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포스코 최정우 회장의 1조원대 ‘기업시민’ 프로젝트 청사진 나왔다

이서연 기자 입력 : 2020.09.09 07:55 ㅣ 수정 : 2020.09.09 07:55

IMP(Idea Market Place) 1호 펀드 조성은 1조원 펀드를 겨냥한 신호탄 / 10년간 지속돼온 벤처투자지원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눈길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추구하고 있는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1조원 규모의 국내 벤처기업 육성 펀드 조성을 위한 첫 발을 뗐다. 포스코는 10여년 전부터 벤처기업 발굴 육성 프로그램인 ‘IMP(Idea Market Place)’을 운영, 선발된 벤처기업들에게 투자유치 등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을 해왔다.  그동안 87개 기업에 대해 142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지난 7일에는 이 같은 벤처 투자지원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됐다. 벤처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한 전용펀드를 처음으로 출시했다. 총 51억원 규모로 편성된 ‘IMP 1호 펀드’가 그것이다. 중요한 것은 ‘1호’라는 점이다. 2호, 3호 등과 같이 향후 후속펀드가 이어질 전망이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 해  5월 ‘제17회 IMP(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 행사에서  2024년까지 1조원 규모의 벤처 지원 플랫폼에 대한 1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최 회장은 지난 해 신년사에서 ‘기업시민’이 포스코의 경영철학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자리에서였다. 기업시민이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야 지속가능한 경영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역대급 벤처펀드의 추진은 기업시민의 이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POSCO 최정우 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래픽=이서연]
 


■ 최정우 회장의 벤처지원 플랫폼 펀드, 외부투자유치 합치면 2조원대 규모

 

 “선순환 벤처플랫폼을 구축해 국가의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촉진하고 창업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5월 21에 실시한 ‘제17회 IMP(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 행사에서 IMP 펀드의 출현을 이렇게 암시했다. 구체적인 목표까지 언급했다.

 

최 회장은 2024년까지 포스코 출자금 8000억원 및 외부투자유치 1조 2000억원을 포함해 총 2조원 규모로 벤처펀드를 조성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외부투자 유치까지 포함하면 펀드규모는 2조원대가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포스코 관계자는 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단기간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대하기보다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투자가 이뤄진 벤처기업·스타트업에는 포스코그룹의 전 세계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마케팅·특허·법무·재무 등 경영 전반의 맞춤형 성장 패키지가 제공된다. 창업부터 육성, 대규모 사업화까지 전 주기별로 지원해 선순환 ‘벤처플랫폼’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포스코의 방침이다.


또한 지난 7월 민간기업 최초로 강남구 역삼로 팁스타운(TIPS TOWN)에 민·관 협력형 인큐베이팅 센터인 ‘체인지 업 그라운드(Change Up Ground)를 개관하고 민간이 중심이 되는 창업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팁스타운은 민간이 투자한 스타트업에 정부가 연구개발(R&D)·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기술창업 프로그램  참여 기업을 위한 시설이다. 스타트업을 위한 사업 공간과 기업설명회(IR)·네트워킹 행사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 등이 제공된다.

 

 

■ 1조원 퍼드 조성 위한 마중물 ‘IMP 1호 펀드’를 통한 적극지원

 

POSCO IMP 1호 펀드는 지난달 ‘벤처투자법’에 따라 창업기획자에게 벤처투자조합 등록을 허용한 이후 나온 국내 첫 사례다.


기존 창업기획자는 자본금과 개인투자조합 결성을 통해서만 투자할 수 있었으나 창업투자회사(벤처캐피탈)에게만 허용된 벤처투자조합(기존 창업투자조합과 한국벤처투자조합의 일원화)을 엑셀레이터도 결성할 수 있도록 경계를 허문 것이다.


엑셀러레이터가 개인투자조합이 아닌 벤처투자조합으로 결성할 경우 법인출자 제한이 없어 법인출자 모집이 쉬워진다. 또한 초기창업자 투자의무 및 상장사 투자 비율도 완화되어 투자 자율성이 확대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벤처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기존에는 벤처기업을 선발해 육성한 후 투자를 결정했으나, 올해부터는 선발단계에서 투자 여부를 결정해 유망 벤처기업들을 선점하고 투자기업들의 성장에 집중하는 프로세스로 개선했다.

 


■ 포스코의 지난 10년 벤처 지원 실적은? 87개 기업에 142억원 규모 투자 이끌어내/퀼슨, 네오펙트 등 성장 기회 잡아


포스코가 2011년부터 진행해온 IMP에서는 유망 벤처기업들에 포스텍이 보유한 기술과 연구 장비를 지원하고 인큐베이팅센터인 서울 ‘체인지업 그라운드’ 등에 창업공간을 제공하는 등의 혜택을 지원한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87개 기업에 142억원 규모의 투자 성과를 이끌어냈다.


퀄슨, 네오펙트, 바이오앱, 네이처글루텍 등이 IMP로 성장 기회를 잡은 대표적인 기업 사례다.


포스코로부터 투자를 받은 모바일 영어교육 서비스 업체 퀄슨(Qualson 대표이사 박수영)은  대기업 계열사 및 정부 유관기관 등 120여개 기관에서 직원용 영어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뇌졸중 환자 전용 재활치료 기기를 만드는 회사 네오펙트 역시 2012년 포스코 IMP로부터 최초 투자를 유치한 이후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4월 IMP의 지원을 통해 성장한 바이오·제약기업 바이오앱과 제품 개발 및 마케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바이오앱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백신 등을 개발·생산하는 중소기업이다. 동물세포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업체들과 달리 식물세포 기반의 ‘그린 백신’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열린 19회 IMP의 데모데이에도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도전을 꿈꾸는 벤처기업들이 참여했다. 

 

19회 IMP 데모데이 참석기업 [자료제공=포스코 IMP 홈페이지]
 
 

■ IMP 프로그램, 다양한 기관이 참여해 끝까지 지원하는 '책임 투자' 성격

 

올 하반기에 모집되는 20회 IMP  멘토단은  POSCO IMP에 대해 선투자와 짜임새 있는 밀착 교육프로그램을 갖춘 국내에서 가장 책임감 있는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히고 있다.


우선 탁월한 기술과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사업화 역량이 부족한 초기 벤처기업에게 중요한 기회라는 설명이다. 엠엑스 바이오 이재현 대표는 “IMP는 실질적인 정보와 기회 제공”이라고 말했다.


역시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최재훈 부장은 “IMP는 다양한 분야의 역량있는 초기기업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제갈완 책임심사자는 “국내 스타트업 환경에 최적화된 완성형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 있다면 IMP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하는 벤처지원 협업 프로그램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벤처기업들은 다양한 미래의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롯데엑셀러레이터 김영덕 상무 “POSCO IMP는 POSCO, POTECH, RIST가 함께 협력해서 입체적으로 지원하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고 강조했다.


비엠벤처스 정성민 대표는 포스코 IMP에 대해 “기업규모, 사업단계와 상관없이 지원하는 스타트업의 동반자”라고 평가했다. 현재의 실적과 무관하게 지원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다.


포스코의 IMP프로그램은 일단 선정된 벤처기업이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지원해주는 ‘책임 투자’의 성격을 갖는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POSCO IMP의 지원을 통해 성장한 휘랑 최미리 대표는 “POSCO IMP는 단기간이 아닌 Value-up이 될 때 까지 끝까지 지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