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성추행, 성희롱 파문에 기업들 저녁 회식 줄줄이 취소…젊은 직장인들은 “환영”
정진용 기자 | 기사작성 : 2017-11-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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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단체 회원들이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한샘', '현대카드' 성폭력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뉴스투데이=정진용 기자) 한샘 등 대기업들의 직장 내 성추행, 성희롱 사건으로 사회적 파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저녁회식을 아예 없애고 점심으로 대체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다. 술이 오가는 저녁회식 자리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사고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보이는데 젊은 직장인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실제로 여의도에서 꽤 이름이 알려진 A한정식 주인 K씨는 지난 8일 인근 단골 대기업 관계자로부터 난감한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금요일로 예약됐던 저녁모임을 취소하겠다는 통보였다.

15명 자리를 예약했는데 갑작스럽게 취소하겠다는 전화에 이유를 물었더니 “요즘 분위기가 좀 그렇다”며 말을 흐렸다는 것이다. K씨는 “이 전화 말고도 저녁회식을 취소하는 전화가 하루 1~2건은 온다”고 아쉬워했다.

수도권 대학의 한 입학관련부서 역시 이번 주로 예정됐던 저녁회식을 취소하고 대신 단체로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대학입시철이 다가오면서 부서 단합 차원에서 회식을 갖기로 했으나 직원들의 건의로 영화로 바꾼 것이다.

이 부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여직원들이 많은 대학 특성도 있지만 술이 오갈 수 밖에 없는 저녁회식 대신에 문화행사를 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계획을 수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들도 예외는 아니다. 전남에 있는 A기관은 최근 사장 명의로 부서장들에게 저녁회식 때 부하직원들에게 술을 강요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A기관 홍보 관계자는 “성희롱 사건으로 일부 기업들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유사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도록 사전에 주의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기관 부서장들은 아예 저녁회식 자체를 취소하거나 점심으로 회식을 대체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금융기관 부서장으로 근무하는 B씨는 “괜한 오해를 받기 싫어서 간편하게 점심으로 회식을 갖자고 했다”고 말했다.

젊은 직장인들은 이를 반기고 있다. 여의도에 근무하는 D증권회사 직원은 “저녁회식을 하다 보면 상사의 취향에 따라 원치 않은 술자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런 분위기가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carnation24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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