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개 일자리 달린 한국GM 철수설의 쟁점 4가지
강소슬 기자 | 기사작성 : 2018-02-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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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쉐보레 볼트 EV 시험 차량 ⓒ뉴스투데이DB

한국차 고질병인 ‘고비용’ 구조에 적자 누적으로 위기에 휩싸인 한국GM
 
일자리 30만개 무기로 정부지원 압박중인 한국GM…마냥 외면하기 힘든 정부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미국 자동차 회사인 제네럴모터스(GM)가 자회사인 한국GM(옛 대우차)의 경영이 어렵다며 한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막다른 길에 몰린 한국GM은 한국 철수설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GM노조 등에 따르면, 한국GM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경우 관련 종사자와 가족 등 최대 30만명이 일자리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또한 한국GM의 위기는 도미노 사태가 돼 한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① 한국GM 철수설이 나도는 이유…2014년부터 적자 누적돼 경영악화 늪에 빠져
 
한국GM의 최대 문제점은 판매 부진이다.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전년 대비 26.6% 판매율이 급감했다. 지난 2014년부터 적자가 계속됨에 따른 경영 실적 악화의 수렁에 빠졌다. 최근에는 한국을 방문한 제네럴모터스 미국 본사 임원이 임원 감축과 구조조정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철수까지 언급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 GM측은 이러한 보도는 와전됐다고 밝혔지만, GM 본사에서 한국GM의 철수를 검토 중이라는 주장은 3년 전부터 계속 나왔다.
 
철수 논란이 더욱 불을 지핀 건 GM 인도(India)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한 카허 카젬 사장이 한국GM 사장으로 임명된 뒤 철수 논란은 더욱 커졌다. 카젬 사장은 미국 GM 본사가 한국시장 철수를 목적으로 ‘구조조정 전문가’를 파견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카젬 사장 본인도 논란을 스스로 키우기도 했다. GM이 2002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며 15년간 경영권을 유지하겠다는 합의의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와 ‘동문서답’ 전략으로 일관해 한국GM의 직원들과 협력업체의 불안감을 높였다.
 
② 고비용 저생산, 매출액 줄어드는데 임금수준은 15년 간 2.5배 증가
 
유럽 시장 등에서 GM이 철수하면서 한국GM의 수출도 그만큼 줄었지만, 인건비 등 고정비는 판매 감소와 상관없이 꾸준히 올라 더는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적자가 계속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GM은 2014년 1192억원, 2015년 7048억원, 2016년 53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7년에도 약 6000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4년간 누적 적자 규모가 2조5000억 원을 넘는 셈이다.
 
경영난의 가장 큰 이유는 GM이 유럽, 인도,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시장에서 줄줄이 철수하고 계열사 오펠 등을 매각하면서 여기에 완성차나 부품을 수출하던 한국GM은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2013년 말 단행된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시장 철수는 수출이 전체 판매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던 한국GM이 수출 실적의 내리막길로 내닫게 하는 악재로 작용했다. 

이처럼 계속되는 경영 적자 속에서도 한국GM의 임금 수준은 꾸준히 올랐다.
 
한국GM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임금 수준은 2002년에 비해 2.5배까지 뛰었고, 총 인건비는 2010년과 비교해 2015년 기준 50% 이상 늘었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2009년, 2010년, 2014년, 2015년 4년을 제외하고는 파업도 반복됐지만, 성과급은 2013년 이후 2016년까지 1000만원 이상 늘었다. 기본급 인상 역시 2017년도는 공개돼지 않았지만,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3%에서 5.4%까지 꾸준히 올랐다.
 
저조한 판매 실적에 고정비 부담이 더해져 공장 가동률은 뚝 떨어졌다. 한국GM은 군산을 포함해 인천 부평구, 경남 창원시, 충남 보령시까지 총 4곳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부평1공장과 창원, 보령은 100% 가까운 가동률을 보이고 있으며, 부평2공장의 가동률은 약 60%다.
 
하지만, 준중형차 크루즈, 다목적차량(MPV) 올란도의 만드는 군산 공장의 경우 가동률이 20%를 밑돌아 생산이 거의 중단된 상태다. 
 
판매는 감소하는데 비용은 증가하는 고비용 문제는 한국GM뿐만 아니라 현대와 기아차 등 다른 한국 완성차업체들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③ 한국GM 철수 후 벌어질 일은?…한국GM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등처럼 1만명 이상 고용
 
한국 GM의 고비용, 저생산성 구조가 유지되는 한 GM본사나 한국 정부, 산업은행 등의 추가 자금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한국GM이 완전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한국GM이 이대로 철수하더라도 한국GM의 내수 점유율이 낮은 데다 주로 수출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국내 경쟁업체들에 큰 도움이 될 가능성은 적지만, 자동차 업계와 지역 경제, 나아가 한국 경제가 받을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국내 자동차 업체 가운데 1만 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하는 대기업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그리고 한국GM 세 곳뿐이다.
 
한국GM의 고용 인력은 모두 1만6031명으로, 매출 100억원이 넘는 1081개 자동차 관련 업체 전체 직원 수인 33만5745명의 4.8%에 이른다. 여기에 한국GM과 거래하는 협력업체(1~3차) 수도 3000여개가 넘기 때문에, 경영난 도미노 사태로 한국 경제는 흔들릴 수 있다.
 
한국GM 노조 등은 GM이 한국에서 철수하면 관련 종사자와 가족 등까지 모두 30만명이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④ 한국GM, 일자리 30만개 무기로 한 정부지원 압박 및 GM본사의 고리대금 논란
 
GM 본사의 배리 엥글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지난달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회동한 데 이어 최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다시 만나 한국GM에 대한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16년 전 이미 2000억 원 넘게 출자한 정부가 적자가 쌓이고 있는 한국GM에 신규 대출이나 증자를 할 경우 밑 빠진 독에 혈세를 쏟아 붓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빠질 수 있지만, 한국GM이 철수하면 한국GM과 관련된 일자리는 직간접적으로 30만 개가 넘어 대량 실업이 생길 수 있어 지원 요청을 마냥 외면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GM 본사는 한국 정부에 총 3조 원의 유상증자를 할 계획을 전하면서 지분 17%를 보유한 산은의 참여를 요구했다는 말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GM에 대한 GM 측의 자금 지원 요구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GM은 2대 주주인 산은에 회계장부도 공개하지 않으면서 신규 대출과 증자 등 지원만 요구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산은은 한국GM의 적자가 지속되자 주주감사권 행사를 통해 한국GM의 매출 원가와 본사 관리비 부담 규모 등 116개 자료를 요구했지만, GM 본사 측은 6개만 제출하고 나머지는 ‘기밀 사항’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GM 본사는 자회사인 한국GM에 3조 원 규모(2016년 말 기준)의 대출을 해주면서 연 4.7∼5.3%에 이르는 고금리 대출을 해준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 은행은 한국GM의 적자를 이유로 대출을 거절하고 있어, 적자 상태인 한국GM이 본사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용해 해마다 1000억 원의 이자를 자회사에서 챙겼다는 지적이 많다.
 

[강소슬 기자 soseul@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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