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인터뷰] 인천대 화학과 김근영 씨의 ‘스페인 말라가 대학생활 A to Z’
이안나 기자 | 기사작성 : 2017-10-31 10:56   (기사수정: 2017-10-3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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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말라가대학교 한국사무소에서 인턴생활을 하고 있는 인천대 화학과 김근영 씨


(스페인 말라가/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말라가대학교, 스페인 유일 '한국어전공' 있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 커

매일 4시간씩 체계적인 스페인어 수업해주는 말라가대학교 부속 어학당, 어학실력 향상에 큰 도움

스페인어는 세계에서 많이 쓰는 언어 TOP3 안에 든다. 그만큼 국제적 파급력이 강하고, 우리나라에서도 기업들의 중남미 진출이 점차 증대되면서 스페인어에 능통한 인재를 선호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스페인어를 배우기 위해 스페인 교환학생을 떠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인천대 화학과 김근영(23)씨 역시 스페인어 실력을 기르기 위해 2017년 1월 스페인 말라가로 왔다. 지중해를 끼고 있는 말라가는 유럽에서도 일년 내내 날씨가 좋은 곳으로 유명해 북·서유럽 사람들이 휴가를 많이 온다. 김근영 씨가 국내에서 인지도 높은 마드리드가 아닌 보다 생소한 말라가대학교에 지원한 이유는 말라가대학교만이 가지고 있는 많은 장점들 때문이다.

앞으로 한국-스페인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더 많은 학생들이 스페인과 교류할 것이다. 스페인어 실력을 기르고 싶어 말라가 대학교 교환학생을 오게 된 김근영 씨는 현재 현지인들과 대화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크게 늘었다. 그녀가 스페인 말라가에 교환학생으로 가서 '알차게' 생활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후에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Q. 말라가대학교로 교환학생을 지원한 계기는

A. 인천대학교는 약 5개의 스페인 대학교들과 자매결연이 되어있는데, 그 중 말라가대학교와는 더욱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말라가대학교에는 인천대학교 사무소가, 인천대 사무소엔 말라가대학 사무소가 있는 식이다. 따라서 말라가대학교에서 진행하는 스페인-한국 간 행사는 이 사무소들이 주최가 된다.

특히 스페인에서 유일하게 말라가대학교에만 한국에 대해 전반적으로 공부하는 동아시아학과가 있다. 한국에 관심 있는 스페인 친구들과 교류하기에 더욱 수월할 거라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말라가대학교 부속 어학당은 매일 4시간씩 체계적인 스페인어 수업을 제공하는데, 잘 가르치기로 소문나있다. 인천대학교에서 이 어학원 학비의 상당부분을 장학금으로 지원해주기 때문에 고민 없이 말라가대학교를 선택했다.

Q. 스페인 말라가로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까지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A. 어느 정도 스페인어 실력을 쌓고 가면 더 짧은 시간 내에 많이 배울 수 있다 생각하고 신입생 때부터 스페인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1학년 때 인천대학교에 와있는 스페인 교환학생들과 친구가 되어 일주일에 한두번 만나 시간을 보냈고, 학교 프로그램도 적극 이용했다. 인천대학교에서는 ‘로제타스톤’ 이라는 온라인 언어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것을 신청해 집에서 스페인어를 연습했다.

학년이 올라가고 전공 수업이 많아질수록 바빠졌지만, 스페인 가기 전에 문법을 모두 정리하고 가는 것이 좋을거라 생각해 주말마다 사설 학원을 다녔다. 1년간 수강하며 문법은 모두 익혔지만 실제 연습할 기회가 많지 않아 아쉬웠다. 교환학생에서의 생활이 이 부족함을 충족시킬 것이라 생각했다.
Q. 교환학생 합격 후에 가장 복잡한 것이 비자발급이라고 하던데 어떻게 해결했는지.

A. 유학원 없이 혼자 비자준비를 했다. 비자 준비하는 동안 인천에서 서울을 자주 왔다갔다 해야하고, 공공기관 업무 시간에도 맞춰야 하기 때문에 학업을 병행하면서 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돈을 좀 아끼기도 하고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혼자 준비했지만, 학업에 더 집중하고 싶은 경우라면 유학원을 통해 준비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 말라가대학생활 [사진=김근영씨 제공]


숙소 옆의 서점에 다니면서 동화책을 많이 읽은 게 어학실력 향상에 주효 

배운 언어 바탕으로 한국 사무소에서 인턴으로 활동도 할 수 있어
 
Q. 말라가대학교로 교환학생을 온 후, 스페인어 공부는 어떤 식으로 진행했나.

A. 먼저 스페인어 실력을 유창하게 하고 오려면 한학기로는 부족할 것 같아 1년 동안 스페인에 있게 됐다. 말라가 대학교의 문과 계열은 영어수업이 많은 반면, 이공계열은 영어수업이 적은 편이다. 당시 전공수업을 따라갈 정도의 스페인어 실력을 갖추지 못했었기에 처음 한 학기는 대학교 부속 어학당에서 스페인어 배우는 코스에 집중했다.

3개월 동안 매일 4시간씩 진행하는 히스패닉 코스를 수강한 것이 스페인어 실력 향상에 가장 큰 도움이 됐다. 한국 학생들도 같이 있었지만 중국, 영국, 베트남 등 다른 국적의 친구들도 있었기 때문에 수업시간 외에도 항상 스페인어로 대화했다. 비슷한 실력의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수업 때 배운 스페인어를 최대한 활용하여 말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얼마나 정확하게 말하느냐 보다는 얼마나 많이 말해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Q. 수업시간 외에 다른 노력을 한 점은

A. 외국은 책값이 매우 비싼데 집 옆에 서점(FNAC)을 다니면서 동화책을 많이 읽었다. 또한 스페인어에 많이 노출되기 위해 학교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거의 매일 스페인 친구들이나 외국교환학생 친구들과 만났습니다. 성격이 매우 활동적이어서 야외 활동을 좋아하는데 처음으로 '집에서 쉬고 싶다' 생각이 들정도였다. 외국친구들과 다양한 경험도 하고 스페인어도 연습하니 ‘노는게 공부다’ 라는 말을 실감했다.

Q. 말라가대학교 교환학생으로 한국학생들이 많다면 외국어 습득 기회가 줄어들진 않나.

A. 한 학기당 약 60명 정도 한국학생들이 말라가대학교로 온다. 한국 학생들이 많다고 외국어 습득 기회가 꼭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 학생들이 많아 더 많은 외국 친구들과 만남이 생긴다.

외국 학생들과 빨리 친해지는 팁을 주자면 우리의 음식을 대접하라는 것이다. 한식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아 자주 집에 초대해 밥을 해주기도 한다. 한국 친구들과 여럿이 준비하게 되면 더 많은 음식들을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다. 참고로 말라가는 식재료 값이 매우 싸서 학생들이 요리하는 재미로 지내기도 한다. 요리의 ‘요’자도 모르던 친구들이 말라가 장금이가 되어가고 있다. 또 매주 한국인 친구들과 단어 스터디를 하는 등 한국 친구들은 외국생활을 더 알차게 하는데 큰 힘이 됐다.

Q. 말라가대학 한국사무소에서 인턴으로 활동 중이다. 어떤 일을 하고 있나.

A. 이제까지 배웠던 스페인어를 실제로 일하면서 사용해보고 싶어 인턴에 지원했다. 주 25시간 근무에 매월 세후 350유로 정도 받는다. 말라가대학교 한국사무소는 문을 열 때부터 닫을 때까지 정말 바쁘게 돌아간다. 학생들 교류 행사만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스페인의 교류 전반을 책임지고 관리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 한국학 전공이 있는 대학교가 스페인에서 말라가가 거의 유일하기 때문인 것 같다.

여기 출근하자마자 하는 일은 한국어로 오는 모든 메일을 번역하고 다시 답변하는 것이다. 매년 열흘 정도 열리는 한국주간 행사 땐 특히 바쁘다. 이 행사를 위해 한국에서 많은 분들이 초빙되는데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한국으로 교환학생 가려는 스페인학생들을 위해 한국의 각 대학교 특징과 기숙사, 비용 등을 각 대학에 문의하거나 조사해 정리했다.

최근에는 말라가대학교에서 만든 SCD 연수 프로그램을 취재하러 온 한국 기자들과 동행하며 동시통역을 하기도 했고, 말라가대학교 관련 기사가 나오면 스페인어로 번역해 공유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업무는 행사를 기획하고 행사를 위한 자료들을 한국어나 스페인어로 번역하는 일들이다.



▲ 말라가대학교 한국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과 김근영 씨 [사진=김근영씨 제공]


Q. 말라가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1년 가까이 지내면서 어려운 일은 없었나.

A. 유럽은 오래된 집들이 많아 가스통을 사서 물을 덥히거나 가스불을 사용하는 곳이 많다. 어느 날 가스가 떨어져 배달을 부탁했는데 4일 후에 온다고 했다. 겨울에 4일 동안 찬물로 샤워하고 음식도 할 수 없어서 마트에서 사서 먹었던 적이 있다. 생활적인 면에선 한국에서 더 이상 쓰지 않는 시스템을 아직도 사용할 때 한국이 그리워졌다.

학업적인 어려움도 있었다. 수업 진도가 한국에 비해 굉장히 빠르고 배울 양이 많았다. 한국에서 전공 한과목은 주 2회 1~2시간 나눠진행하는 반면 스페인은 전공 한 과목을 한 시간씩 매일 배운다.  하루라도 복습하지 않으면 다음날 수업을 따라갈 수 없어 매일 복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화학 용어 모두 스페인어로 다시 외워야 하기 때문에 약간은 어렵다. 하지만 역시 과학은 만국 공통의 언어 이듯이 배우는 내용과 기호가 같아 신기하다.

Q.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진로에 대한 고민도 커질 시기인 것 같다.

A. 제약회사 등 기업에서 그 기업의 우수한 기술을 해외 다른 기업에 알리고 전수하는 일을 맡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어능력도 중요하지만 그 기술을 연구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자질이 필요하다. 석사나 박사까지 해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한국에 돌아가기 전 스페인어 자격증(B1)을 따기 위해 한참 공부 중이다. 한국에 돌아가서는 다음 등급 B2 시험을 치루려 한다. 또한 화학과 특성상 암기할 것들이 많은데 잊지 않도록 자주 들여다본다. 스페인에 와서 언어는 그 나라에 가서 배워야 한다는 말을 절실히 공감하게 됐다. 영어권 나라에도 가서 영어 실력을 한층 더 성장시키고 싶은데 인턴 등을 알아보며 어떤 프로그램을 통해 갈 수 있을 지 알아보려 한다.

Q. 스페인 말라가대학교가 낯설어서 고민하고 있는 대학생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말라가에는 한국 학생들을 반겨주는 많은 스페인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거나 소극적인 학생들까지 친구를 쉽게 사귈 수 있는 곳이 바로 말라가다.
 
말라가 사람들은 안달루시아 지방 특유의 억양을 가지고 있다. 말을 좀 빨리 하고 단어 끝 's'발음을 안 하는 경향이 있는데, ‘연습을 어렵게 해야 실전에 강하다’라는 말도 있지 않나. 말라가에서 연습한 후 마드리드에 가면 모든 말이 쏙쏙 귀에 박히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날씨 또한 1년 내내 화창하고, 집 앞에 바로 아름다운 해변이 있을 것이다. 해변에서 책 읽는 유럽인들의 삶을 경험해 볼 수 있다. 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이 바로 물가, 생활비인데 말라가는 마드리드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또한 말라가는 스페인 중에서도 치안이 괜찮다. 이 모든 것을 통틀어 보았을 때 말라가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 전혀 없다.



[이안나 기자 leean@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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