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 긴급점검]① 젊은 직장인의 비트코인 · 이더리움 ‘열풍’에 경계경보 발령
이재영 기자 | 기사작성 : 2017-12-04 16:24   (기사수정: 2017-12-04 16:26)
2,517 views
Y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가상통화 거래에 관한 공청회에서 김진화 블록체인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화 블록체인 공동대표, 이천표 서울대 명예교수, 정순섭 서울대 법과전문대학원 교수, 차현진 한국은행 결제국장, 한경수 위민 대표변호사,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이재영 기자)


가상통화 관련 업계, “인터넷 초기에 손가락질 당했던 온라인 결제처럼 가상통화도 금융 혁신” 주장

4일 금융당국 TF,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는 화폐나 금융상품 될 수 없다” 공식 선언

가상통화 투자 열풍에 뛰어든 2030 청년 직장인들, 정부 규제중심 정책에 주의해야 ‘낭패’ 피할 듯


20~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가상화폐 열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련 업체 및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통화들이 제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의 통화’가 될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선도적인  투자 환경 조성 및 시스템 정비를 요구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4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50~60대 중장년층은 가상통화 및 그것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금융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인해 거부감이 크다”면서 “하지만 새로움에 대한 수용력이 큰 청년층은 비트코인 등에 대한 투자에 빠른 속도도 뛰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터넷이 도입되는 초기에 온라인 결제에 대해 많은 기성세대들이 상호신뢰가 구축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정착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했으나 실제로는 빠른 속도로 카드 및 현금 결제를 대체해버렸다”면서 “가상 통화 역시 각국의 중앙은행이 주도해온 과거의 화폐 시스템을 대체하는 새로운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전반적으로 가상화폐 투자 열기를 ‘투기’로 판단하고 적절한 규제방안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 등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갖거나 이미 투자하고 있는 젊은 직장인 등이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정부가 가상통화 열기를 금융질서를 흔들 뿐만 아니라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 ‘투기적 현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4일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TF'를 개최하고 가상통화 규제방안을 추진해나가기로 결정했다. TF는 “가상통화는 화폐나 금융상품이 아니며 정부가 가치의 적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가상통화의 사행성 투기거래가 과열되고 가상통화를 이용한 범죄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양성화에 대해서도 단호한 부정의 태도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4일 오전 오전 서울 강남구 디캠프에서 열린 '청년창업 콘서트'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상화폐 거래소 인가제 도입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안하겠다"고 답변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투기와 가상통화 거래소 해킹 등 가상통화를 둘러싼 새로운 문제적 현상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가상통화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련법 개정을 앞두고 전문가들의 다양한 조언이 쏟아졌다.

4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가 주최한 ‘가상통화 공청회’에서도 ‘투기 우려’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지난 7월 발의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심사에 참고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공청회는 학계와 법조계, 관계 전문가 5명을 초청해 주제발표 및 토론을 벌였다.

박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도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통화 이용자들을 위한 보호장치 마련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투자 환경의 확대보다는 투기로 피해자 보호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공청회에 참석자들은 최근 국내 가상통화 거래자들을 상대로 해킹과 다단계판매 등 투자 사기행위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가상통화거래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점에 대해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수 법무법인 위민 대표 변호사는 공청회 발제문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는 통신사업자 신고 외에 아무런 규제가 없는 상태이므로 최소한 거래소에 대한 규제만이라도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올해 6월 기준 국내 1일 총 거래액은 약 1조 원에 달하지만 거래소가 해킹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해도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는 아무런 방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가상통화에 대한 개념과 규제방법은 아직 외국에서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인 만큼 우리나라도 개념 규정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면서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는 안전한 투자수단이라며 가상통화 투자를 권유하는 것에는 제한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천표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도 “가상통화 열기는 우리 사회의 투기성향과 맞물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정부 당국의 ICO(신규 코인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금지방침과 관련해 “ICO 방식으로 모은 자금으로도 혁신적 실험을 하려는 기업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면서 “투자사업이 무엇이 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관에서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올바른 방도가 될 수 없다”고 규제일변도의 정책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김진화 블록체인협회 준비위 공동대표도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Crypto-currency)의 경우 제도권 편입이 가속되는 상황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다만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가상 화폐를 제도권 금융시스템으로 유도하기 위한 규제를 마련하자는 주장인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비트코인 등을 화폐나 금융상품 등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누차 강조하고 있어 가상화폐를 혁신적 금융으로 보는 관련 업계는 향후 위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영 기자 youyen2000@news2day.co.kr]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