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 연예인]<2부>독립연예인④ 유작 ‘흥부’ 개봉 앞둔 故 김주혁, 아버지 김무생 반대 무릅쓴 배우 인생
정소양 기자 | 기사작성 : 2018-02-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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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KBS '1박2일' 故김주혁 특집에서 배우 故김무생과 故김주혁이 처음이자 마지막 함께한 TV광고 장면을 보여주는 장면 ⓒKBS 1박2일 영상캡쳐

 
뉴스투데이는 [세습 연예인]<1부>를 통해 연예인 자녀들의 경쟁 없는 연예계 무혈입성 사례를 총정리했다. 이는 ‘연예인 가족’의 연예계 진출 자체를 비판하자는 취지가 아니다. ‘연예인 가족’이라는 이유로  인지도를 높이고 손쉽게 연예계에서 진입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시스템의 문제점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그러나 연예인 가족이지만 ‘연예인 가족’으로 화제를 만들기보다는 스스로의 실력을 인정받아 데뷔한 연예인도 있다. <2부> '독립연예인' 에서는 자신의 실력으로 경쟁자들과 공평하게 경쟁해 연예계에 입성한 당당한 연예인 자녀 사례를 총정리한다. <편집자주>

배우인생 20년 동안 '김무생 아들'이라는 꼬리표 붙은 적 없어

1998년 SBS 8기 탤런트 공채에 합격해 방송 입문해 자력으로 성장

김무생이라는 '대배우의 그늘'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공채 탤런트' 제도는 수년 전 소멸

(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지난 해 10월 30일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해 향년 45세로  짧은 생을 마감한 고(故) 김주혁에게는 ‘한국의 휴 그랜트’, ‘구탱이형’ 등 많은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배우 인생 20년 동안 그에게 붙지 않았던 꼬리표는 ‘김무생 아들’이었다. 김주혁의 유작 영화 ‘흥부’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김주혁은 과거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가장 아쉬운 부분은 좋은 선생을 두고도 한 번도 조언을 요청하지 않은 것”이라며 “한 번쯤 아버지의 조언을 구할 수도 있었는데 항상 작품에 들어가면 혼자 끙끙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의 인터뷰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있기도 하지만 그가 아버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주혁은 故김무생의 차남으로, 아버지와 같은 ‘배우’의 길을 걸었다.
 
김주혁은 1993년 연극으로 배우활동을 시작했으며, 1997년 영화 ‘도시비화’를 통해 데뷔했다.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에 합격하면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드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그가 대중에게 인상을 남긴 것은 아버지 ‘김무생의 아들’이란 사실이 아닌 SBS 공채 탤런트에 합격하고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하면서부터다.
 
김주혁은 SBS ‘카이스트(1999)’에서 명환 역을 맡아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MBC ‘사랑은 아무나 하나(2000)’, SBS ‘라이벌(2002)’, ‘흐르는 강물처럼(2002)’에 출연했다.
 
특히, 2003년 영화 ‘싱글즈’에서 ‘한국의 휴 그랜트’라는 수식어를 얻는 등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였으며, 2005년 SBS ‘프라하의 연인’에서 크게 히트를 쳤다. ‘프라하의 연인’으로 김주혁은 ‘2005 SBS 연기대상’ 남자 최우수상을, ‘제42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는 등 배우로서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그가 배우로서 성공하기까지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세습연예인과 달리 독립연예인인 김주혁은 아버지 김무생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배우라는 길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가 되는 과정에서 그는 김무생과 갈등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여러 작품을 소화해내며 스스로의 힘으로 대중에게 인정받기 시작한 후 김무생도 그의 아들을 ‘배우’로 인정해주었다.
 
이후 2005년 소위 ‘대박’을 친 김주혁은 아버지 김무생과 부자 동반 CF를 찍었고,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자가 함께 찍은 작품이 되었다. 그해에 김무생은 63세의 나이로 지병인 폐암으로 별세했다.
 
김주혁이 ‘대배우’였던 김무생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공채탤런트’라는 채용시스템도 한몫했다.
 
연예인 세습, 인맥 캐스팅 등이 판치는 현재와는 달리 과거에는 ‘공채탤런트’가 존재했다. 한때는 각 방송사마다 전속 연기자들을 뽑는 '공채 탤런트' 채용 시스템으로 각사 채널의 드라마에만 출연시켰다.
 
공채 시스템은 3~4차에 걸친 공정한 ‘시험’을 바탕으로 연기자를 선발한다. 따라서 혈연, 지연, 학연 등 인맥보다는 배우의 ‘실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실무능력중심’ 채용 방법이다.
 
KBS는 1961년 1기 공채탤런트를 선발했다. 이후 2008년 KBS 21기 공채탤런트 선발 이후 공채탤런트를 뽑지 않는다.
 
MBC는 15년 전인 2003년 마지막 31기 공채탤런트를 뽑은 뒤 더 이상 전속 연기자 채용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SBS는 1991년 1기 공채 탤런트를 선발했으며 2003년 이후로 공채탤런트를 뽑지 않았다. 하지만 SBS는 6년 만에 공채탤런트 채용 시스템을 부활시켜 2009년 SBS공채 11기 톱탤런트 14명을 선발했다. 그 이후로 공채탤런트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각사 방송국이 더 이상 ‘공정한’ 채용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공채 문화가 외부 기획사의 몫으로 넘어가게 됐기 때문이다. 소위 ‘길거리 캐스팅’ 시대가 열리면서 외부 기획사가 거대화되었고 방송국은 기획사에게 연기자 선택권을 넘겨주게 되었다.
 
이는 기획사와 연예인에게 권력의 칼자루를 넘겨준 셈과 다름없다. 이러한 권력은 ‘세습연예인’을 낳고 불공정한 채용을 야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에  김무생의 반대를 무릅쓰고 공채탤런트로 스스로 방송계에 입문하고 정상에 오른 김주혁에게는 ‘세습’이라는 꼬리표가 달린 적이 없다. 

[정소양 기자 jungsy@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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