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의 ‘성희롱 자가 진단 앱’은 권력자들의 필수 앱?
송은호 기자 | 기사작성 : 2018-02-1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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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노동부

(뉴스투데이=송은호 기자)

내 행동이 성희롱은 아닐까?…‘성희롱 자가진단 앱’ 출시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미투(Me too) 운동’을 통해 직장 내 성희롱을 고발하는 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개개인이 스스로의 행동이 성희롱에 해당하는건 아닌지 성찰해보는 ‘미퍼스트(Me first) 운동’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고용노동부는 자신의 행동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스스로 진단해 볼 수 있는 ‘직장 내 성희롱 자가진단 앱’을 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직장 내 성희롱이 자신의 발언과 행동을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김덕호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CEO 및 관리자는 물론 노동자가 스스로 직장내 성희롱에 대한 지식과 감수성을 체크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투(Me too) 운동이 미퍼스트 (Me first) 운동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가진단 앱은 ▲성희롱 판단력 점검과 ▲성인지 감수성으로 나누어 각각 20문항으로 구성됐다. ‘성희롱 판단력 점검’을 통해 어떤 말과 행동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판단해볼 수 있고, ‘성인지 감수성’ 점검으로 본인과 본인이 소속한 회사의 ▲성희롱 관대화 정도, ▲성역할 고정관념 수준, ▲성희롱 규율의 제도화를 판단할 수 있다.


'직장내 성추행=권력 문제'라는 점에 착안, 모든 구성원이 진단해보도록 권고

직장내 성추행이 ‘남녀’간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인만큼 남녀구분없이 고위급은 물론 노동자까지, 구성원 전체가 자가점검을 해보게 한다는 것 자체로 직장내 성추행에 대한 인식의 ‘발전’이라고 평가된다. 권력은 직급만이 아니라 성별, 나이, 근속년수에 따라 상대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남성 역시 직장 내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2012년에는 형법 개정을 통해 성범죄의 피해자가 여성을 뜻하는 ‘부녀(婦女)’에서 남성을 포함한 ‘사람’으로 확대된 바 있다.

직장인 전용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스스로 남성이라고 밝힌 A씨는 “회식자리에서 고위급 남성 간부에게 강제 입맞춤을 당했다”며 “가해자는 나에게뿐만 아니라 반복적으로 그런 행위를 해 피해자가 여럿”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여 상사에게 “여자친구랑 관계가 얼마나 진전됐냐, 팔을 만져봐도 되냐”는 등 성희롱을 당하지만, 상사에게 토로해도 “남자가 그런거에 예민하지 말라”며 핀잔만 듣는다고 밝혔다.


사내 예방 교육은 실질적 효과 없어…자가진단이 직장내 성추행 근절의 첫 단추 될 수 있을지 주목

또한 스스로 해보는 점검을 통해 직장 내 성추행 실질적인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10인 이상 근로자 사업장은 연 1회 이상 사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따라서 대다수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성희롱,성추행 예방 교육을 실시하지만, 예방 교육만으로는 사내 성추행에 대한 인식 전환에는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

한 대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 신모씨 (26)는 “우리 회사의 경우 성범죄 신고가 접수되고, 가해자의 혐의가 인정되면 해직절차를 밟는다곤 하지만, 오히려 피해자가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피해자 스스로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는 우려보단, 고위급이 성희롱으로 해직될 경우 회사 이미지에 손상이 가므로, 대외 이미지를 고려해서 처신하라는 ‘주변의 압박’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신모 씨는 회사에서 실시하는 성희롱 예방교육에 대해서 “피해자들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라기보단 회사내 성추행이 발생했을 때 생길 회사 이미지 타격을 염려하는 면이 크다”고 주장했다. 가해자가 고위급 임직원일 경우, 회사는 해고 절차 밟는 것을 ‘인사적 손실’로 판단하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직장내 성추행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한다는 세간의 지적은 일리있지만, 이 역시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기의 하나일 뿐이다. 사후대책보단 피해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기업의 ‘이미지’나 ‘인사적 손실’보다는 ‘피해자 근절’에 중점을 둔 예방책이 필요해 보인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이전에는 성희롱이라고 인지하지 못했던 것들을 직장 내 성희롱 자가진단 앱을 활용해 스스로 파악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조직문화가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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