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강력규제]①금융위, 가상화폐 거래소 ‘베일’ 벗겨 ‘시세조종’ 및 ‘위장파산’ 여부 규명

이태희 기자 입력 : 2018.01.08 17:10 ㅣ 수정 : 2018.01.0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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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통합브리핑실에서 가상통화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가상통화 취급업소 폐쇄 등 가능한 모든 대안을 검토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투데이


정부가 가상화폐에 대한 초강력 규제 마련에 나서고 있다. 금감원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가상화폐계좌를 개설해준 6개 시중은행 및 가상화폐거래소에 대한 특별 조사에 돌입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가상계좌 및 가상화폐거래소에 대한 폐쇄조치도 단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연말 ‘투기광풍’의 위험성에 대해서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열기가 오히려 가열되는 등 사태가 심상치 않아 초강력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박희정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언급은 문제 거래소에 국한된 ‘핀세 처방’일 가능성 높아

급등락해 온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시세 조종’, ‘자작극 해킹’, ‘자금세탁’의혹 철저 조사후 조치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8일 가상화폐 거래소의 ‘베일 벗기기’를 첫 번째 과제로 제시했다. 가상화폐 투기열풍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거래소를 지목한 것이다.

최종구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통화 관련 긴급 브리핑을 자청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가상통화 취급업소 폐쇄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대안을 검토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가능성 발언은 시장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모든 거래소를 폐쇄하는 ‘도박’을 감행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문제의 소지가 큰 군소 거래소를 폐쇄할 수 있다는 게 최종구 위원장의 발언 취지로 분석된다. 즉 문제점이 큰 군소 거래소를 폐쇄하는 조치는 실제로 단행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 위원장은 그동안 거론돼온 가상화폐 거래소의 문제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먼저 선행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가상통화에 대한 투기열풍이 이어지고 있지만 가상통화는 지급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 못하고 자금세탁, 사기, 유사수신 등 불법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가상통화 취급업소에 대한 해킹 문제나 비이성적인 투기과열 등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가상화폐가 범죄집단의 결제 혹은 자금세탁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부분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설명인 것이다. 가상화폐 시장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가상화폐 시장의 대장주가 된 것도 범죄 집단이 ‘몸 값’ 결제 수단 등으로 선호한데 따른 결과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그 정도로 가상통화의 가치와 범죄 집단의 선호도는 양의 상관관계를 형성한다는 게 정설이다.

정부가 이번에 조사를 통해 가상통화의 범죄 활용도를 입증할 경우 가상화폐 시장의 도덕성은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최 위원장은 “가상통화 취급업소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체계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에서 가상통화 취급업소에서 어떠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지 어느 누구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그 불투명성을 겨냥했다. 가상화폐거래소가 ‘베일’속에 싸여있기 때문에 “피해를 본 이용자들은 있는데 그 이유는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폐업 등이 해킹 사고의 결과가 아니라 소위 ‘먹튀’를 겨냥한 자작극일 가능성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를 언급해 주목된다.
최 위원장은 "과연 그동안 있었던 가상통화 취급업소의 여러 가지 해킹사고, 또는 전산사고로 인한 거래중단 이런 것들이 그 자체가 일어나도록 되어 있는 것도 문제지만 그것도 과연 자작극이 아니냐 하는 의심이 들 정도”라며 “현재 그 안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른바 위장사고의 가능성, 시세조종, 유사수신 이런 부분에 대해 가상통화업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면서 "조사 대상에는 과연 이 취급업소들이 가상화폐를 실제 보유하고 있는지 이런 부분도 상세하게 들여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연말 가상화폐 거래소 유빗(Youbit)은 해커에 의해 해킹당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파산절차에 돌입했다. 하루 거래 대금이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거래소들이 사실상 해킹에 무방비 상태임을 재확인시켜준 사건이었다.

소비자들에 대한 피해보상 체계도 대단히 취약하다. 유빗의 경우 DB손해보험에 30억원 규모의 사이버종합배상책임보험에 가입된 게 전부이다.  최 위원장은 이 같은 해킹에 의한 거래소 파산이 사실인지 아니면 자작극인지를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또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상화폐 가격이 수요공급에 의한 시장 논리의 결과물이 아니라 거래소에 의한 ‘시세조작’일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만약에 시세조작 혐의가 드러날 경우 가상화폐의 투자가치는 급락해 시장이 급랭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가상화폐 시장의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최근 국내시장에서 2800만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해외보다 높게 형성된 국내시장의 가격이 시세 조작의 산물일 가능성에 대해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