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 뉴스] 인공지능 시대 여는 대학병원들, 의사도 ‘평민’으로?
정소양 기자 | 기사작성 : 2017-11-06 17:00   (기사수정: 2017-11-0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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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길병원에서 인공지능 왓슨으로 첫 진료를 하는 모습이다. ⓒ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부터 조선대 병원까지 국내 주요대학 병원들 AI 진료 시스템 도입중
 
길병원 外 5개 병원, ‘인공지능 헬스케어 컨소시엄’ 출범으로 의료 생태계 변화 예고
 
BIG5 병원도 인공지능 도입해…의료계 인공지능 중요성 올라
 
왓슨 도입 병원 현재 7개서 향후 1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서 의사들의 전문성이 생각보다 빠르게 붕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의사 권위가 줄어드는 등 반비례 관계 속에 놓일 것으로 분석이 지배적인 만큼, 의사라는 전문가 집단이 누려온 특권적 지위가 붕괴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한국고용정보원의 'AI도입에 따라 대체 가능성이 높은 직업 순위'에서 세칭 동네 병원의 단순 진단의사는 높은 순위에 올라있다.
 
대학병원의 의사들도 고도의 전문성이나 수술 능력 등이 없을 경우 대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국내 대학병원에 불고 있는 AI태풍의 흐름은 크게 3가지이다.
 
첫째, 지난달 30일 가천대 길병원, 부산대병원, 대구 가톨릭대병원,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대전 건양대병원, 광주 조선대병원은 ‘인공지능 헬스케어 컨소시엄’을 출범했다.
 
‘인공지능 헬스케어 컨소시엄’은 △왓슨포온콜로지의 지혁화 공동추진 △왓슨포온콜로지의 수가 반영 공동추진 △임상 빅데이터 공유 플랫폼 논의 △암유전체데이터 공유 플랫폼 논의 △ 위 사항에 기초한 공동연구과제 추진 △정기 심포지엄 추진 △공동 출자기업 설립 등의 목적으로 출범됐다.
 
특히, ‘인공지능 헬스케어 컨소시엄’은 향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의료문제 해결을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인공지능 헬스케어 관련 인프라 구축은 물론 다양한 산업군 간의 참여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둘째, IBM의 왓슨이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다양한 인공지능을 진료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대형 대학병원과 전문병원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빅5라고 불리는 신촌세브란스병원ㆍ서울대병원ㆍ삼성서울병원ㆍ서울아산병원ㆍ서울성모병원 등은 왓슨 대신 각자의 방법으로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3월 인공지능 전문기업과 손잡고 건강검진 환자의 3년 내 암ㆍ성인병 위험도를 예측하는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셀바스AI'와 개인 건강검진 기록을 입력하면 간암과 폐암 등 6대 암, 뇌혈관질환과 당뇨 같은 성인병의 3년 내 발병 확률을 예측해주는 온라인 서비스를 개설했으며, 환자들은 병원 건강검진센터(체크업) 홈페이지 '자가 건강진단 인공지능 질병위험도' 코너에 접속해 24개 건강검진 정보를 입력하면 자신의 질병 예측도를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020년 용인시 동백지구에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가칭)이 설립되면 지금까지 없던 진정한 '디지털 병원'이 탄생 된다.
 
디지털병원은 진료 정보를 포함한 모든 정보인 진료 데이터를 정형화해 비정형화 되어있는 데이터도 정형화를 거쳐 유익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은 의료기관과 기업이 연계되는 의료클러스터를 도입해, 지식 창출의 구심인 병원을 중심으로 제약·의료기기·바이오산업 등 연관 산업군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며 기업체들은 병원에서 생산된 의료 지식을 활용해 제품으로 개발하고 병원을 이를 임상에 적용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학교병원도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국내 최초로 폐질환 진단을 판독하는 인공지능에 대해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최근 인공지능 바이오벤처기업 루닛이 개발한 ‘의료영상검출보조소프트웨어’에 대한 확증임상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루닛은 '폐질환 감별 AI 소프트웨어'를 폐암과 폐렴, 기흉, 결핵 등 4대 폐질환을 찾아내는 용도로 개발했다. 이 AI 소프트웨어는 의료기관이 확보한 폐 영상 이미지를 자가학습을 통해 정확도를 높이고 의사가 진단을 내릴 때 데이터를 제공하는 보조 역할을 한다.
 
그 외에도 삼성서울병원은 한국MS와 의료 인공지능 연구 협약을 채결했으며, 서울아산병원은 ‘한국형 의료 빅데이터’ 구축을 위해 서울대병원과 손잡았다. 또한 서울성모병원은 지난해부터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와 인공지능 암 치료 장치를 공동 개발 중에 있다.

셋째, 지난해 12월 가천대 길병원은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왓슨을 도입한 이후 현재 인공지능을 들여온 병원은 가천대 길병원, 부산대병원, 대구 가톨릭대병원,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대전 건양대병원, 광주 조선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모두 7개병원으로 늘었다.
 
길병원 인공지능병원추진단 이언 단장은 “현재 왓슨을 도입한 병원은 7개지만 곧 10개 병원 정도로 확대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공지능 헬스케어를 도입할 경우 변화하는 것들도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 의료계의 인공지능 도입이 활성화됨에 따라 독보적이었던 의사의 전문성이 힘을 잃어 권위를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 활용하는 병원의 신뢰성 상승, 환자들에 대한 인간 의사의 권위는 하락세
 
공부 게을리한 의사가 인공지능과 다른 진단 내릴 경우 권위 추락 불가피


의료계가 인공지능을 도입할 경우 환자들의 병원 신뢰도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길병원 안성민 교수는 “지난 20여 년 동안 인천에서 서울로 암환자가 빠져 나갔다”며 “빅5병원에서 길병원으로 암환자 오는 경우는 드물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그런데 왓슨이 도입된 후 빅5병원에서 암환자가 우리 병원으로 오기 시작했다”면서 “환자와 의료진 간 신뢰도가 생겼다는 걸 느낀다”고 전했다.
 
향후 인공지능에 대한 신뢰도가 쌓이면 환자와 의사 사이의 관계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환자에게 의사의 말은 절대적이었으며 무조건적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재는 수집되고 축적된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환자 역시 다양하게 정보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질병에 대한 의사표현을 할 수 있다.
 
만약에 환자가 입수한 인공지능의 진단과 처방과 어긋나는 주장을 의사가 할 경우, 환자는 강력한 반박을 제기할 수 있다. 과거라면 의사가 직업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환자의 반박을 일거에 잠재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는 다르다. 의사가 공부를 게을리해서 인공지능의 분석과 어긋나는 진단을 할 경우 치명적인 권위 손실을 자초하게 된다.
 
즉, 의사를 향한 무조건적인 신뢰 형성 구조가 깨지면서 의사들의 권위적인 모습이 도태될 수밖에 없다. 반면에 환자와 의사 사이에 수평적인 관계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의사가 환자를 지배하는 현재 사회 구조에서 인공지능의 분석이 중요해질수록 의사가 진단을 통해 환자에 대한 행사하는 권위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그동안 의사라는 전문가 집단이 누려온 특권적 지위가 붕괴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인공지능 도입으로 대다수의 의사가 '엘리트집단'에서 '평민'으로 내려오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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