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 총정리]전군 유일의 7주 훈련, A부터 Z까지 완전분석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7-11-0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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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경상북도 포항시에 위치한 '해병교육단'에서 열린 수료식에서 신병들이 군가를 부르고 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

(포항/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뉴스투데이, 한국안보협업연구소(이사장 최차규)와 함께 해병대 신병 교육 과정 취재

해병대 교육훈련단 사전 제공 자료, 현장 취재 바탕으로 훈련 과정 종합 분석.. 해병대 훈련병 및 가족 위한 완벽 설명서 기대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들어서면 처음 눈에 들어오는 문구이다. 누구나 될 수 없기에 해병대의 자부심과 긍지는 특별하다. 해병대는 '지옥 훈련'으로 악명(?)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지원 장병들은 '진정한 남성'과 '애국'의 길을 선택했다는 인식이 강하다.

따라서 해병이 되려면 평균 3~4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1990년대 후반에는 입대 경쟁률이 무려 24대 1까지 오를 정도로 치열했다. 오죽하면 해병대 입대 재수생까지 생겨났을까.

뉴스투데이는 지난 2일 국내 최초의 육·해·공군 퇴역장성들의 합동연구기관인 한국안보협업연구소(이사장 최차규)와 함께 해병대만이 가진 자부심의 시작이라고 불리우는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을 찾았다. 이날 취재에는 예비역 육군 소장 출신인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연구소장과 예비역 해병준장 차동길(해사 37기) 전 해병대 교육단장이 동행했다.

해병대 입대를 앞둔 예비 해병과 가족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교육훈련단 입소 과정부터 정예 해병이 되기까지의 모습을 A부터 Z까지 수요자의 장에서 세밀하게 설명했다. 약 2주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제공한 자료와 현장 취재를 종합했다.

해병대 정예 요원이 되기 위한 전군 유일의 7주 교육과정,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이 훈련대에 들어와 ‘무적해병’으로 새롭게 거듭나 오른쪽 가슴에 빨간 명찰을 달기까지의 전 과정을 수요자 입장에서 알아보자.


①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없다’▶ 해병은 모병제 아닌 지원제지만, 평균 3대1 경쟁 뚫 어야

‘귀신잡는 해병대’라는 표현은 해병대의 강인함을 상징으로 여길 정도로 높은 수준의 전투력을 요하는 부대이다. 때문에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없다는 표어처럼 엄격한 평가를 통해 입대여부가 결정된다. 해병대 지원자의 평균 경쟁률은 3대1 안팎으로 대학생의 학기 종료 이후에는 지원자가 몰리면서 약 9대1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해병대의 선발 과정은 체력검사 외에도 자격, 면허, 전공 등의 평가를 거쳐야 한다. 지원 자격은 대한민국 18세~28세 이하 남성으로 병역판정검사 결과 신체등급 1~3급 현역병 입영대상자다. 자격을 갖추면 연간 13기수 일정으로 모집하는 해병대 정규모집에 지원하면 된다.

지원자는 서류전형 → 면접전형 → 체력검사 → 신체검사 → 범죄경력 조회를 거쳐 최종 합격된다. 이 과정에서는 고등학교 출결 비중도 주요한 요소로 작용되며 면접에서는 용모와 예절, 성장환경까지 평가된다.


▲ 입대를 앞둔 예비 해병들

② 1~2주차▶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의 시작, ‘복종’과 ‘단결’을 테마로 해병대 적응 교육

해병대의 신병 교육과정은 타 군의 과정과는 달리 7주로 구성된다. 교육은 각 주차마다 단계별 주제(테마)로 선정돼 그에 맞는 체계적 과정으로 진행된다. 테마는 1주차 '복종'→2주차 '단결'→3주차 '충성'→4주차 '인내'→5주차 '도전'→6주차 '극기'→7주차 '명예'로 꾸려진다.

1~2주차는 타 군과 마찬가지로 기본 제식과 정신교육, 입소식을 통해 군인으로서의 조기 적응을 유도하는 단계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는 실전적인 해병대 정신의 각인 과정이 진행된다.

해병대 정신으로 무장할 수 있도록 교육 훈련장과 일상 생활에서는 눈길이 닿는 곳마다 빨간 현수막에 해병대 정신과 이를 상징하는 구호를 적어넣어 자연스럽게 해병화 되도록 정신을 고양시킨다. 과거 '악으로 깡으로' 정신을 교육시키던 주입방식을 벗어나 자연스럽게 체화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 해병대 훈련장 곳곳에 걸린 구호 ⓒ해병대 교육훈련단

2일 열렸던 수료식에서 교육 과정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둬 '무적해병상'을 수상한 나재윤 이병(24·해병 1226기)은 해병대 입소부터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 해병대라는 자긍심을 인식시킬 수 있도록 조성된 환경이 임대 초반 적응하는 데 심리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며 "해병으로서 더욱 강한 의지를 기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1~2주차에는 타 군과 마찬가지로 군 생활의 조기 적응 단계를 거친다. 걸음걸이부터 경례요령까지 줄을 맞추고 군인으로서의 자세를 잡아간다. 이 과정에서 동기, 즉 전우애와의 단결심을 배양한다.


③ 3~4주차▶ 개인화기사격, 수류탄 투척, 해병대만의 ‘ 전투수영’ 등 고강도 훈련

해병대원으로서의 본격적인 전투기술을 배우는 3~4주차 훈련은 진짜 해병의 전투요원으로서 과정을 배워가는 기간이다.

3주차에는 실제로 총을 쏘는 개인화기사격과 수류탄 투척 훈련이 진행된다. 이어 4주차는 '인내'로 불리는 혹독한 훈련이 이어진다. 전투 수영, 화생방, 구급법 등 실전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생존술을 터득한다. 특히 상륙작전을 주요 임무로 수행하는 해병대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전투 수영은 파도를 극복하고 파도를 이용해야 하는 고강도 훈련이다.



▲ 훈련병들이 실전에 가까운 전투요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전투 수영 훈련을 받고 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

7m 높이 배에서 뛰어내리는 훈련과 바다에 빠졌을 때 바지를 벗어 부이(buoy)로 만들고 물에 띄우는 훈련, 완전군장을 이용해 영법을 배우는 '무장 수영' 등 바다에 대한 공포심을 없애는 생존 기술을 훈련한다. 이 과정에서 수영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신병도 기본적인 영법과 생존술을 습득하게 된다.


④ 5주차▶ ‘도전’을 테마로 고무보트로 적진에 침투하는 ‘IBS 훈련’ 등 줄지어

전투 수영을 배웠다면 해병대원의 특성화된 임무와 역할을 몸소 체험하는 상륙기습기초훈련, 공수기초훈련, 상륙장갑차(KAAV, Korean Assault Amphibious Vehicle) 탑승훈련에 돌입한다. 이 가운데 적의 해안에 은밀하게 기습침투하는 기술을 배우는 상륙기습훈련이 강도 높기로 유명하다. 이 훈련이 바로 상륙형 고무보트를 이용한 IBS(Inflatable Boat Small) 훈련이다.

IBS는 약 120kg에 달하는 고무보트를 장병들이 직접 머리에 이고 이동하는 헤드케링(Head Carrying : 머리에 보트를 이고 이동하는 방법)과 바다에서 노를 저어 앞으로 이동하는 훈련인 페들링(Paddling)으로 구성된다.


▲ 훈련병들이 약 120kg에 달하는 고무보트를 직접 머리에 이고 훈련받고 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


이 과정에서 훈련병들이 상륙작전의 특성과 운용방법에 대해 이해하고, 기초적인 능력을 기르게 된다. 상륙기습기초훈련이 끝나면, 상륙형돌격장갑차인 KAAV(Korean Assault Amphibious Vehicle) 탑승훈련에 들어가고, 비로소 훈련병들은 상륙작전의 임무를 경험하며 상륙군으로서 거듭난다.

5주차에는 하늘에서 열리는 공수기초훈련도 진행된다. 이는 하늘과 땅, 바다를 이용한 입체적인 훈련 과정 중 하나로 고도에 대한 공포심을 제거하고 담력 배양과 유사시 착지를 하기 위한 기본 훈련으로 실시된다. 비행기 모형에서 탈출하는 이탈자세를 배우고, 약 15m의 모형탑에서 뛰어내리는 훈련이다.


⑤ 6주차▶ ‘지옥’을 테마로 식사량과 잠을 절반으로 줄인 채 ‘74km 완전군장 행군’으로 인간 한계 극복

해병대의 상징인 '빨간명찰'을 수여받기 전 거쳐야하는 관문인 이 훈련주는 악명높은 해병대 훈련의 절정이기에 '지옥주'라고도 불린다. 5주간의 강도높은 훈련으로 체력이 떨어진 상태의 훈련병에게 주어지는 극한의 상황이다.

이 기간 중 훈련병들은 수면량과 식사량을 평소의 절반으로 줄이고, 각개전투훈련과 유격기초훈련 등 4박 5일간의 잔인한 훈련을 감내해야 한다. 이 기간 중 훈련병들은 74km의 거리를 완전군장으로 이동한다.

4박 5일간의 훈련이 끝나면 지옥주의 상징인 '천자봉 고지정복'훈련이 기다린다. 이 훈련은 30kg 무게의 완전군장을 지고 24km에 달하는 산길을 도보로 주파해야 한다. 천자봉으로 오르는 길에는 '도전', '인내', '해병혼(魂)' 등의 문구가 이들을 격려한다. 이후 정상에서 해병대의 상징인 '팔각모 사나이'를 부르며 훈련 성공의 의식을 치른다.

지옥주의 복귀에는 선배 해병들의 뜨거운 축하 박수가 기다린다. 이 훈련이 종료된 직후에는 해병대원의 상징인 '빨간명찰' 수여식이 진행된다. 이전까지 달았던 노란명찰에서 진정한 해병자격을 얻는 의미다.


▲ 지옥주 훈련을 마친 훈련병들이 해병대의 상징인 '빨간명찰'을 수여받고 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

⑥ 7주차▶ ‘명예’를 테마로 빨간 명찰 달고 대망의 수료식, 성취감과 감동으로 눈물바다

마지막 7주차는 '명예주'로 불린다. 모든 훈련 과정을 완주하고 진정한 정예해병으로 거듭났다는 의미다. 이 주에는 훈련병의 가족과 친지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료식이 열린다.

수료식에서는 훈련병 1000여명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해병에게 '무적해병상'이 주어진다. 이 해병의 부모는 해병대 교육훈련단장인 장군과 함께 열병차량을 타고 정예 해병으로 거듭난 신병들의 사열을 받는다.


▲ 지난 2일 열린 1226기 수료식에서 무적해병상을 받은 나재윤(24) 해병의 아버지 나봉근 씨(60)가 해병대 교육단장과 함께 열병차량을 타고 정예 해병으로 거듭난 신병들의 사열을 받고 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

지난 2일 열린 1226기 수료식에서는 학사장교를 준비하다 해병대로 지원 입대한 나재윤(24) 해병이 받았다. 나 해병은 “애초에 장교가 되기 위해 준비를 했었는데 최대한 군에 가까운 모습을 찾기 위해 해병대를 지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입대 전 남매듀오로 활약한 '악동뮤지션'의 이찬혁(21)도 이날 훈련을 마치고 수료했다. 이찬혁은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예전부터 해병이 되고싶었다"며 정말 군인이 된 거 같다"고 인삿말을 남겼다.

수료식 행사가 끝나면 1000여명의 해병 가족과 친지들이 연병장으로 달려가는 장관이 펼쳐진다. 연병장 곳곳은 늠름하게 변한 아들에게 신고를 받으며 흘리는 감격의 눈물로 뜨거워진다.

이날 사열을 받은 나 해병의 아버지인 나봉근(60)씨는 “아들이 입대 전과 달리 정신 무장이 된 모습을 보니 해병대에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들고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말했다.

[김성권 기자 priokim@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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