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의 허탈감은 사상 최악 청년실업률 아닌 ‘채용 비리’

김성권 입력 : 2018.02.04 17:26 ㅣ 수정 : 2018.02.0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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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악의 청년실업률 기록, 연이은 채용 비리 사태로 취업 시장이 어둡다. 사진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공무원학원에서 준비생들이 시험 준비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사진은 특정 기사중 특정사실과 무관함) ⓒ뉴스투데이



정부의 일자리 창출 의지에도 지난해 청년실업률 1.1% 증가

정부, 최악의 청년실업난 극복 위해 재원 확대 총력

채용 비리로 얼룩진 취업 시장..취준생, "피해자 될까 불안"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역량을 쏟아내고 있지만 오히려 청년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최근 공공기관과 금융권의 채용 비리가 이어지면서 취업준비생의 분노와 허탈감을 키우고 있다.

정부가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만들어가며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섰지만 지난해 청년층 실업률(15세~29세)은 9.9%까지 치솟았다. 전년 대비 0.1%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세계 주요 선진국의 청년실업률을 봐도 한국은 뒷걸음질만 치고 있다. 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청년층(15~24세) 실업률은 작년 11월 기준 10.6%를 기록하면서 9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OECD 회원 23개국 가운데 3개월 연속 상승한 국가는 한국과 호주(9월 9.4%, 10월 9.5% 11월 10.3%), 이스라엘(9월 7.1%, 10월 7.5%, 11월7.6%) 등 3개국 뿐이었다. 정부는 이에 대해 구직자 수의 증가를 원인으로 들어왔지만 최악의 청년실업률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청년실업률이 극에 달하자 정부는 최근 청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추가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청년실업률 극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는 청년 일자리 신규사업을 발굴하거나 기존 사업을 확대, 개선하기 위해 추가 재원을 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을 마련하라고 각 부처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일자리 여건에 긴급자금을 투입해서라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올해 일자리 예산 19조2000억원 가운데 14.5%인 3조원을 청년층 일자리를 만드는 데 지원한다. 이에 더해 기금사업을 20% 범위에서 확대하는 등 재원을 보강해 예산에 관계없이 일자리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청년실업이 국가재난' 수준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처럼 청년실업난이 최악인 상황에서 불거진 취업 비리는 취업준비생들을 더욱 허탈하게 만들었다.

정부는 1990개의 중앙·지방의 공공기관과 유관단체의 과거 5년간 채용을 점검한 결과 79%에 달하는 946개 기관에서 총 4788건의 채용 비리 문제점이 적발됐다고 지난달 밝혔다. 부정청탁 지시와 서류 조작 등 채용 비리 혐의도 83건이나 발견돼 업무에서 배제됐다.

금융권에서도 채용 비리가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을 비롯해 대구·부산·광주 은행에서 채용 비리 의심사례 22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하나·국민 시중은행 두 곳은 고위관계자나 지인 자녀의 특혜채용을 위한 VIP리스트를 만든 것으로 알려져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리스트에 담긴 이들은 서류전형에서 전원 통과되고 면접에서 는 점수 등을 조작해 합격시키는 형태의 비리 사실이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시장을 관리해야 할 금융감독원에서도 감사원의 조사결과 채용비리 사실이 드러나면서 피해자들이 금감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016년 신입사원 채용 당시 합격선에 들고도 탈락한 지원자 두 명이 감사원의 감사로 피해 사실이 드러나자 2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이다.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에 공공, 민간 등 사회 곳곳에 취업비리가 만연해 있다는 사실에 취업준비생들의 분노와 허탈감도 높아지고 있다.

공기업 취업을 준비 중인 정 모씨는 "블라인드 채용과 같은 방식으로 투명성을 강화한다 해도 이렇게 채용 비리가 있는거보니 저도 이런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든다"고 우려했다.

민간 기업에 취업준비생인 황 모씨는 "취업 비리같은 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입사시험에서 제가 피해자자가 된다면 눈물 날 정도로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채용 비리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채용 과정에서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관리 감독 대책을 내놨다. 우선 공공기관 채용에 있어 평가과정 시 외부인원 참여를 의무화하고 블라인드 채용을 강화하는 등의 메뉴얼을 만들어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범부처 기구인 채용비리 점검회의와 채용비리 통합신고센터를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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