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입대 대란]① 사회복무요원 대기자 5만 명 시대, 청년들 ‘인생낭비’ 방치돼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8-01-11 10:18   (기사수정: 2018-01-1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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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지난해 1월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징병대상자들이 현역대상 여부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중 사회복무요원 판청을 받은 청년들의 대다수는 본인이 희망해도 아직 입대하지 못하고 있다. ⓒ 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2016년 3월 사회복무요원 판정 받은 대입 재수생 A씨, 3년 째 입영대기로 ‘허송세월’ 
 
사회복무요원 대기자 수는 현재 9만 명 이상, 내년이면 10만명 돌파 예상
 
국방부, ‘현역병’ 적체 피한다며 ‘보충역’ 정원 늘리다 수급 불균형 초래

 
#. 2016년 3월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은 A씨는 3년째 입영 대기 중이다. 대입 재수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군대를 다녀와 진로를 짜야겠다고 판단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언제 소집이 떨어질지 몰라 다른 일을 할 수도 없다. 매년 12월 소집에서 탈락되면 이후 선착순 접수를 위해 병무청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A씨는 입영 날짜만 기다리며 젊은 시절을 보내야 하는 이 제도가 답답하다고 토로한다.
 
이처럼 군 입대를 앞둔 청년들이 보충역 판정을 받고도 정작 자리가 없어 기약 없는 기다림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공익근무요원으로 불리는 사회복무요원 등 보충역 소집 대기자 수는 9만여 명에 달한다. 병무청에 따르면 내년까지 대기자 수는 1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실제 소집 인원은 매년 3만 명에 못 미치고 있다. 10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집 신청자 5만2510명 중 실제 소집자는 1만9077명에 그쳤다. 나머지 3만3433명은 대기 판정을 받았으나 올해에도 소집 계획 인원은 2만9977명에 불과하다. 이렇게 4년 이상 장기 대기로 면제를 받는 인원이 2020년에는 1만 명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수급불균형은 다름 아닌 국방부의 정책 혼선이 불씨가 됐다. 현역병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보충역 정원을 늘렸다가 도리어 보충역 대기자가 대폭 늘어난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국방부는 2015년 현역병 대기자 적체현상이 문제가 되자, 징병 신체검사와 학력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이런 식으로 국방부는 당해 1만4000명을 보충역으로 전환하고 해마다 만 명씩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1년 만에 사회복무요원 입영 대기자를 걷잡을 수 없이 키우고 말았다.
 
 
‘주먹구구식’ 소집일 통보로 청년들의 ‘시간낭비’ 부추기는 국방부 입영 시스템
 
입영 대기자는 9만 명인데 신규 수요는 3000명 남짓…병무청 등 대책없이 ‘수수방관’
 
문제는 이 같은 적체현상으로 청년들의 소중한 시간이 낭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청년들은 20대 초중반 군 복무 후 본격적으로 학업과 취업 준비에 나선다. 그러나 불명확한 소집일로 인해 학업이나 경제활동에 전념하지 못하고 허송세월만 보내게 되는 것이다.
 
병무청은 매년 12월 사회복무요원 복무기관 신청 접수를 실시한다. 선발기준은 본인선택 탈락회수가 많은 사람, 출생년도가 빠른 사람, 무작위 추첨 순이다. 여기에서 탈락되면 다음해 12월 접수가 있을 때까지 선착순 접수를 수시로 확인하고 기다려야 한다. 소집일을 짐작할 수 없는 시스템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청년들의 진로계획을 막고 사회진출을 지연시킨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병무청 등 관계부처의 뚜렷한 대책이 없는 점도 문제다. 실제로 사회복무요원 자리를 늘리는 것은 국가기관 및 지자체와 공공단체 등 복무기관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복무 관리 및 예산 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인원 확충에 소극적이다. 그나마 병무청이 지속적으로 신규 수요 창출을 요청한 결과 지난해 수요는 전년 대비 2701명 늘어났다. 하지만 적체된 인원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에 국회에서는 이철희 의원 등이 ‘사회복무요원 확대지원법’ 등을 발의한 상태다.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수요를 늘리되, 재정 부담이 큰 복무기관 대신 국가가 근무요원들에 대한 봉급·교통비·식비 등을 부담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다가오는 인구절벽을 감안하면 무턱대고 근무요원을 늘릴 수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법 개정 완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문제다. 당장 기약 없는 기다림 중인 청년들이 9만 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국방부가 이들을 위한 집중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하영 기자 kwonhy@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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