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현대차 위기진단]② 한미FTA 개정 협상의 ‘불공정 이슈’ 자동차, 현대차가 최대 피해자
강소슬 기자 | 기사작성 : 2018-01-1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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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지난 5일 미국 워싱턴 D.C 미국 무역대표부에서 한미 양국 정부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미 FTA 제1차 개정협상[사진=산업통상자원부]

트럼프 행정부, ‘자동차 무역역조’를 한미 FTA 개정 협상의 핵심 공격 카드로 삼아

미측, 미국 시장 문턱은 높이고 한국시장은 ‘규제완화’ 요구하는 ‘강자 논리’ 일관 

원화 강세로 불리해진 현대차, 한미 FTA ‘불공정’ 개정되면 ‘이중고’에 시달릴 수도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싸드(THAAD)보복과 미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 정체로 글로벌 판매가 크게 줄어 힘든 한 해를 보냈던 현대차그룹의 2018년도 만만치 않을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첫 번째 이유는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이다. 이러한 이유로 수출에 새로운 부담을 안게 됐다. 두 번째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장벽 높이기 정책이다. 지난 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1차 협상에서 미국 측은 자동차 분야의 재정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원화 강세 등으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북미 시장에서 고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으로 수출되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안전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은 미국측의 또 다른 공격카드이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달 12일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앞두고 “한국에 수출하는 미국산 자동차에 적용되는 의무규정이 합리적이지 않고, 자동차를 수출할 수 있는 할당량(쿼터)도 너무 적다”며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출 물량 확대를 요구했다. 

미국이 한국과의 자동차 무역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산 자동차의 국내 판매량은 오히려 늘어난 상황이다.

미국측이 한국시장은 열어제끼고 미국시장 문턱은 높이려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현대차는 미국과 국내 시장 모두에서 불리한 조건에서 미국산 자동차와 경쟁을 벌여야 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미 FTA가 발효된 2012년 이전(116억3900만달러)과 비교할 때 미국의 대 한국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배(232억4600만 달러)증가했다. 한국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판매된 미국산 자동차는 전년대비 9.5% 증가한 2만19대로 집계됐다. 이는 한미 FTA 발효 직전인 2011년과 비교하면 142.6% 증가한 것이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미 FTA 1차 개정협상에서 양국의 자동차와 관련한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국 측의 요구사항은 ‘국내 자동차시장 추가 개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철강 부문 원산지 기준을 강화하고 미국산 부품 사용을 의무화하자는 내용이 주요 골자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한국과의 무역에서 자동차분야가 적자를 보고 있다며 규제 완화 및 개선을 요구했다. 한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안전 규제를 더욱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한미 FTA 때문에 미국차의 한국 시장 판매가 부진하다 주장했다. 한국 정부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연비 규정, 수리이력 고지 규제, 안전규제 등 수입 장벽을 높인 점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연비 규제가 리터당 17km로 미국(16.6km)보다 까다롭다고도 지적했다.
 
이러한 미국 측 주장은 합리성이 떨어진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FTA 재협상을 무조건 강행하기 위해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가장 먼저 미국이 지적했던 연비 규제는 한국보다 유럽연합이 더 엄격하게 18.1km으로 규제하고 있다. 일본도 미국 보다 높은 16.8km를 책정해 일방적으로 한국 규제가 불합리하다고 여겨질 수 없는 수준이다.
 
수리이력 고지제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국내로 수입되는 미국차 뿐 아니라 미국에 수출되는 국산차에 대해서도 사실상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주장하는 자동차 수입 할당제 폐지도 실효성이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행 FTA 상으로 한국의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차량이라도 업체당 2만5000대(할당)까지 수입이 가능하지만 미국은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미국 자동차 판매가 할당제 폐지를 논할 만큼 활성화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제시했듯 지난해 미국산 차량이 총 2만91대 판매된 점을 감안하면 전체 판매량이 업체별 할당제인 2만5000대에는 못 미친다.
 
한국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맞설 카드로 미국과 FTA 체결 당시부터 독소 조항으로 꾸준히 거론됐던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ISDS)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ISDS는 우리나라 정부의 법·제도로 손해를 본 미국 투자자가 국제중재기구에서 우리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어 사법 주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아 양면성을 지닌 카드이다.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서울에서 개최될 것으로 알려진 2차 한미 FTA개정협상에서 한미간 자동차 무역의 '새판짜기'가 어떤 방향으로 가닥을 잡느냐에 따라 향후 현대차의 성장 가능성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소슬 기자 soseul@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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