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NS 성과 압박받는 공무원들, ‘좋아요 수’가 근무·승진 평가에 반영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7-12-01 12:47   (기사수정: 2017-12-0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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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홍보 담당이 아닌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도 SNS 홍보 실적이 근무 평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 주요 SNS에서 부서별 계정 ‘팔로워 수’나 관련 업무 내용을 담은 게시글에 대한 ‘좋아요 수’ 등 구체적인 항목을 두고 정량 평가하는 방식이다. ⓒ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공무원들의 ‘SNS 실적’ 부담…‘좋아요 수’로 정량 평가해 근무 성과에 반영
 
근무평가·승진평가에 영향, 4급 이상 공무원에게는 연봉으로 직결
 
홍보 담당이 아닌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도 SNS 홍보 실적이 근무 평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 주요 SNS에서 부서별 계정 ‘팔로워 수’나 관련 업무 내용을 담은 게시글에 대한 ‘좋아요 수’ 등 구체적인 항목을 두고 정량 평가하는 방식이다.
 
서울시 내 모 부처 사무관 A씨는 지난 달 30일 기자와 만나 “모든 부서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근무실적에 포함돼 성과에 반영되는 만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며 “심지어 이것으로 순위를 매겨 내부적으로 전 부서에 게시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개별 부서 가운데 주요사업을 SNS로 홍보하고 싶은 부서는 따로 홍보팀에 SNS 게시를 요청할 수 있다. 홍보 게시글은 홍보팀에서 작성을 해주지만 ‘좋아요 수’ 등 소통 자체는 해당 부서 공무원들의 역량에 달렸다.
 
이러한 SNS 홍보 실적은 ‘근무실적’으로 평가돼, 상·하반기로 나눠 실시되는 2차례의 근무평가에 반영된다. 연차가 쌓여 승진 대상이 된 공무원들은 누적된 근무실적을 바탕으로 승진평가까지 받기 때문에 더욱 민감하다. 4급 이상 과장급 공무원들은 성과 연봉제를 적용받기 때문에 SNS 홍보 실적이 실제 연봉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일부 공무원, 지인에게 ‘좋아요’ 클릭 부탁에 일정 ‘좋아요 수’ 책임 할당까지
 
‘퇴근 후 카톡금지법’ 추진 중인 문재인 정부, SNS 소통이 ‘근무 실적’인 공무원은 외면?

 
사정이 이렇다보니 승진을 앞두거나 좋은 근무 실적을 쌓고 싶은 공무원들은 업무와 별개로 SNS에서 좋아요 수를 늘리는 데 적극 매달리기도 한다.
 
A씨는 “저녁마다 지인의 지인까지 (홍보 게시글) 링크를 돌려 ‘좋아요’ 클릭을 부탁하는 경우도 봤다”며 “부서별 분위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부서 내 승진이 절박한 공무원이 있거나 하나라도 더 실적을 쌓아야 하는 경우 자기들끼리 좋아요 수를 일정량씩 할당해 배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어디까지나 홍보팀이 담당해야 할 업무를 개별 공무원에게까지 부담 지운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고 A씨는 설명했다. SNS가 새로운 정책 홍보 수단으로 자리한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 변화이겠지만, 근무 성과 반영을 빌미로 일반적인 행정직 공무원들까지 SNS 홍보를 떠안게 된 것은 과도한 업무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A씨는 “최근 정부에서 ‘퇴근 후 카톡 금지법’을 추진하고 있지 않나. 업무 외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SNS 소통 문제도 그 연장선에서 생각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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