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마약 파문]① 호기심에 물뽕 맛본 A씨 교사직 박탈은 가혹한가
이안나 기자 | 기사작성 : 2017-12-26 18:55   (기사수정: 2017-12-2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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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기심으로 마약을 투약했던 초등학교 교사가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투데이

 
세칭 '데이트 강간 약물' 투약한 여교사 A씨, 검찰은 기소유예하고 충북교육청은 정직 1개월 처벌

A씨는 초범이고 반성했지만, 교단에 남아 초등학생 교육 책임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 

남자친구와 마약 투약한 여교사의 교사직 유지, 한국교육계의 또 다른 위기 징후?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마약범죄에 연루됐던 초등학교 교사가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 교사는 남자친구와 GHB라는 미량의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혐의가 검찰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 20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마약류를 흡입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된 뒤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된 모 초등학교 A 여교사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린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A씨는 "호기심에 맛을 봤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속칭 '물뽕'으로 불리우는 GHB는 성범죄에 악용되는 경우가 많아 '데이트강간약물'이라는 명칭도 갖고 있다. 따라서 A씨가 남자친구에게 속아서 약물을 흡입한 피해자라면 보호를 해야 하지만, 자의에 의한 행위라면 형사처벌과는 무관하게 교단에 서는 것은 문제가 크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A씨가 초범이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해도 마약 투약 경험을 가진 사람이 어린 초등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26일 뉴스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데이트폭력과 연계되는 것이라면 훨씬 더 큰 문제가 되겠지만 이번 사안은 강간 등의 혐의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범죄 피해자였다면 검찰이 다르게 판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A씨가 자의에 의해 마약류를 투약했다는 설명인 것이다.

이 관계자는 “A 선생님의 검찰진술과 징계위원회에서의 진술을 충분히 종합하면 A선생님이 투약 당시 인지를 하지 못했지만 결과적으론 스스로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했다”면서 “본인 역시 놀라고 크게 반성하고 있어 종합적으로 정상참작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A 교사는 초범인데다 미량을 투약한 점이 감안돼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청 징계는 경찰‧검찰 측에서 조사한 결과를 통보받은 후, 통보해 온 수준을 참고해 조사 대상자의 고의성‧계속성 등의 여부를 가지고 최종 징계를 결정하게 된다.

일선학교 교사들의 성범죄 등에 대한 강력한 규제책이 존재하지만 마약복용에 대해서는 그동안 사례가 많지 않아 그 폐해에 대한 인식이 희박한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성범죄 등 범죄는 강력하게 규제되어있는 반면 마약 케이스는 별도로 징계를 규정하지 않고 품위손상의 의무 위반 등으로 분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교사들의 마약 범죄는 사례가 적고 사회문제로 대두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별도 징계 조항으로 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론은 냉소적이다.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남자친구와 마약을 복용한 사건에 대해서 정직 1개월의 징계가 아닌 교사자격 박탈의 사유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주요 포털 댓글에는 “학생들을 올바르게 가르쳐야할 교사란 인간이 마약에 손 댄거면 자격 박탈해야하는게 상식적인 것 아니냐”, “마약을 한 교사에게 초등생을 어떻게 맡기냐”, “한 달 해외여행 갔다 오면 되겠다” 등의 회의적인 시각이 대부분이다.

한편 올해 1~8월 마약 범죄로 경찰에 입건된 공무원이 10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중 7명이 교육 관련 부처 소속이었다. 7명 중 3명은 초등학교 교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A씨의 죄질은 약한 편이고 본인도 크게 반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사직 박탈은 가혹하다고 볼 수 있는 측면도 존재한다. 그러나 호기심이라고 해도 남자친구와 마약류를 투약할 정도의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교단에 계속 설 수 있다는 것은 교육계의 또 다른 위기 신호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안나 기자 leean@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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