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인터뷰] ‘피자알볼로’ 1호점 가맹점주 정문희, 10년 ‘장수’의 원동력과 어려움
강이슬 기자 | 기사작성 : 2017-12-05 14:57   (기사수정: 2017-12-0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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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피자알볼로 가맹 1호점인 목동 1호점 정문희 점주가 자신의 매장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로 가맹점 운영 10년을 맞은 정 점주는 본사로 부터 특별 문패를 받았다. ⓒ 뉴스투데이

피자알볼로 가맹 1호점 정문희 가맹점주, 올해 10년 째 영업중
 
피자알볼로 이재욱-이재원 형제 대표와 함께 밀가루 묻히며 키워온 매장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경력 10년이라 하면 누구나 ‘전문가’로 인정해준다. 정문희 씨는 자신이 피자 전문가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잘 나가던 사업이 하루아침에 쫄딱 망하기 전까지 말이다.
 
정문희 씨는 ‘피자알볼로(PIZZA ALVOLO)’ 가맹 1호점인 목동1호점 점주다. 10년 전 ‘동네 피자집’에 불과하던 피자알볼로의 첫 가맹점주가 됐다. 당시만 해도 피자알볼로는 가맹사업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그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정문희 점주의 계속되는 구애에 가맹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피자알볼로는 호텔조리학을 전공한 이재욱-이재원 형제가 2005년 서울 목동 6평 남짓한 조그만 가게에서 시작됐다. 순수히 ‘입소문’만으로 성장해 나간 피자알볼로는 SBS ‘결정 맛대맛’, ‘생활의 달인 피자최강달인’ 등에 출연하며 맛집이 됐고, 현재는 전국에 200개가 넘는 가맹점을 내며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음식점의 평균 수명은 3.1년이다. 이재욱-이재원 형제와 일면식도 없던 정문희 점주는 어떻게 피자알볼로 1호점 가맹점주가 됐고, 10년 간 함께 할 수 있었을까?  뉴스투데이는 지난 4일 정문희 점주를 만나 창업이야기를 들었다.


돈을 긁어 담던 사행성 오락실 운영하다 ‘빚더미’
 
가족 추천으로 맛 본 ‘피자알볼로’에 창업 결심


Q. 가맹사업을 시작하지 않았던 ‘피자알볼로’ 가맹점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원래는 족발 장사를 했었다. 홀도 있었고, 배달도 했다. 장사도 잘 됐다. 20년 전에 월세만 200만원을 내고 목 좋은 곳에서 장사를 했을 정도였다. 8년 간 족발 장사를 하다가, 당시 유행하던 사행성 오락실인 ‘바다이야기’ 매장을 내게 됐다. 그때 만해도 불법이 아니었다. 족발 장사도 잘 됐었지만, 사행성 오락실을 운영할 때는 말 그대로 돈을 쓸어 모았다. 욕심이 생겼다. 매장을 더 내지 않는 게 손해처럼 느껴지더라.

그래서 운영 한 달 만에 주변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서 두 번째 매장을 열었다. 두 번째 매장까지 운영한지 딱 두 달 만에 정부에서 ‘불법 영업’으로 지정됐다. 장사를 접어야 했고, 순식간에 빚더미에 올랐다. 오락기계 하나가 770만원이었는데, 불법이 된 이후에는 ‘기계’가 아닌 ‘고물’이 돼버렸다. 770만원짜리 기계 110개를 개당 30만원에 처분했다. 딱 고물값만 받은 거다. 족발 팔아 번 돈, 가족‧지인들의 돈까지 다 날렸다.
 
하루아침에 죄인이 되어버렸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한 10개월을 방황한 거 같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힘들어하던 아내가 우리 누나에게 고민을 이야기 했고, 누나가 ‘뭐라도 해봐라’라고 다독여줬다. 그러면서 ‘피자알볼로’를 알려줬다. 맛있는 피자가 있는데, 이런 장사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정신이 번뜩 났다. 가장으로서 이렇게 망연자실하게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그 자리에서 피자알볼로 피자를 주문해서 가족들과 먹었다. 평소 피자를 즐겨먹는 사람은 아니어서, 사실 맛있는지도 잘 몰랐었다.

그런데 우리 애들과 조카는 다 맛있다며 잘 먹더라. 그래서 무작정 본점으로 찾아가서 가게를 내고 싶다고 했다. 아직 가맹사업 준비가 안됐다며 거절당했다. 다시 막막해졌다. 그날 바로 집에 가서 피자알볼로 피자를 다시 주문해 먹었다. 그날 먹은 피자는 너무 맛있어서 지금도 그 맛을 못 잊는다.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계속 본사에 찾아가 졸랐다.”


Q. 본사에는 몇 번이나 찾아갔나?
 
“총 네 번 정도 간 거 같다. 당장 먹고 살 것이 없었기 때문에 해야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장사 경험도 내가 더 많고, 나이도 내가 더 많았지만, 계속 찾아가서 두 형제 사장에게 나를 어필했다. 동네에서 족발집을 운영했고, 배달도 직접 다녔기 때문에 이 동네는 지도 안 보고도 배달을 잘 갈 수 있다고. 8년간 족발집을 운영하면서 문 닫은 날은 손에 꼽을 정도로 성실하게 일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그렇게 매장을 내게 됐다. 피자알볼로 목동 본점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목동 1호점을 내게 됐다. 그때만 해도 ‘가맹점’이라는 인식보다도 목동 본점이 미처 배달가지 못하는 목동 지역을 커버한다는 계획으로 근처에 매장을 내게 된 것이다.”


Q. 당시 빚더미에 앉았다고 했는데, 창업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지금 생각하면 나도 그게 잘 이해가 안 된다. 가맹점을 내려면 가맹비와 교육비 등을 내야한다. 그런데 그때는 그 비용보다는 ‘이 가게를 꼭 해야된다’는 마음뿐이었다. 절박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결국 또 빚을 져서 매장을 냈었다.”


Q. 당시 큰 가맹본부도 아니었는데, 피자알볼로 창업에 확신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건 맛이었다. 그 뒤에는 이재욱-이재원 형제 대표에게 믿음이 갔다. 형제가 참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사람이었다. 제품에 대해서는 철저했다. 작은 피자 가게였지만 제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어마어마한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재료 하나도 깐깐하게 골랐다. 더 좋은 치즈를 찾기 위해 계속해서 치즈도 바꿔나갔다. 굉장히 비싼 치즈였는데, 그걸 고집했다. 피자 도우의 숙성 날짜도 엄격히 지킨다. 숙성 날짜에 따라 피자맛이 크게 달라진다. 숙성 날짜가 하루라도 지나면 무조건 폐기처분한다.
 
처음에 매장을 낼 때만 해도 가맹본부-가맹점주 라는 관계보다도 동업자의 마음으로 함께 일했다. 대표들은 TV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을 때인데도, 알바생에게 가게를 맡기고 직접 배달을 다니더라. 직접 고객을 만나기 위해서랬다.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당시 가게를 지키던 알바생은 지금 신길점 점주다. 사실 피자알볼로 매장을 내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걱정이 많았는데, 저 대표들을 믿어도 되겠구나 싶었다.”


하루 피자판매량 3판에서 50판으로 ‘껑충’…월 평균 매출은 5000만원
 

Q. 매장 내고, 매출은 어땠나?
 
“처음엔 매출이 거의 없었다. 본점에서도 평일에 피자 20판, 주말에 30판 팔리던 시절이었다. 우리 매장은 5개도 못 판 날이 허다했다. 평균 하루에 3판 나갔다. 어떤 날은 하루에 한 판 팔린 날도 있었다.”


Q. 피자알볼로 매장이 많아지면서, 매출도 많이 뛰었겠다.
 
“그렇다. 다른 매장과 비교해서 많이 높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요즘엔 못해도 하루에 50판 이상은 꾸준히 팔린다. 월 평균 매출도 4000만원 후반에서 5000만원 초반대는 유지한다. 잘 될 때는 월 7000만원도 팔았다.”


Q. 신생 프랜차이즈를 선택하고, 10년이나 지속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그럼에도 10년 째 ‘피자알볼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본사에서 가맹점 낸 지 10년 됐다고 말해줬을 때, 사실 울컥했다. 10년이 된 줄도 모르게 하루하루 바쁘게 살았다. 10년 동안 뒤도 안돌아보고 살았구나, 싶었다. 결국 피자알볼로를 계속 하게 된 건 처음에 피자알볼로를 시작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피자맛’이 가장 크다. 수제 피자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자영업자의 가장 큰 어려움은 ‘인건비’…“‘시급 1만원 시대’ 두렵다”
 
Q. 자영업자 생존률이 날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다. 20년 가까이 자영업을 해오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인건비가 가장 힘들다. 내가 10년 전에 시켜 먹었던 ‘피자알볼로’의 단호박 피자 가격이 현재 가격과 불과 2000원인가 3000원 정도 밖에 차이가 안 난다. 하지만 인건비는 두 배로 올랐다. 처음 매장을 낼 때 알바 시급이 4500원이었는데, 현재는 9000원이다. 앞으로 ‘시급 만원’ 시대가 온다니 더 부담된다. ‘시급 1만원’은 현실적으로 자영업자들에게 너무 큰 부담이다. 가맹점주들 모임이 있는데, 거기서도 ‘알바 쓰기 무섭다, 알바 안 쓰고 두 부부만 운영해야 되나’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온다.
 
지금 월 매출 5000만원 나오는 것 보다 과거에 월 매출 3000만원 나올 때 순수익이 더 좋다. 앞으로는 인건비 때문에 순수익이 더 나빠질 것 같아 두렵다.
 
요즘 프랜차이즈 창업하려면 창업자금이 2억은 있어야 한다. 3년 안에 투자금 회수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다. 빚 안내고 먹고 살면 다행이다.”


Q. 현재 매장 알바생을 몇 명인가?
 
“우리 매장은 알바생 보다 직원이 많다. 평일에 직원 3명에 주말 알바 1명, 주말에 추가로 알바 1명으로 운영한다. 요즘 알바나 직원들은 돈을 적게 벌더라도 주 5일을 선호하기 때문에, 인원수가 더 늘어나는 것 같다.
 
매장 점장은 군대 가기 전에 알바로 1년 정도 근무했고, 다녀 온 뒤에 점장으로 채용했다. 25살 밖에 안 됐고, 아직 피자 만드는 방법도 익숙하지 않지만 그 친구의 ‘성실함’을 믿고 점장으로 채용해 투자하고 있다. 성실한 직원에게는 알아서 투자하고 싶은 게 사장 마음이다. 인건비 인상에 대한 대책 없이 무작정 최저시급을 올리는 정책은 아쉽다.”


창업팁 3가지=①튼튼한 가맹본부 찾기 중요 ②아르바이트 경험이라도 쌓아야 ③책임은 자신의 몫


Q. 창업 선배로서, 예비창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팁이 있다면?
 
“프랜차이즈 창업을 할거라면, 본사 선택이 정말 중요하다. 요즘에는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이 많아지다보니, ‘떳다방’ 형식으로 가맹점을 마구 늘렸다가 본사가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창업 박람회도 많이 가보고, 자신이 창업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창업하기 전에 창업하고 싶은 품목에 대한 경험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피자면 피자, 치킨이면 치킨, 품목을 정했으면 동종업계에 아르바이트 경험이라도 쌓기를 추천한다. 프랜차이즈의 최대 장점은 장사의 노하우가 없는 가맹점주도 장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거다. 그것만 믿고 있다가는 망하기 십상이다. 결국 믿을 건 자기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모든 선택은 자신이 내리기 때문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4년 전 쯤에 부천시에 피자알볼로 매장 하나를 더 낸 적이 있다. 내가 두 매장을 직접 신경써서 관리를 못하니 마음이 편하지 않더라. 결국 부천시 매장은 장사를 접었다. 그래서 지점을 더 내고 싶은 욕심은 없다. 이대로 목동 1호점이 유지된다면 좋겠다.
 
피자알볼로 목동 1호점을 운영한지 10년 됐다고 했더니, 다른 점주가 ‘그럼 이제 10분의 1 한거네요’라고 말하더라. 피자알볼로 형제 대표의 목표는 ‘피자알볼로를 100개의 매장, 1000개의 매장으로 만드는 것 보다 100년 이상 갈 수 있는 한국전통피자가게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피자알볼로의 목표대로 목동 1호점도 90년은 더 가는 매장이 됐으면 좋겠다.”


[강이슬 기자 2seul@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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