속 유도무기 등 눈 깜짝할 사이에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들을 선보이고 있는 시점에 오로지 투명성, 절차성 만을 강조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현행 4단계의 국방 사업타당성 조사도 중복 요소들이 있다면 이를 과감히 생략하고 분석기간도 대폭 단축시켜 나가야 한다. 

 

신기술 접목 가능한 획득 방식 만들고 업체 애로사항 귀 기울여야 

 

최근 미 육군이 미래사령부(AFC: Army Future Command)를 창설, 8개 부처를 통합하여 무기 소요제기 기간을 5년에서 1년으로 단축시킨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주변국 위협에 대응해 국가안보를 위해 시급히 개발해야 할 무기체계(게임 체인저)의 경우 시급한 ‘권역별 국가균형 발전 사업’ 같이 예타 면제도 적극 고려해 보아야 한다. 

 

아울러 장기간, 고비용 방식인 기존의 전통적인 무기획득에만 매몰되지 말고, 선진국들의 신속획득사업을 적극 벤치마킹하여 2~3년 내에 군이 요구하는 최신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새로운 무기획득 방식을 병행해 나가야 한다. 

 

미 CSIS에 따르면, 미국은 신속획득예산이 최근 5년(2015~19)간 10억 달러에서 77억 달러로 7배 이상 급증한 반면, 전통적 획득방식에 의한 체계개발 예산은 정체 또는 감소했다. 우리도 금년 도입한 신속시범획득사업에 대해 초기단계 군 소요 반영과 이를 기초로 한 경쟁 계약, 성공 사업의 후속양산 보장 등을 통한 획기적인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 가능성에 따른 기업의 애로사항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난 5월 방위사업청에서 융자 지원 등의 노력에 추가하여 기업들이 시급히 요구하는 원부자재 안정적 확보, 내수물량 확대, 확정물량 조기 발주, 착·중도금 선지급 등을 통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image

 

 

 

 

 

 

 

산업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박사)

前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센터장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

국방산업발전협의회 자문위원

前 국방대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