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134) 왜 유독 일본에서 대형 가상화폐 해킹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8-01-2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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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7일 해킹사건 발표 직후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곤혹스러워 하는 코인체크의 와다 고이치로 사장(왼쪽). Ⓒ동양경제신문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으로 580억 엔 상당의 피해 발생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의 대표적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에서 26일 새벽 해커의 침입으로 인해 가상화폐의 일종인 NEM(뉴이코노미무브먼트) 코인이 대량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예상액만 최소 580억 엔 가량으로 코인체크가 보유하고 있던 해당 가상화폐 전부가 사라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거래소 측은 NEM 코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고객들의 추가 피해를 우려하여 26일 오후부터 모든 가상화폐와 일본 엔의 출금을 정지하고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가상화폐의 거래도 막은 상황이다.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코인체크의 와다 고이치로(和田 晃一良) 사장은 최악의 경우 “고객의 자산이 훼손되어 원상복구가 불가능한 경우”를 거론하였으나 그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없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모든 경우를 확인 중”이라는 애매한 답변으로 이용자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한편 코인체크가 위치한 도쿄 시부야에는 불안감에 휩싸인 이용자들과 그들을 취재하려는 미디어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계약해지를 요구하기 위해 27일 아침 현장을 방문한 한 남성은 취재진들의 인터뷰에 “작년 12월에 85만 엔을 입금하여 리플을 주로 거래하고 있었다. 보안에는 문제가 없다더니 이야기가 전혀 다르다”며 화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일본 젊은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트위터 상에서는 ‘제 3000만 엔이 공중분해 되었습니다’, ‘은행계좌로 송금을 요청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같은 좌절과 불안에 휩싸인 이용자들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었다.


대형 해킹사고만 이번이 두 번째,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 확장세

일본에서 가상화폐와 관련된 사고는 비단 이번뿐이 아니었다. 2014년에 마운트곡스에서 발생한 해킹사건이 그 시작이었는데 당시 해커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오랜 기간 동안 거래소 측의 컴퓨터를 지속적으로 해킹하여 총 85만개의 비트코인을 빼내갔었다.

이는 2014년 당시의 비트코인 시세로 470억 엔에 이르는 액수였는데 최근 시세로 계산할 경우 무려 15조원 이상의 비트코인이 해커의 손에 넘어간 것이었다. 결국 한때는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70%를 담당하던 마운트곡스는 파산하였고 투자자들은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피해만을 고스란히 떠안는 결과로 이어졌었다.

문제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생긴 이래 세계 각국에서 크고 작은 거래소 해킹사건이 발생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만은 유독 그 피해액이 크다는 점이다. 마운트곡스의 해킹피해금액은 5000억 원에 가까웠고 이번 코인체크의 피해액은 이를 뛰어넘는 6000억 원에 이른다.

우리나라도 작년 유빗이 해킹으로 인한 파산절차에 돌입하였지만 그 피해액은 172억 원 정도에 그쳤고 슬로베니아의 가상화폐 거래소 나이트해쉬의 해킹 피해액도 700억 원은 넘지 않았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의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제재가 심해지면서 몇몇 한국 투자자들이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금도 인터넷의 각종 가상화폐 커뮤니티에서는 일본 거래시장에 대한 얘기가 심심치 않게 오고가고 있다. 때문에 이번 코인체크의 해킹사건으로 인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한국인 투자자들의 피해 역시 우려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와는 대조적으로 지나친 투자열기의 조정과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시장개입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코인체크의 해킹사건을 보도하는 일본 뉴스방송의 중간 광고시간에는 버젓이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가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CF로 일반인들의 신규투자를 유혹하고 있었다.

한국만큼이나 가상화폐 광풍이 불고 있는 일본이지만 두 정부의 상반된 대응이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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