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의 성공을 위한 4가지 조건
이안나 기자 | 기사작성 : 2017-11-0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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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서울 동대문구 세종대왕 기념관에서 열린 '화재대응 현장훈련'에서 소방대원들이 부상자를 이송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동대문구청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행정안전부 소방공무원 4만 4792명 전원 국가직 전환 추진

본지 취재 결과, 일선 소방공무원들 "이원체제로 인한 4가지 과제 해결에 어려움" 우려


정부가 2019년 지방직 소방공무원 4만4792명 전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하기로 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지방 소방공무원들은 ‘알맹이 빠진 정책’이라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26일 '제2회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되 기존 시·도지사의 인사권과 지휘·통솔권은 유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신분은 국가직이지만 소속은 시·도 교육청으로 돼 있는 현행 초·중·등 교원과 유사한 형태로 바뀌는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에 소방공무원들은 환영하면서도 동시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1일 뉴스투데이가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우선 국가직화의 핵심인 인사·지휘권을 중앙에 이양하지 않은 것을 두고 신분만 국가직일 뿐 크게 변화되는 것은 없다는 게 일선 소방 공무원들의 핵심적인 지적이다.

최인창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단장은 “국가직의 핵심인 인사·예산·감사권을 현행대로 시·도지사 권한 그대로 남겨놓으면 소방관들의 신분만 바뀔 뿐이지 바뀌는게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초에 소방관들이 국가직 전환을 요구한 이유는 소방조직의 처우를 개선하고 일원화시켜 국민이 어느 지역에 살고 있던 동일한 혜택을 받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런 처우 개선의 핵심인 인사·예산집행권의 주체가 국가가 아닌 현행대로 시·도지사들에게 있다면 인력충원·처우개선의 문제 해결도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지휘·통솔권 권한에 대해서도 “대형재난이 발생했을 때, 국가직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신속·정확하게 처리하는 능력이 준비 되어 있지 않을 수 있다”며 “세월호 사건 때 해경이 어마무시한 장비들은 모두 갖추었지만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하지 않았나”라고 전했다.

즉, 장비나 인력충원 문제를 넘어 국가재난사태가 발생했을 때 신속·정확한 지휘 감독과 지역별 인력배치에 대한 빠른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소방조직의 이원화된 구조는 비효율성을 낳는다는 것이다. 일선 소방관들은 국가직 전환의 경우 해결돼야 할 과제로 4가지를 꼽고 있다.


①근무환경 격차 해소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2월 기준으로 부족한 현장 소방인력은 1만9254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인력 5만1714명 중 63%의 인력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광주의 경우 기준인력 1140명 중 842명만 확보, 298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4명의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234명의 현장 소방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남 기준인력은 3803명이었지만 실제로는 1912명만 확보해 1891명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관의 국가직화가 되면 서울·경기 외의 지역에서 더욱 숨통을 틀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기의 경우 소방관 인력 충원률이 94%에 달한다. 서울의 한 소방관은 “서울·경기 쪽은 일본과 비교할 정도로 근무환경이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반면 충북의 소방인력 확보율은 42%, 세종은 48%, 충남은 49.96%이었다. 기준 인력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전남(51.3%), 경북(51%), 제주(53%) 등은 간신히 절반을 넘긴 수준이다. 각 지자체별로 서로 다른 재정상태와 인력문제 때문에 국민들이 받는 소방서비스에도 상당한 차이가 따르고 있다.

국가직으로 전환될 경우, 시·도별로 부족분에 대한 인원이 채워지기 때문에 다른 지역들도 서울·경기 수준까지 도달하도록 인력을 충원하게 된다. 소방관 1,500명을 추가채용하겠다는 정부 정책과도 일부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237개 119구조대는 법정 최소 인력이 26명이지만 실제로는 12명이 근무하는 곳도 있고, 인구가 희박해 119안전센터를 설치하지 못하고 단 한 명의 소방관을 두는 1인 지역대도 전국에 30곳이나 된다. 인력 충원에 따라 불과 4%에 불과했던 3교대 시행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최인창 단장은 “현재 소방관들의 가장 큰 문제가 인력부족문제인데, 예산 사용처의 우선순위가 바뀌지 않도록 인력을 안 뽑으면 패널티를 매기거나 지원금을 줄이는 방안을 함께 고려해야한다”고 전했다.


② 연봉 및 처우 개선 효과= 2014년 기준 소방방재청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소방차 노후율이 21.1%, 장비노후율이 29.4%로 전체적인 소방장비 보유에 있어서 21.9%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소방장비에 대한 인프라가 점차 개선되는 흐름에 국가직 전환은 더욱 탄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소방공무원들은 현행 경찰공무원 연봉 체계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국가직으로 전환되면 소방관 개인 연봉과 연금에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방사 순경 1호봉 월급은 148만 6900원이다. 남자의 경우 군필자는 3호봉부터 시작해 월급 163만 2200원을 받는다.

다만 지자체 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는 초과근무수당과 복지포인트 등은 일원화된다. 유사 직종과 비교해 특정업무경비가 낮게 지급되는 실정을 감안해 '소방활동수당'도 신설된다.

최근까지도 소방공무원이 지급 받지 못하고 있는 초과근무수당이 2,000억 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관의 처우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방직 소방공무원을 전부 국가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년퇴직 예정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응 준비기회 부여 및 기관의 원활한 인사운영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공로연수’ 혜택도 소방관들 중에 신청한 인원이 단 한명도 없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원화된 관리 체제 하에선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③건강관리 지원= ‘찾아가는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가 소방서로 찾아와 상담을 통해 PTSD 고위험군으로 판정되면 치료로 연계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한된 예산으로 지난해에는 전국 213개 소방서 중 14%인 30개소만 방문했고, 올해 89곳을 찾아가는 식으로 더디게 운영되고 있다. 올해 7월 국회에서는 찾아가는 상담실 추경 예산이 21억8,000만원에서 10억9,000만원으로 감액된 채 통과됐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고 있는 소방관의 비율이 높은만큼 치료 및 건강 관리를 위한 '복합치유센터'와 '심신건강수련원'이 설치된다.


④ 소방 업무 재정의 통한 전문성 강화= 지자체장의 소방에 대한 이해와 인식 차이에 따라 소방의 역할이 큰 혼란을 겪기도 한다. 야생동물 먹이주기, 수학여행 동원에 이어 심한 경우 소방헬기가 일부 지자체장의 공중 자가용으로 전락하기도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행 그대로 지휘 및 감독권한이 시·도지사에게 있다면 각 지역의 시·도지사의 소방에 대한 이해에 따라 또다시 근무환경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소방을 교육하는 한 관계자는 “국가직으로 전환되면 업무 교육이라든지 국가적 지원이 있을 것이다”라며 “그전에 앞서 국민 안전에 대한 소방업무가 명확하게 되어야 이들이 전문성도 기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최인창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단장은 “소방관이 국가직으로 전환된다고 해도 그들이 받는 혜택은 단지 과도한 업무를 나눠서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소방관 국가직 전환에 대해서 시도지사들의 의견을 묻고 있는데 4년마다 바뀌는 시도지사들의 의견보다 실질적 혜택을 받는 국민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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